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구소 에쯔하차임ㆍ조이피플 공동 제작기획 연극 '프라미스-내가 꿈꾸던 학교'

교육연구소 에쯔하차임ㆍ조이피플 공동 제작기획 연극 '프라미스-내가 꿈꾸던 학교'

[ 문화 ] '학교'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12년 03월 05일(월) 17:35
사제지간의 정(情)을 간직한 학교, 교사와 학생 상호간에 존중하고 존경받는 학교가 있을까.
 
   

교육연구소 에쯔하차임과 조이피플이 공동 제작기획한 연극 '프라미스-내가 꿈꾸던 학교'가 지난달 16일부터 북촌아트홀에서 공연 중에 있다. 매를 든 학생부장, 순수한 열정의 교사 등 마치 빛바랜 사진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어색한 풍경의 이 연극은 교사와 학생간 신뢰가 사라진 교육현장을 향한 안타까움에서 제작됐다. 자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은사를 회고하며 교육현장의 회복을 꿈꾸는 연출가와 "좋은 연극으로 세상 속에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는 극장 대표가 만나 이뤄진 것. '3대에 걸친 선생님과 제자의 아름다운 희생과 사랑'이라는 극의 주제는 현실과는 동떨어지게 느껴질만큼 이상적이지만 그만큼의 깊은 감동을 선사해준다.
 
연극은 대학입시를 앞둔 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주인공 교사 동우가 부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교내 동아리인 연극부를 담당하면서 경연대회에 참가하고자 '어린왕자' 연습에 몰두하는 동우와 다가오는 입시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학부모들,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과 교사들 사이의 갈등이 펼쳐지면서 극적인 화해를 이뤄가는 이야기. 이 과정에서 교사 동우는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베푸는 존재로 묘사된다.
 
서울문화재단 에술강사로 2004년부터 중고등학교 교육현장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연출가 함형식씨(서울연극협회 이사)는 지난달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선배들이 살아왔던 시대의 학교를 담았다. 자기를 위해 남을 희생시키는 시대에 자신을 버리고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교사상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연극 한편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현재 연극치료 석사 과정에 있는 함 씨는 "아이들의 환경을 모르면 행동도 이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자신을 어른과 동등한 인격으로 봐주기를 원하고 있다"며 "극의 카타르시스를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 치유의 경험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전원 크리스찬으로 구성된 배우들의 포부도 대단하다. 극중에서 통장, 교감, 경찰, 의사 등 1인 6역을 맡은 김득수씨는 "연극도 예배드리는 것과 같다. 나부터 진실되게 임하지 않으면 내 연기를 봐줄 수 없다. 매순간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라고 떨리는 심정을 전하는가하면 문제아로 등장하는 김현승 역의 기희진씨는 "노래를 가르치면서 현승이와 똑같은 학생을 만난 적이 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노에 가득찬 모습이었다"며 "그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쩌면 선생님들 또한 마음을 닫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학생부장 역을 맡은 배우 이정은 씨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이 씨는 "학교 현장은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원하고 있다. 자신들을 품어줄 수 있는 선생님의 열정을 발견하는 순간 아이들은 갑옷을 다 벗어버린다"라고 했다.
 
배우와 연출진들은 도종환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고 공연을 보러 올 것을 권했다. 흔들리지 않으며 피는 꽃이 어디 있을까. 연극 프라미스는 우리의 다음세대가 화사한 꽃으로 피어나기까지 물을 주고 가꾸며 기다리는 것이 기성세대의 몫임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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