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1999생명특집결산/ 생명복제와 21세기 '바벨탑'

생명1999생명특집결산/ 생명복제와 21세기 '바벨탑'

[ 교계 ]

안홍철
1999년 12월 25일(토) 00:00

인간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특히 금세기에 들어 와서는 비
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우리는 과학과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문명 발전을
무조건 반대하고 비판할 필요는 없다. 또한 생명과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모든 노력이 다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현금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 양상, 특히 생명복제나 유전자
조작에 관한 일들은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아직 인간 복제가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인간의 배자 분할 실험의 성공이라든지, 복
제 양, 복제 돼지의 출현 등은 이제 복제 인간의 출현도 멀지 않은 장래에 가능해 질 것이
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만약 기술적으로 인간 복제가 가능해진다면 사람들은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멀지않은 복제 인간의 출현

실제로 인간 세포와 유전자 조작 기술의 발전은 유전자 조작에 의한 질병 치료나, 불임 부
부에게 아기를 가질 수 있게 해 주는 의료 목적에서 많이 시도되는 것 같다. 또한 어떤 사
람의 사랑하는 자식이 불치의 병으로 죽어갈 때, 부모는 그를 복제하고 싶을 지도 모른
다.

또는 요즈음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복제 인간들이 존재한다면 가장 이
상적인 조건의 장기 이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인간복제가 성공하기까지는 무수한 시행
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인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형 인간이 출현하게 되는 불행을
야기할 것이고, 그것을 막기 위해 낙태를 시킨다면 그것 또한 무서운 생명의 파괴가 될 것
이다.

혹 어떤 사람들은 좋은 유전자형을 영속적으로 보존하려고 할 것이다. 이를테면 축구 황제
펠레를 복제한다든지 권투 선수 알리를 복제한다든지,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을 복제할 수
도 있고, 신나치당은 히틀러의 유전자를 복원하려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유능한 사
람의 유능함이 전적으로 유전적 원인 때문이라는 생각도 아직 분명히 검증되지 않았다. 성
장 환경이나 교육 등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혹 어떤 독재자는 자기의 말을 잘
들을 사람들을 대량 생산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참된 인간성이 말살되는 참으로
무시무시한 공포의 세계가 아닌가?

또 다른 문제는 불임부부를 위한 체외수정에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둘 이상의 많은 난
자를 시험관에서 수정시키는데, 남는 수정란은 결국 폐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과연 인간에게
다른 인간의 생명을, 비록 그것이 태아 혹은 배자의 상태일지라도, 조작하고 좌우할 권한이
있는가?

하나님께서는 그런 권한을 인간에게 주신 일이 없다. 태아나 수정란은 비록 온전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미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인간이 될 모든 능력이 본질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생명체이다.

하나님은 우리 형질이 갖추어지기 전부터 이미 우리를 보시고 조성하시고 사랑하셨으며(시
139:16), 모태에서 지어지기 전부터 우리를 택하셨다(렘1:5). 말 못하는 작은 존재라고 해서
그 작은 인간들을 마구 죽여도 되는가? 또 배우자가 아닌 제3자로부터 얻은 난자나 정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심각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한다.

◈심각한 윤리 문제 발생 예상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모든 일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여
기서 살아나는 생명은 누구의 생명이며, 거기에는 어떤 약자의 희생이 따르는가? 장기이식
이나 불임치료로 혜택을 받게 되는 사람은 그만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가
진 소수에 불과할 터인데, 그 소수를 위해서 수많은 태아와 배자 혹은 복제인간들이 희생되
어야 하는가?

또한 남의 질병 치료를 위해 복제된 인간의 정체성과 인권은 어떻게 되는가? 많은 사람들의
고귀한 생명이 그렇게 짓밟혀도 되는가? 이런 일들은 표면적으로는 `생명'을 추구한다고 하
지만, 사실은 `죽음'의 행렬이 아닌가? 이 모든 일 이면에는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과 약자
에 대한 억압이라는 해묵은 인간의 죄악과 부패성이 도사리고 있다.

