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세계적 교회'로 부상

한국교회, '세계적 교회'로 부상

[ 교계 ] 전문가 기고 - 선교계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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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2월 23일(수) 10:27

안교성/장신대 교수ㆍ역사 신학

올해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교회가 '세계적인 교회'로 부상한 것이다. 첫째, 한국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유치하였는데, 의미 깊은 일이다. 이제까지 총회는 서구와 비서구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었다. 비서구에서 개최된 경우, 장소는 비서구이지만 사실상 총회를 주도한 것은 서구교회이었다. 이번 한국의 경우, 장소뿐 아니라 대회 운영 등 전반에 걸쳐 한국교회가 주도할 것이다. 세계기독교의 새로운 현실은, '기독교의 중심이동'이며, '비서구기독교의 대두'이다. 비서구기독교의 대표주자가 한국교회이며, 그것은 이번 총회에 반영이 될 것이다.

둘째, 내년은 영국 에딘버러에서 개최된 세계선교대회 100주년이며, 올해는 그 준비로 바빴다. 아쉽게도 교회 및 선교의 일치에 큰 이정표였던 이 대회의 1백주년 행사가 서너 곳에서 나뉘어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교회협의회 중심의 에딘버러대회, 로잔위원회 중심의 케이프타운대회, 선교기관 중심의 도쿄대회, 기타 여러 대회가 준비중이다. 이 모두에 한국교회가 깊이 관여하고 있다. 올 6월 로잔위원회 국제지도자회의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개최되었다. 에딘버러대회는 대규모대회 대신, 지역별대회를 권장하였는데, 아시아지역대회가 한국에서 개최 예정이다. 도쿄대회의 준비과정에 한국인들이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상의 변화 이외에도, 한국교회를 비롯한 세계교회는 다양한 도전을 경험했다. 첫째, 올해는 다윈의 '종의 기원' 저술 1백50주년이다. 세계교회는 종교와 과학에 관련된 새로운 기독교 변증학의 필요성을 느끼는 동시에, 기독교가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난 현실을 직면하였다. 이런 현실은 교회가 어떻게 기독교를 증언하고, 관심을 일으킬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둘째, 이런 질문은 올해가 레슬리 뉴비긴(Leslie Newbigin)의 탄생 1백주년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뉴비긴은 선교사요, 연합교회인 남인도교회의 주교요, 세계교회협의회의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의 초대총무였는데, 그가 은퇴 후 영국 버밍엄에서 발견한 것은 유럽이야말로 선교지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과 씨름하면서 '복음과 문화' 문제를 신학화하였고, 교회의 선교적 본질에 대하여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노력은 미국으로 건너가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으로 발전하였고, 교회를 갱신하고자 하는 구도자교회, 이머징처치 운동 등에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셋째, 세상과 교회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종교개혁으로 소급되는데, 올해는 쟝 깔뱅(Jean Calvin)의 탄생 5백주년이어서, 국내외적으로 깔뱅 연구가 활발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사실은, 한국교회가 개혁주의를 수용하던 선교지의 자교회(daughter church)의 위치에서 모교회(mother church)인 프랑스개혁교회까지 돕고 협력하는 발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넷째, 미전도종족선교운동으로 세계선교계를 도전했던 선교학자 랄프 윈터(Ralph Winter)가 서거한 해이며, 한국교회에 큰 영향을 남긴 언더우드(H.G. Underwood) 탄생 1백50주년이기도 했다. 이들의 삶과 죽음은 세계선교의 시급성이란 문제를 재고하게 만들었다.

다섯째, 이밖에 다양한 문제가 교회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특히 화해, 이주민, 생태 등을 들 수 있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국제 화해의 해'였고, 베를린 장벽 붕괴 20주년이었고, 기독교남북통일운동의 전환점이 된 도잔소 모임 25주년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북핵문제가 불거지는 해였다. 이주민 문제는 교회 및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였고, 로잔위원회의 마닐라 디아스포라미션 대회 등 여러 모임이 대책을 모색했다. 생태 문제로, 최근 코펜하겐에서 정치지도자들뿐 아니라, 교회지도자들이 모였다. 전세계교회는 경고메시지로 12월 13일 주일 3백50번(이산화탄소 상한 안전수치) 종을 쳤다. 그러나 한국교회의 종은 거의 울리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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