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이젠 온 가족이 함께 지내요

주일 이젠 온 가족이 함께 지내요

[ 교계 ]

안홍철
1999년 05월 01일(토) 00:00

성경말씀 가운데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여럿 있는데 ‘제자도’와 관련해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및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
고”(눅14:26)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도 이에 속한다 하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교회 생활의
현실은 이 말씀이 그대로 적용되는 수가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교회에서 인정받는 ‘제직’으로 여러 가지 봉사를 감당하려고 하면 값진 휴일
이기도 한 ‘주일’을 교회에 반납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예배시간이 서로 다른 자녀들과
함께 교회를 온다거나 오붓하게 저녁상을 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늘날 가정사역을 중시하는 교회들 가운데는 이와 같은 교회생활로 인한 ‘가족 이산’ 문
제도 한 동기가 되어 전통적인 저녁예배를 오후예배로 옮겨 갖는가 하면 아예 주일 오전에
모든 예배와 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는 교회도 생기고 있다.

요즘 같이 특히 원거리 출석교인이 많아진 상황에서는 온 가족인 함께 교회에 와서 함께 귀
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중요한 목회적 배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교회의
역할을 다했다고 하기에는 신앙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 일선 교회교육 지도자
들의 지적.

한국교회가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교회는 대형 ‘예배실’ 중심으로 건축됐지만 그러고도
여러 번의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는 교회들이 적지 않다. 그러다 보니 아동부와 같은 미성
년의 경우는 물론 때로는 청년층까지 이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별도로 갖게 되는 경우
가 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세분화 된 예배는 교회 내에서 세대간의 간격은 멀어지게 하고 교회 구성원을
한 가족으로 볼 때 ‘주일(主日) 가족 이산’을 부추기기 도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 한
교회 내에서조차 가족들이 공동의 신앙 경험을 갖도록 하는데 커다란 장애 요소로 작용하기
도 한다.

이미 가족 구성원 간의 대화 단절과 핵가족화에 따른 문제들이 오래 전부터 지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가 주일을 ‘하나님 안에서 온 가족이 다시금 회복되는 날’로 만들어야 한다
는 주장도 설득력을 갖는다.

예배 및 교육시간의 배치나 프로그램 기획에 있어 가능한대로 가족 중심의 구성을 통해 어
린이로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세대가 고려돼 함께 신앙 안에서 공동의 경험을 갖도록 하
는 것도 오늘날 위기에 처한 가정문제를 풀어가는 하나의 해법이 될 것이다.

매 주일 교회에 나와 하나님의 ‘자녀됨‘을 확인해 온 전통적인 교회 출석의 의미는 이제
교회의 구조나 예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심지어 해체 위기까지 거론되는 ‘가정’을 회복
하고 나아가 하나님의 거룩한 가정으로 묶어주는 방향으로 새롭게 모색되어야 할 것이
다.

'가족별 수련회' 떠나자

IMF이후 각 가정에서는 소비가 줄고, 생활에 대한 여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각박한
환경은 가족간에도 대화를 잃게 하고 급기야는 가족이 해체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
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각종 이유로 이혼율이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산
되고 있다. 문제의 확산은 자녀들에게까지 미쳐 청소년 문제에까지 이어진다.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각 교회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교회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가족 중심의 여행 프로그램을 주선하기도 하며, 가족을 위한 세미나를
마련하기도 한다.

많이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가정사역을 담당하는 전
문가들의 추천메뉴다.

부부 혹은 자녀까지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기독교 성지를 순례하거나 공휴일 등을 이용해
가까운 곳으로 가족단위 수련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대화가 부족한 부부가 함께 참여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
요하다.

또한 토요일과 주일을 이용해 교회 밖에서 예배드리는 프로그램도 제시되고 있다. 최근 한
교회는 토요일에 희망하는 교인들을 별도로 모집, 교회 수양관으로 이동해서 주일까지 보내
고 오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야외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가짐으로써 좋은 추억을거리를
만들고 고정된 틀을 벗어나 가족과 함께 한자리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
는 가족 단위의 프로그램이다.

전교인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매년 개최하는 효성교회는 가족단위로 참석 교회의 위원회
부서별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가족 수련회의 성격을 띄고 있어 교인들의 참여가 적극적이
다.

보다 적극적인 가족 수련회 개념의 프로그램으로 온누리교회의 ‘하나님의 가정 훈련학교’
를 소개할 수 있다. 부부와 자녀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5주과정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
램은 매주 각각의 주제에 따라 진행된다. 토요일과 주일을 이용해 이루어지는 이학교는 첫
번째 주에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생각하며, 둘째주에는 ‘부부문제’, 셋째주에는 ‘풍
성한 부부의 생활’, 넷째주에는 ‘부부의 성생활과 자녀’, 다섯째주는 ‘헌신’ 등으로 진
행된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는 가족 전체가 참여해서 자녀들은 별도의 프로그램을 갖는다. 다양한
성격의 가정 수련회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가족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교회마다 현실
에 맞는 가족 중심의 수련회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박만서
mspark@kidokongbo.com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 장석, 고척교회의 예

한가족이 한 교회에 출석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군다나 한 가족이 한 교회에 출
석을 한다고 해도 같은자리에서 함께 예배드리기는 1년 중에 많아야 한 두 번에 불과하고,
그남아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이같은 예배를 찾아보기 어렵다. 늘어나는 가족문제를 해결하
기 위해서는 ‘가족 공동체’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족끼리 한자리에서 대화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예배를 장석교회에서는 지난해부터 드리기 시작했다. 준비위원회
를 구성하고, 예배를 드리는 날에는 가족별로 자리를 정하고, 어린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한자리에 참석한다. 예배 순서에도 참석한 어린이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설교도 짧게할 뿐만
아니라 자녀들을 위한 합심기도와 부모를 위한 합심 기도, 그리고 축복송을 서로 불러줌으
로써 세대간의 거리를 좁이고 가족 공동체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고척교회의 경우는 올해부터 월요일 새벽기도를 강화해서 전교인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 시간에는 아동부 어린이에서부터 중고등학생, 청년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함
으로써 부모의 신앙생활을 이어 받도록 하고 있다.

