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복음의 토양과 전도

한국교회 복음의 토양과 전도

[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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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1월 05일(화) 19:09

김윤식목사/종암교회 원로ㆍ증경총회장

1992년 2월 개최된 미국 개혁교회 총회는 당시 총회장인 필자를 초청해 주었다. 그 시절 개혁교회는 본교단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었다. 나는 뉴욕주 알바니(Albany)제일교회를 찾아가 인사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때 총회 간부들과 회식하면서 "지금 한국에서 가장 큰 교단은 장로교단인데…"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면서 1885년 4월 한국으로 파송된 미국 개혁교회 신학생 언더우드(H. G. Underwood)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당초 한국에 선교사로 가고 싶다고 희망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개혁교회 총회는 인도로 파송하려는 계획만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맥코믹(McCormick) 신학교를 졸업하고 한국 선교사로 가게 되었다.

만일, 미국 개혁교회가 언더우드를 처음부터 한국으로 파송하였더라면 지금 쯤에는 한국에 제일 큰 교단으로 개혁교회 교단이 성장할 수도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과 개혁교회 선교부의 잘못된 선교지 선택으로 오늘날의 결과를 가져온 것을 후회한다는 눈치였다.

당시 어둡고 척박한 토양이었던 한국에서 복음의 기경(起耕)이 참으로 잘 이뤄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세하게 쓰고 싶지만 너무 방대한 내용임으로 요점만 언급하겠다.

사상계 주간이었던 지명관교수는 군부 독재시절에 일본으로 망명하여 그곳에서 대학교수로 지내며'흐름에 항하여-한 한국 기독자의 증언(流れに抗じて-韓?キリスト者の?言)'이라는 저서를 일본 신교출판사(新敎出版社)에서 출판하였다. 지명관교수는 이 책에서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1) 민족적 에너지로서의 교회(1885~1910), 2) 사회로부터 격리 당한 교회(1910~1935), 3) 붕괴의 길을 걷는 교회(1935~1960), 4) 사명의 제 인식을 서두른 교회(1960~1966년 현재) 라고 분류했다. 이러한 지명관교수의 생각과 지금 우리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고 싶다. 중국 산동성에서 선교하던 네비우스 (John L. Nevius) 선교사의 선교정책에 조언은 참 좋은 결과를 가져 왔다고 생각된다. 자급(自給)ㆍ자치(自治)ㆍ자립(自立)은 한국교회를 살찌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1893년 선교 협의회의 10개 조항 정책채택이 당시 한국교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짐작 할 수 있다.

'상류계급보다는 근로계급 선교에 주력하는 것이 좋다'(당시 일본은 상류층 중심의 선교가 전개되고 있었다), '어머니들에게 대한 전도는 미래세대의 교육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등의 내용을 포함한 10개 조항은 우리들이 잘 아는 바이다,

한국교회는 일제의 강압시절에 큰 타격을 받았다. 8ㆍ15 해방과 함께 자유의 시대가 도래 했으나 그리 길지 않아 어두운 사분오열(四分五裂)의 시대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1970년대를 맞아 미국의 세계적인 전도자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목사를 초청하여 1백만 명이 넘는 성도가 여의도 광장에 모여 태양빛 아래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였다. 그 후 계속 대형 집회로 한국교회는 새로운 힘을 얻게 되었다. 당시 한국교회는 교단마다 개척교회 운동에 매진하였다. CBS를 비롯한 기독교 매체들도 분발하였다. 본 교단은 매년 3백교회 개척운동을 전개하여 한국교회 1백주년까지 많은 결실을 거두기도 하였다. 또한 한국교회는 미국교회 다음으로 세계에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축복으로 성장한 한국교회는 때를 따라 훌륭한 지도자가 많이 나타나 교회들이 많이 성장하게 되었다. 또 우리 총회가 예장 3백만 성도운동을 전개하며 국내선교의 힘을 더하게 하였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된 것도 한국교회 성장에 큰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교회에는 '풍요와 비대로 인한 세속화(世俗化)적 시험이 접근해 오고 있지 않은가?'하는 노파심이 있다. 교회가 성장에만 힘을 쓰다보면 거룩성이 약해질까 우려되기도 한다.

필자가 총회에서 봉사할 때 많이 받은 질문 가운데 "교회와 정부는 어떤 관계여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있었다. 정부와 교회와의 관계는 언제나 가벼운 긴장 관계가 좋다고 생각했다.

교회가 지나치게 정부와 밀착하면 세속화되기 쉽고, 반대로 국가권력과 대립관계에 놓여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축복으로 세계교회의 중심에 진입하려고 하는 시기임으로 복음의 진리적 혜안(慧眼)으로 그 어느 때보다 밝게 미래를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호사다마의 유혹을 물리치고 하나님의 영광을 더욱 높이는 각성이 한층 더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척박한 한국 땅에 복음의 토양을 만든 선인들을 기억하며 한국교회의 내일의 건전한 발전을 기원한다. 

김윤식목사 (종암교회 원로ㆍ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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