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初心'과 '結心'이 같아야 한다

'初心'과 '結心'이 같아야 한다

[ 기고 ]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0년 01월 19일(화) 19:16


LA에 갔을 때 내용을 알 수 없는 낙서들이 벽면에 써 있는 것을 보고 친구에게 물었더니 흑인들이 주로 낙서를 많이 한다며 사회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들이 주로 많다고 했다.

그 때 머리 속에 어린 시절 낙서를 좋아하던 친구가 잠깐 스쳐 지나갔다. 그는 학교에서 분필 한 자루를 가져와 동네 이곳 저곳 담벼락에 낙서를 했다. 결국 좁은 동네에서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금방 탄로 나 어르신들이나 선배들로부터 꾸지람을 듣곤 했다.

사람들은 처음엔 좋게 말하다가도 나중엔 투덜대며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이번 일에 "참 감사합니다" 라고 했다가 말끝에 "그러나 이런저런 점은 좋지 않았습니다"또 "나는 많은 친구들이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그러나 이런 친구가 있어 기분은 별로입니다" 라든지 "지금까지 건강함을 감사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기분이 우울해지지 않으면 좋겠습니다.""우리 거할 집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여러 가재 도구가 없어서 좋지 않습니다" 라는 식으로 '그러나' 란 부사를 많이 사용한다.

얼마 전에 팔순을 넘기신 어르신을 만난 적이 있다. 그 분의 자녀들은 그런데로 각 분야에서 성공한 분들이다. 그 분은 지금까지 자녀들과 건강에 별탈없이 지내게 된 것에 대하여 감사하다 했다. 이렇게 끝을 맺었으면 좋았을텐데 다음이 문제다. "더 살아서 뭐하겠어. 빨리 죽어야 자녀들도 좋아할텐데."라고 말해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이렇게 사람들은 처음에는 좋은 말을 했다가도 나중에 가서 그 사실을 반전하는 말을 한다.

몇 해 전 '덕이 되는 말, 해가 되는 말'이란 책을 읽다가 이런 글을 보았다. "손자와 함께 해변을 걷고 있던 한 할머니에게 갑자기 큰 파도가 덮쳐 손자를 쓸어가 버렸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갑자기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할머니는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손자가 돌아오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때 파도가 몰려 오더니 손자를 모래사장에 내동댕이 쳤습니다. 할머니는 깜짝 놀라 손자를 이리 저리 살펴 보았습니다. 손자에게 아무 이상이 없음을 보고 할머니는 다시 기도했습니다. 어린 손자를 다시보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그런데요 주님도 아시겠지만 파도에 휩쓸릴 때 손자는 분명히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요?" 이 글을 읽으면서 나의 기도를 점검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처음 기도할 때와 응답을 받았을 때 상황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여 줌을 비유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초심(初心)과 중심(中心)과 결심(結心)이 같아야 한다. 첨엔 그럴듯하게 말해 상대의 마음을 부풀게 했다가 나중에 풍선 바람 빼듯 빼버린다면 가정이나 사회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과 지도자들은 이런 장밋빛 말을 많이 한다.

1월도 중반을 지났다. 연초에 마음먹은 계획과 구상이 연말에 이루어지는 현실을 목도하려면 '그러나'란 부사를 자제함이 좋지 않을까.

박 종 금
목사ㆍ드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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