기독교리더쉽연구원의 강혜성선생은 늘어나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어려서부터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예배의 경건성도 익히고 부모의 신앙을 배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흩어지기 쉬운 사회
환경 속에서 가족이 부모의 신앙을 본받고, 또 함께 예배드리면서 가족이 함께 기도하는 모
범된 모습을 보일 때 기독교 신앙가정이 신앙 안에서 건강을 찾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
대한다. 박만서 mspark@kidokongbo.com
김집사의 주일 하루

교회 김집사는 아버지 김장로와 어머니 박권사, 부인 이집사와 딸 둘에 아들 하나를 둔 7식
구의 가장. 김집사는 1부 성가대에 교회학교 유년부 부감으로 교회 봉사를 하고 있어 주일
아침 일찍 가족들보다 먼저 교회에 도착한다. 게다가 그는 남선교회 총무를 맡고 있어 월례
회라도 겹치는 주일이면 온 종일 숨가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집사는 주일 아침 6시 30분, 대문을 나서 차를 탄다. 김집사는 지난해 오랫동안 기다리던
‘자기 집’ 꿈을 이뤘다. 그런데 새 집이 교회에서 차로 1시간 가량 떨어진 지역이라 온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오면 좋으련만 부득이 ‘나홀로’ 교회에 먼저 가야하는 형편.

시 30분 교회에 도착하면 성가연습을 하고 8시, 1부 예배를 드린후 10시부터는 아동부 예배
에 참석해야 한다. 교사 기도회까지 마치고 나면 11시 30분. 좀 이르지만 아침 식사를 안한
터라 제일 먼저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마시
려는데 남선교회 정집사가 헌신예배 건으로 잠시 상의하잔다. “순서자는 누구누구로 하고
강사는 누구누구가 좋겠다.” 한참 이야기 하다 보니 “오후 찬양예배 시간이 다 됐네”, 김
집사는 허겁지겁 다시 본당에 앉아 예배 드리다가 급기야는 목사님 설교 시간에 꾸벅 꾸벅
졸기 시작했다.

편 김집사의 부인 이집사는 은퇴 장로, 권사이신 시부모님을 모시고 유치원생 아들과 초등
학교 4학년, 6학년인 두 딸을 데리고 9시 30분 2부 예배에 참석키 위해 8시 조금 넘어서 집
을 나섰다.

늘따라 버스는 왜 이리 않 오지?” 여섯 식구는 겨우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예배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아이들은 시간이 남았지만 각기 유치부, 초등부, 소년부에 들어갔고 이 집사
는 시부모님과 함께 2부 예배를 드린다. 예배후 시아버지는 장로실로, 시어머니는 권사실로
가시고 이집사도 탁아방 봉사를 하러 유아실로 간다. 아이들은 공과공부가 끝나고 나서 자
기들끼리 밥을 먹는다.

치부 다니는 막내는 아직도 밥을 먹여줘야 한다. 큰 누나가 밥 먹이는데 힘이 들어보인다.
“왜 밥 안먹니?” “누나, 다른 애들은 다 아빠, 엄마랑 같이 밥 먹는데 왜 우리는 늘 엄
마, 아빠가 없어?” “엄마, 아빠는 교회 일을 많이 맡으셔서 그렇단다.” “아빠는 보통때
도 바쁘고 주일날도 바뻐서 얼굴 잊어먹겠다” 막내는 아직도 아빠 정이 필요해서 그런지
계속해서 밥 투정을 한다.

후 찬양예배가 끝난후 7식구는 “엄마” “여보” “얘, 아범아” “네, 어머니” “아이구,
우리 막내. 오늘 처음 보는구나” … 비로소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자. 이제 집에 가자”
서둘러 차를 타고 집에 오는 중에 “얘, 아범. 예배 시간에 졸았냐?” “아, 예 …” “아빠,
잤어?” “오장로가 나한테 귀띔하더라” “죄송해요, 아침부터 얼마나 바빴는지” “아니
다. 주일은 주님 품 안에서 편히 쉬는 날인데 예배 시간에 잘 정도면 믿음이 아주 좋은게
야” “아이, 아버님도” “얘들아 이게 다 교회가 멀어서 그런 것 같구나, 주일날 하루 쉬
는데 아범 얼굴도 볼 수가 없고” “할멈 말이 맞구먼. 우리 이사도 하고 했으니 집 가까운
교회로 나가자꾸나” “정말이세요?” “그래, 주일 하루라도 우리 얼굴 보고 살자” 그런
데 이집사가 갑자기 “여보, 막내가 없어요” “뭐? 아까 차에 안 탔어?” “글쎄요, 분명히
탔는데” “아니, 얘야. 정신 차려라. 네가 안고 있잖니” “어머, 그러네요” 아이들 깔깔거
리는 소리 속에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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