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내 장애인 호칭, 아직도 고칠 곳 많아

성경 내 장애인 호칭, 아직도 고칠 곳 많아

[ 교단 ] 장애인신학 정립을 위한 3차 포럼서 채은하교수 지적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2년 02월 28일(화) 18:05
   

'불구자','병신','절름발이','절뚝발이','소경','벙어리','귀머거리'.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장애인을 지칭하는 비속어들로 최근에는 공적인 상황에서 사용하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성경인 개역개정,공동번역개정,새번역 등의 버전에서 비판 의식 없이 사용되고 있는 단어다. 언어는 그 시대의 정신이자 수준이라는 점에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글번역성경들에 나타난 장애인 호칭의 변화 연구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인식을 재확인하고,나아가 장애인신학을 정립하기 위한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일장신대 채은하교수(구약학)는 지난달 21일 총회 사회봉사부 장애인신학준비위원회가 주최한 '제96회기 장애인신학 정립을 위한 3차 포럼'에서 '한글번역성경들에 나타난 장애인 호칭과 그 의미' 제하의 발제를 통해 한국교회의 장애인 인식에 관한 반성을 이끌어냈다.
 
채 교수는 △1887년 최초로 한글 번역된 '예수셩교젼셔' △개역성경(1938/1952/1961)/공동번역(1977)/표준새번역(1993 )△개역개정성경(1998)/공동번역개정(1999)/새번역(2001) 등 시대별 한글성경에 나타난 장애인 호칭을 분석하고 이의 변화를 소개했다.
 
채 교수는 "20세기 한국교회가 주로 사용한 한글성경에서 발견되는 장애인 호칭들은 장애인에 대하여 무시와 멸시와 차별의 태도를 지니고 있었으며 이런 호칭들은 교회강단과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며 "개역개정,새번역,공동번역개정이 각각 1988,2001,1999년에 번역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의 이런 인식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이제는 공식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는 호칭들이 호칭들이 21세기를 겨냥한 개정본에 그대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다양한 언어들과 시대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성경번역은 진지하고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할 막중한 일"이라며 "장애인신학의 정립을 위해 번역본에 들어있는 장애인 호칭들의 바른 개정은 중차대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이날 포럼은 이범성교수(실천신학대)의 사회로 진행되어 △디아코니아 신학에 나타난 장애인 인식의 변화와 적용(김한호목사) △장애인신학 개념(이계윤목사) 등의 발제가 있었으며,김옥순교수(한일장신대),박영진목사(강북제일교회),최대열목사(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장)가 논찬했다.
 
이날 포럼은 본교단 사회봉사부 장애인신학준비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가 협력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