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토기장이가 풀어내는 십자가 이야기

두 토기장이가 풀어내는 십자가 이야기

[ 문화 ] 도예가 임철집사와 윤석경집사 '찾아가는 갤러리'로 흙으로 만든 십자가 소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09년 04월 20일(월) 16:03

아무 값어치 없는 진흙에 불과하지만 토기장이의 손을 거치면 어느새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다.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따스한 그 '손길'처럼 토기장이는 흙을 예술품으로 승화시키는 힘이 있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의 삶 속에서 주님의 피와 눈물, 그리고 영광까지 토기장이의 손길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창조물은 바로 '십자가'다.

두 토기장이가 풀어내는 십자가 이야기가 관객들을 찾아 나섰다.

   
열에 녹아내린 유리와 흙이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도예가 임철집사의 십자가.

"깊은 묵상에서 터져 나오는 영적 기쁨을 감출 수 없어 흙으로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불로 구워서 완성되어지는 행위로 천지를 지으신 왕중의 왕,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서초구 반포에 위치한 생명의말씀사 서점을 찾으면 벽면을 가득 메운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가 펼쳐진다. 현대 도자공예가 임철 집사(명성교회 출석)는 '찾아가는 갤러리'를 모토로 대중과 친근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독교서점의 한 켠에 1여 년 동안 준비한 다양한 모양의 십자가를 전시했다.

30여 년 동안 물레 앞에 앉아 흙을 주무르며 불을 떼웠던 임 집사는 지난 3년 전부터 "인류 사랑의 가장 값진 '십자가 사건'을 떠올리며 흙과 컬러유리를 녹여 십자를 빚어 신앙을 고백했다"고 털어놓았다.

그의 십자가 고백은 조금은 거칠어 보이지만 열에 녹아내린 유리와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돋보임이 있으면 어울림은 사라진다. 그래서 어울림은 겸손을 배경으로 한 그림과 같다. 끊임없이 자신을 낮추어 주변과의 조화를 모색해야 어울림이 우러나는 것이다. 그의 십자가를 보고 있노라면 이전에 없던 겸손함이 저절로 생겨날 정도로 낮아짐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무엇보다 임 집사는 건축과 어우러지는 십자가를 꿈꾸고 있다. 도시 속에 흙과 불과 혼으로 빛과 같이 소리 없이 스며들어 어울림의 조화를 일궈내기를 기도하고 있다. 때로는 교회 담장에 늘어선 십자가로 또 때로는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십자가를 통해 서로 경쟁하지 않고 겸손히 건물 벽과 거리와 어우러진 십자가.

명성교회(김삼환목사 시무) 월드글로리아센터 벽면을 메우고 있는 그의 작품에서 그 어우러짐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그의 십자가 전은 '찾아가는 갤러리'로 원하는 교회를 찾아 나설 예정이다.

   
윤석경집사는 도자기에 십자가와 오병이어 등을 새기며 그 안에 '항상기뻐하라'는 성경구절을 담아낸다. 그것이 바로 삶을 통해 성령에 사로잡힌 토기장이가 되려는 윤 집사의 신앙고백이다.
또 한명의 토기장이는 윤석경집사(월산교회)다. "이 땅에 머리를 둔 영혼들이 삶의 무거운 몸살을 앓는 시대에 새벽 기도 후 라디오에서 흐르는 찬양과 말씀을 들으며 어둠을 걷어내고 흙을 만지며 대화를 시작한다"는 도예가 윤 집사는 오는 5월 1일까지 지구촌교회 수지갤러리에서 '부활의 고백' 전을 갖는다.

도자기에 십자가와 오병이어 등이 새겨져 있는 그의 작품에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구가 담겨 있다.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삶을 통해 성령에 사로잡힌 토기장이가 되려는 윤 집사의 신앙고백이 그래도 표현된 것이다.

그의 십자가 도자기는 화사하지만 유난스럽지 않고, 여성적이고 섬세하다. 거기에 어머니의 따스함까지 묻어난다. 평범한 도자기로 보이지만 서너가지의 유약들이 섞어져 나오는 신비로움도 그냥 지나칠 수 없게 한다. 더 깊은 빛깔을 내기 위해 서너번 이상 불에 구워지는 그의 도자기에 묻어난 깊이있는 색채도 관객들의 발목을 붙드는 이유가 된다.

"보잘 것 없는 작업도 불속에서 기대 이상의 멋진 작품으로 완성될 때가 있어요. 그 때의 기쁨과 보람은 그 누가 알 수 있을까? 도예가만 느끼는 기쁨일거에요. 내 손에서 내가 만족하리 만큼 완성된 작품도 불속에서 깨지거나 일그러져 아무 쓸모없는 그릇이 되어 나올 때도 많아요. 실수투성이인 나도 주님께서 필요로 하시는 소박한 질그릇이 되어 더욱더 다듬어져서서 쓸모있는 아름다운 그릇이 되고 싶습니다."

윤 집사는 지난 1998년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도예 체험장 '달뫼'를 개원하고 미술ㆍ도예치료 사역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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