한국기독교역사硏, 제1회 한국 기독교계 원로와의 대담

한국기독교역사硏, 제1회 한국 기독교계 원로와의 대담

[ 교계 ] "과도기적 연구, 후배들이 이어가길"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3월 06일(화) 18:27
"'주문생산'식 연구에 그친 것은 아닌지… 아쉽습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소장:이덕주)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한국 기독교계 원로와의 대담'의 첫번째 주자로 나선 이만열교수(숙명여대 명예, 전 국사편찬위원장)는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의해 움직이느라 주체적으로 주제를 정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밀고 나가는 연구를 하지 못했다"고 회고하면서 "나의 연구는 과도기적 연구에 불과하다"고 자신의 연구 업적을 평가했다.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소재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린 대담에는 한국기독교사(史) 연구에 초석을 놓은 것으로 평가되는 이만열교수가 자신의 연구 활동을 돌아보면서 영향을 준 사람들과 일화들,후학들에게 당부하는 말 등을 소개하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교회사 연구를 이어갈 후배들에게 '철저한 사료검증'을 당부한 그는 △한국교회 초기 선교사 연구 △토착신학 재조명 △한국기독교사상사 집대성 △새로운 신학사상 창출 등을 시급한 연구 과제로 제시했다.
 
지난 1980년 신군부에 의해 강제해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던 이 교수는 해직 기간 중 한국기독교사 연구를 위한 자료수집차 미국을 방문한 경험을 상세히 소개하며 "해직 기간 중 생계는 주로 강연과 원고집필로 충당했다. 자료수집과 민중사관의 이해 폭을 넓힐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대한성서공회사 집필을 위해 영국과 스코틀랜드 성서공회를 방문,존 로스의 편지를 발견한 것은 큰 성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언더우드 아펜젤러가 오기 한달전인 로스의 선교편지에는 이미 서울에만 70명의 개종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록돼있다"며 "이는 한국교회사가 가진 기존의 틀을 변화시킬 수도 있는 중요한 문서"라고 했다.
 
교계에서 현행 역사교과서의 개정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던졌다. 이 교수는 "교과서에 수록되기 위해서는 학문적 공감대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기독교사 연구자들이 그런 노력은 제대로 하지 않고 왜 우리를 알아주지 않냐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기독교 내 문제에만 관심을 두지 말고 그것이 우리 사회와 민족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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