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계 ] 과학과 신앙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도서들
김혜미 기자 khm@pckworld.com
2009년 06월 01일(월) 13:55
기독교인들은 종종 '신앙과 이성'이라는 수수께끼에 빠져들곤 한다. 쉽게 믿어졌던 것들이 어느날 갑자기 믿어지지 않는 경험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오히려 이러한 의심의 과정은 비온뒤 땅이 굳듯 신앙의 성장이라는 결과물을 가져다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더 잘 믿기 위해서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원하지만 먼저 믿어야 모든 것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의 원리. 그러나 계몽주의 철학자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한 것과 대조적으로 '불합리(不合理)하기 때문에 나는 믿는다'라고까지 표현한 어거스틴의 신앙고백은 이성주의자들에게 비과학적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 신앙은 비과학적이기만 한 것일까. '신을 보여주는 21세기 과학(레오 김/知와 사랑)'에서 저자는 이러한 선입견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선다. 과학과 영성 모두 신념체계로 이들 각자의 가르침이 생명에 관한 진실과 우리 세계의 모든 것을 발견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서로의 것을 밝히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주장. 저자는 "나는 크리스찬으로 세례를 받았으면서도 과학의 제단에 헌신하는 동안에는 종교와 영성을 불가지론으로 취급했다"고 회고하며 과학과 영성의 불화를 해결할 길을 제시하기 위해 우주 창조, 생명과 인류 창조에 관한 과학 개념들을 두루 다루고 있다.
상충될 것만 같은 과학과 신학이 사실은 일종의 가족관계에 있다면? '양자물리학 그리고 기독교신학(존 폴킹혼/연세대학교 출판부)'은 두 학문이 진리를 추구하는 모험으로서 유사한 논리를 사용한다는 것에 착안해 상호배타적으로 알려져온 과학과 신학의 관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풀어내고 있다. 템플턴상 수상 경력의 저자는 영국 정부가 유전자 복제윤리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위원장으로 위촉시킨 과학자로 양자물리학과 그리스도론의 주요 유사점들을 다루고 있는데 양자해석과 악의 문제와 같은 복잡한 문제들과의 씨름, 물리학의 대통일이론과 삼위일체신학에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입장의 추구 등은 주목할만 하다.
신앙의 비과학성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기독 지성인들의 노력은 비단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합리주의의 강화로 기독교 신앙의 변증 또한 끊임없는 발전을 요구받으면서 관련 도서들도 그 내용의 폭과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우주와 창조(대니 포크너/꿈을이루는사람들)'는 창조론자의 관점에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고 우주론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심도있게 논하고 있는 우주탐구서다. 성경의 관점으로 별과 행성들을 바라보며 상대성이론과 우주론에 관한 일반적인 오해, 난제들과 비판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각 장마다 복습문제를 제공하고 있어 홈스쿨을 준비하는 기독교 가정이나 기독교 대안학교의 교재로도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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