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내 삶의 우물'로 내면화,형상화 기량 높은 수작"

"주님 '내 삶의 우물'로 내면화,형상화 기량 높은 수작"

[ 제10회 기독신춘문예 ] 제10회 기독신춘문예 시 심사평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4월 08일(수) 14:50

   
▲ 권택명

   
▲ 김소엽

시 부문의 경우 1백30여 명의 응모자가 6백편 가까운 작품을 보내온 것은, 기독교 시단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되었다. 총체적으로 볼 때, 많은 작품들이 감정과잉의 관념적 서술을 장황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이 아쉬웠다. 하고 싶은 말이 많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라는 그릇(형식)을 택할 때는, 먼저 '시를 시 되게 하는 요소'에 대한 인식과 통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숨기면서 말하기'가 시의 특성이므로, 응축과 언어의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신앙시란 탁월한 문학성과 깊은 영성을 두루 갖춘 작품이겠으, 신앙시이든 기독교시이든, 먼저 '시'가 되어야 한다. 시 속에 신앙이 녹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선 20여 편을 골라내었다. 일정한 수준에 오른 작품들이라 당선작과 가작 1편씩을 고르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나름대로 시적 완성도와 공감의 요소들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조금씩 아쉬운 점들도 섞여 있었기 때문이다. 논의 끝에, '그 날을 기다리며'를 당선작으로, '옹이'와 '자폐 준형이'를 가작으로 밀기로 하였다. 규정상 가작은 1편으로 정해져 있었으나, 양자의 특성이 뚜렷하여 한 쪽을 버리기 아깝다는 점에서, 주최측의 양해를 얻어, 가작을 2편으로 하기로 한 것이다.

당선작은 주님을 '내 삶의 우물'로 내면화시킨 솜씨라든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기원을 '새의 비상하는 몸짓'으로 형상화시킨 기량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다만 마지막 연에서 긴장의 끈이 늦춰져 뒷힘이 다소 빠져버린 듯하고, 함께 응모한 다른 작품들과의 편차가 있는 점 등은 아쉬웠다. 앞으로 시의 뼈대를 좀더 튼실히 하는 데 힘쓰면, 좋은 신앙시를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옹이'를 응모하신 분은, 함께 보낸 '시계', '호박' 등의 작품들이 고른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서, 만만치 않은 내공이 있음을 짐작하게 해주었다. 또한 시를 빚어내는 역량이 창의적이며 크고 깊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앞으로 상당한 스케일이 있는 신앙시의 세계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갖게 하였다. 다만 '옹이'만을 놓고 보면, 시의 응집력과 통일성이 다소 미흡한 점이 지적되었다.

'자폐 준형이'는, 같은 응모자의 '부활'과 오랫동안 저울질을 하게 한 작품이다. 시적 완성도는 '부활'쪽이 높은 점수를 얻었으나, '자폐 준형이'가 보여주고 있는 절실함의 무게가 이 작품 쪽으로 기울어지게 하였다. 좀더 응축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으나 '부활'과 함께 응모자의 시적 역량을 신뢰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함께 응모한 다른 두 작품의 편차가 큰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시인 김소연권사, 권택명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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