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위해 늘린 학생들,결국 졸업생 인플레이션 불러와"

"경영 위해 늘린 학생들,결국 졸업생 인플레이션 불러와"

[ 교계 ] 신학대 교수들 '선교사'로 보고 전국 교회가 지원해야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2년 02월 07일(화) 17:49
전 장신대 학장 박창환박사,신학교-교회 간 상생 방안 제안


   
장로회신학대학교 총동문회(회장:안현수)가 지난 1월 17일~19일까지 경주에서 총동문회를 가졌다. 총동문회 임원들은 보다 의미있는 총회를 만들기 위해 전 장신대 학장인 박창환박사를 초청해 '은사와의 만남'을 진행해 큰 호응을 끌었다. 공식 행사를 마치고 기자와 만난 박창환박사는 최근 3년 동안 중미 니카라과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다 지난 해 12월 11일 귀국했다는 소식을 먼저 전했다. 자신의 근황을 소개한 박창환박사는 무엇보다 제자들이 어디에 있든,어떤 사역을 하든지 그것이 '선교의 사명'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박사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신학교육의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대학의 경영을 위해 학생들을 많이 받아서 결국 졸업생 인플레이션을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내 주장의 요점은 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것인데 최근 들어서는 목사와 교수를 살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이 말과 함께 박창환박사는 평생 품어왔던 '신학교와 교회의 상생'에 대한 소신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우선 그는 교단 산하 7개 신학대학의 교수들을 선교사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의 교회들이 선교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교수들을 지원하면 어떨까요. 그래서 교수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신학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 마련됩니다. 이와 동시에 각 신학대별로 설치되어 있는 신학석사과정(M.Div.)의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아닐까 합니다. 임지를 도저히 찾을 수 없는 형편인데 졸업생만 배출하는 건 결국 쇄락의 길을 스스로 자초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럼 언제까지 신입생을 받지 않아야 할까. "10년이 되었든 20년이 되었든 교회의 수가 목회자의 수보다 많아질 때까지 신입생을 받지 않는 것입니다. 그동안 신학을 연구하는 교수들은 기존 목회자들을 위한 재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상생의 길이 열린다고 믿습니다. 이미 우리 교단과 동역관계인 호주의 유나이팅처치가 이 같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거침없이 개혁을 말하던 노교수에게 바른 신학교육을 위해 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 박창환박사는 '교수 대 학생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보세요. 예수님의 제자 12명 중에서도 가룟유다가 나왔습니다. 오늘 날 신학교의 형편이 어떤지 봅시다. 교수 1명당 50명,60명... 혹은 그 이상이 돼 백명이 훌쩍 넘기도 하죠. 무슨 교육이 되겠습니까. 바른 목회자,건강한 교회의 미래를 꿈꾼다면 많은 부분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끝으로 박 박사는 영성교육의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학교에서는 예수님을 닮은 목사들을 양성해야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영성교육입니다. 높은 지식만을 강조한다면 목회를 모르는 목회자가 배출될 수밖에 없죠. 이 부분,한국교회와 교단,신학교가 모두 곰곰히 생각해야만 할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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