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기독신춘문예 소설 당선 소감

제10회 기독신춘문예 소설 당선 소감

[ 제10회 기독신춘문예 ] 다시 씌어질 내 삶을 기대하며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4월 08일(수) 14:53
   
▲ 김은미

봄비가 내렸다. 잠시 비가 갠 오후, 두툼하게 껴입고 집을 나섰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자꾸 머리카락을 달라붙게 했다. 낡은 우산을 겨우 접고 동네 서점에 들어서서 실내 온기에 안심하며 책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책들을 살피는 중 손전화 벨이 울렸다. "당선입니다!" 떨렸다. "사진과 원고와 당선 소감과…" 전화하신 담당자 분께 나는 뭐라고 했는지 어떻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서점을 나와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도했다.

소설. 그것은 오래도록 나를 붙잡고 규정하고, 내치고, 다시 틀어쥐고 했다. 세상에 숱한 소설들 가운데 나의 그것 하나 던져 놓는 것이 무슨 큰 의미가 있을까, 그 많은 작가들 이름 가운데 내 이름자 하나 더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반문했었다. 세상이 인정해 주지 않을 때, 나는 소설 주변을 배회하며 한껏 비겁해져서 빈정거리곤 했다.

하나님. 그분은 나를 일으켜 세우시며, 내 삶을, 내 소설을, 나를 다시 규정하셨다. 세상에 숱한 소설들 가운데 그분의 빛을, 숱한 이름들 가운데 내 이름자가 아닌 그분의 이름을 새기며 전하라고. 그것이 내 소설의 의미라고, 그 삶이 내 삶이라고.

소설 <벼꽃>을 보내기 며칠 전, 주일 오후 예배 중, 주님이 지나쳤던 원고 마감 날짜를 기억나게 하셨다. 그 저녁 원고를 놓고 기도했다. 제 글쓰기가 주님의 도구가 되게 해달라고. 응답해 주신 주님, 사랑합니다. 주님 주신 달란트를 귀하게 쓰겠습니다. 

 ▶  김 은 미

 ­ 1969년생 경기도 포천시 출생
 ­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0)
 ­  일산감리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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