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담는 하나님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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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 비주얼 워십 인스티튜트, '베트남에 손 내밀다' 전시회 열고 이웃과 소통 원해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09년 04월 14일(화) 15:38

   

"디지털 카메라 덕분에 사진기술이 일반화되고 평준화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테크닉과 고급장비에만 집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테크닉이 아니라 '말걸기'입니다.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나눌 때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사진만의 힘이 생겨나죠."

'사진'은 '소통'이다. 조리개를 열고 닫고 셔터스피드를 빠르게 하든 느리게 하든 사진촬영의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너'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그 따스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한 컷의 사진이 가진 매력이다.

미국 NGO(비정부기구단체)로 등록된 비주얼 워십 인스티튜트(대표:함철훈ㆍVisual Worship Instituteㆍ이하 V.W.I.)는 사진으로 세상과 말걸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좋은 카메라로 더 특별한 기술의 사진을 찍고 싶어합니다. 이를 통해 자기만족이나 우월감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성능좋은 기술에만 집착하게 되면서 결국은 패배감과 좌절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우리는 사진 본래의 의미를 찾고 싶어 모인 사람들입니다."

사진작가 함철훈씨(제자교회)가 대표를 맡고 있는 V.W.I.는 '사진으로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캐츠프레이즈를 내걸고 현대인들이 보지 못하는 세상의 이면을 필름에 담아내는 역할을 한다.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중앙일보 빌딩 1층 전시실에서 열린 '베트남에 손 내밀다'는 전시도 같은 이유로 진행됐다.

V.W.I.의 국내 회원 14명이 1년여의 베트남 현지촬영 끝에 마련한 '베트남~'전은 베트남 꼭대기 중국 국경의 사파에서부터 남쪽 끝 메콩 델타까지 2천여km를 누빈 결과물로 모두 회원들의 주머니를 털어 기획됐다. 베트남의 특징과 장점을 부각시킴으로써 우리 국민의 왜곡된 시각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홍진선목사는 "처음에는 '라이따이한'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접근했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베트남 신부 7만여 명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베트남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다문화사회로 가는 우리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 것인지 그들을 우리의 이웃으로 어떻게 대우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고 전했다.

   
지난 2일부터 15일까지 중앙일보 빌딩 1층 전시실에서 열린 '베트남에 손 내밀다'는 국내 회원 14명이 1년여의 베트남 현지촬영 끝에 마련한 이웃과 소통하기.

회원작가인 김철진 씨는 "우리와 같은 반도라는 지형적 특징과 외세에 의해 고난을 겪은 역사도 우리와 유사… 아니 더 많은 고통 속에서 살았다"면서 "하지만 자유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오늘의 그들을 볼 때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사는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 찾도록 해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들에게 사진은 진정 '소통'이었다. 주한 베트남 교민회 회장 황티김 씨는 "고마워요. 정말 고맙습니다. 우리나라와 사람들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힘들게 사는 베트남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그들에게 큰 위로와 선물이 될 것입니다. 다른 나라들을 위한 전시회도 열렸으면 합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에 홍 목사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구도를 잡고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렌즈에 담아내요. 셔터는 내가 누르지만 그림을 그리시는 분은 하나님이니까요. 우리는 그분이 만든 창조의 세계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 사진을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거에요."라며 그렇게 하나님 사랑을 전한다.

회원 90%이상이 크리스찬이고 목회자들도 상당수 활동하고 있는 V.W.I. 회원들은 '영상선교사'라는 선교적 사명으로 사진 한 컷 한 컷마다 마음을 담는다.

그들은 말한다. "빛이 부족할 때에 우리 눈은 빛을 모을 수 없어 어둡게 보지만 카메라는 노출 시간을 늘려 어둠 속에서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죠. 이것이 바로 하나님 은혜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셔터를 누르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사는 저 편 넘어에도 사람들이 살아가고 우리와 같은 나무와 풀들이 자라고, 누구나 일상의 삶 속에서 아름다움을 꿈꾸고 있음을 그들은 사진을 통해 알리고 있었다.

사진전은 이미 막을 내렸지만 그들은 여전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또 어디론가 떠날 것이다.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서, 또 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다.

한편 이번 '베트남~'전은 한국에 거주하는 7만명의 베트남 이웃들을 위해 참여를 원하는 전국교회와 지방을 순회하며 '말걸기'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웃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그들에게 이야기를 할 채비를 하고 있는 그들의 손길이 오늘도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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