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화해, 국제사회 협력 요청

한반도 화해, 국제사회 협력 요청

[ 교계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반기문 UN사무총장에 공개서한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09년 06월 05일(금) 14:17

한반도 핵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서재일)가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기장 총회는 서한에서 "한반도의 갈등은 아시아 전체의 재무장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고, 이는 곧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한반도의 갈등위기가 해소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다각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에 드리는 서신<전문>

 온 생명을 살리시는 그리스도의 은총이 지구촌 모든 이들의 정의롭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수고하시는 UN 본부와 반기문 사무총장님께 늘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해 온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한반도에서 나날이 고조되는 대결 정세를 염려하며 국제사회에 다각적인 협력을 요청합니다. 한반도의 갈등은 아시아 전체의 재무장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고, 이는 곧 전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은 로켓 발사,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일련의 충격적인 행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경 대응은 동북아시아에 정치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이 땅에 반전평화(反戰平和)를 기초로 행복한 세계를 이루려는 우리는 한반도의 갈등 국면을 심히 우려하면서 UN이 평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감당해 주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1. 한반도 평화를 위해 UN이 보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4월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UN 안보리가 의장 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2차 핵실험에 대해서도 금융계좌 동결, 선박 검색 강화, 금수무기 품목확대 등 더욱 강경하고 포괄적인 제재중심의 대 북한 정책이 논의되는 것에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대북 제재는 한반도 평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켜 국제 사회에 심각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해왔던 반면, 국제사회가 북한을 대화 상대자로 존중하며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섰을 때에 부드러운 외교가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그러므로 국제사회가 대결 자세를 지양하고 대화와 협상의 대북 정책을 펼 수 있도록 UN의 능동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2.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가 만류하는 핵실험을 강행하고 핵보유국이 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북한 핵 문제는 이란, 인도의 핵보유와 일본의 재무장 등 세계적 군사 대결을 첨예화시킬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 전략화를 추구하는 이면의 메시지를 국제사회는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 전쟁의 결과로 전 국토에 걸쳐 참담한 폐허를 경험한 북한은 미국과의 전쟁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북한 사회의 유지와 존속을 위해서 핵 전략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이러한 전략은 군사적 대결이 아니라 미국과의 협상을 바라는 자구적인 목적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과의 대화가 지연될수록 핵무장은 점점 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입니다. 하루빨리 미국 오바마 정부가 새로운 대북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 북한의 요청을 심사숙고하여 대북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UN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3. 우리는 국제사회가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을 요청합니다.
 대북 제재는 북한 주민들을 고난과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한국과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이 중단 또는 감소하는 가운데 비료부족과 자연재해 등으로 올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50만~100만 톤이 감소할 것이며, 올해 외부로부터 북한에 공급되어야 할 식량이 178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특히 북한의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식량, 의료, 에너지 등 인도주의적 지원에 적극 나섬으로써 북한과 남한, 북한과 미국의 평화적 관계회복을 위해 힘써 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라(사 2:4)'는 성경 말씀과 이미 남북한이 마음을 모아 합의한 6.15 선언과 10.4 선언의 신실한 이행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UN이 명실 공히 세계 평화의 보루로서 세계 각국 사이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거룩한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히 반기문 사무총장님이 이 평화를 향한 순례의 길에서 중심적인 중재 역할을 해 주시리라 기대합니다.

2009년 6월 3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총회장 서재일목사
총무 배태진목사
평화통일위원장 권영종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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