◈함정에 빠진 생명과학

돈 있는 환자, 돈이 필요한 정자나 난자 기증자 혹은 대리모, 새로운 기술로 이름을 내고 싶
은 의료인, 힘없는 태아와 수정란과 복제인간을 죽이는 압제자 등. 인간이 에덴 동산 가운데
있던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중에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
은 것은 단순히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 하나님의 금령을 어긴 순간의 사건으로 끝나는 것
이 아니다.

선악과는 단순히 선악과가 아니라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였던 것이다. 그래서일
까? 사람들은 하나님과 진정한 생명을 추구하기보다는, 하나님 없는 지식을 가지고 스스로
판단하고 통제하며 살려고 하고 있다. 사람은 `생명나무'적인 삶과 `선악지식의 나무'적인
삶 사이에서 철저히 후자를 따라 살아 온 것이다.

선과 악을 아는 지식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하나님 없이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고 좌우하려는 지식이다.

오늘날의 생명과학은 이 함정에 빠져 있다. 고대인들이 바벨탑을 쌓으며 하나님을 거역하고,
수많은 노동자들을 압제하며, 스스로의 지식과 기술과 능력으로 모든 것을 좌우하려고 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생명 과학자들은 21세기에 또 하나의 바벨탑을 쌓으려 하는가? 현요한/장
신대교수

◆ 복제 넘어 '조작'의 시대로

유전자(유전체 : genome) 조작은 의학과 과학의 개가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영역에 대한 인
간의 교만한 침범 행위인가. 새 천년을 앞두고 세계는 유전자 조작에 의한 인조 염색체 개
발에 성공, 인간 복제의 차원을 넘어 인간을 조작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됐다. 복제가 자신과
똑같은 개체를 만들어내는 것에 불과하다면 인조염색체는 하나님의 영역이었던 인체 설계도
까지 인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게놈(genome)의 어원은 본래 gene + some의 합성어이다. Gene는 유전자이고 some은 형체
를 일컬음으로 유전체로 정하였다. 일반적으로 게놈은 배우자에 들어있는 염색체 또는 유전
자의 전체를 말한다.

염색체는 인간의 생물학적 특성을 모두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릇으로 부계와 모계로부터 각각
23개씩 물려받아 모두 46개로 구성돼 있다 키가 작은 부모에게 키가 작은 자녀가 태어나는
것도 인간의 유전형질은 1백% 부모로부터 수동적으로 물려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러나 최근 개발된 인조염색체 등장으로 기존의 법칙이 깨지고 있다.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모두 찾아냄으로써 질병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
히 유전자를 담고 있는 그릇에 해당하는 염색체를 자유자재로 합성하고 조작할 수 있게 된
다면 유전자치료는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인조염색체의 탄생이 미칠 영향은 지대하다 현실적으로 인조염색체가 학계의 주목
을 받고 있는 것은 2005년께 완성될 인체게놈사업의 응용에 인조염색체가 직접적 역할을 맡
고 있기 때문이다

인체게놈사업으로 인체설계도가 낱낱이 밝혀질 경우 인조염색체를 이용해 원하지 않는 유전
자 대신 원하는 유전자를 담은 염색체를 삽입하는 신개념 유전자요법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다 당장 응용될 수 있는 분야가 유전이다 특히 염색체의 분열 및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중심체의 기능 이상으로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추가돼 발생하는 다운증후군의
예방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한다

스탠퍼드의대 데이비드 콕스 교수(유전학)는 “다운증후군의 비정상염색체 대신 정상 인조
염색체를 삽입하는 것으로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다운증후군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설
명했다

그러나 복제양 출현과 마찬가지로 인조염색체 역시 생명현상의 조작이란 측면에서 윤리적
논란의 소지가 많다 인체게놈사업으로 지능과 성격 등 우량유전자를 모두 찾아낸다면 이들
유전자만을 따로 추출한 인조염색체로 유전적으로 완벽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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