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의 손톱을 깎다가

아가의 손톱을 깎다가

[ 문화 ] 동인시단

추영희 webmaster@pckworld.com
2012년 03월 05일(월) 16:52

요술 같은 눈 깜박거리다 잠든
아가의 마알간 손톱을 깎다가
배시시 웃는 반달 본다
내 손은 약손인가 토닥거리면
아가의 웃음만큼이나 이쁘게 얇은 반달손톱
햇순 고르듯 조심조심
쪼막거리는 손 또 토닥거리는
내 흐린 손 밟고 오신 고운 반달

무엇으로 움츠린 물빛 길 내며 이 여린 손
맑은 금들 잡아줄까
날마다 야금야금 자라나는 껍데기
때를 맞춰 고르고 걷으면 그 아래
하얀 낮달 같은 네 손톱 길
면구스러운 내 손 위로 무럭무럭 건너오리라


추영희 / 실로암교회ㆍ본보 기독신춘문예 제11회 시 당선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