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제10회 기독신춘문예 시 당선 소감

[ 제10회 기독신춘문예 ] "긴 여정에 작은 등 하나 켜들었습니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09년 04월 08일(수) 14:47
   


긴 여정에 작은 등 하나 켜들었습니다. 등잔에 기름이 마르지 않도록 또 다른 내려놓음의 여행을 기대합니다. 그저 가만히 이미 와있는 그날을 손꼽으며.

당선 소감을 어떻게 써야 할 지 몰라 빨라진 심장박동을 느끼면서 집안 여기 저기 서성여야 했습니다. '누구에게 먼저 소식을 알려야 하나?'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자문과 그에 따른 움직임은 조용하고 차분하던 책방의 정적을 슬금슬금 깨뜨렸습니다. 마치 바람 없는 호수에 돌멩이 하나 던져 일궈지는 파문이 제 안에서 빙글 도는 것 같았습니다.

소식을 전하고 싶은 얼굴들을 파노라마로 그리는 동시에 두 손이 휴대폰의 메뉴를 뒤적였습니다. 해당 전화번호를 찾아 문자를 누르다가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어 부끄러움에 혼자 피식 웃고야 말았습니다. '언제나 무슨 일에서나 하나님께 먼저!'를 그토록 다짐하였건만, 정작 그리고 이러한 구체적 상황을 마주하게 되니 하나님께서 하신 일에 대한 감사와 그 뜻의 묵상은 잠시 뒤로 밀쳐두는 보류의 습성!

그의 의보다 먼저 '나의 잣대'가 나서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음을 또다시 보게 된 것입니다. 아주 오래되어 고집스럽고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는 몸짓과 생각의 틀. 그를 떨쳐버리기는커녕 여러 이름으로 번갈아 달리 부르면서 여직 품에 지니고 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당선 소식보다도 훨씬 몇 발, 몇 걸음 앞서서 꽃다발을 안겨 주신 분이 계십니다. 시문학의 벼랑 끝으로 채찍질 해주신 심은상 선생님께 큰 절 올립니다. 다윗시인회의 회원님들과도 감사와 은혜를 나누고 싶습니다. 격려의 상을 제게 주신 심사위원님들께도 인사 올립니다.   

▶  사 영 숙

­ 1964년생
­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 ㆍ 박사과정 수료 (유아교육 전공)
­ 이대, 배재대, 건양대 등 출강
­ 현재 '다윗시인회의' 의장
­ 대전복음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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