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재정만이 살길

긴축재정만이 살길

[ 교계 ]

안홍철
1998년 11월 14일(토) 00:00

지난해 연말 불어닥친 IMF 한파는 기업의 도산과 이에 따른 대량 실업 사태를 속출했고 이
러한 경제 불황은 개 교회의 재정상황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쳐 예산의 긴축 혹은 축소 편성
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 9월 소망교회에서 열린 제83회 총회에서도 「총회 예산 절약 및
상회비 축소」 헌의안이 상정될 정도로 현재 총회 산하 교회들의 재정상태는 상회비를 비롯
한 많은 부담금들이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현실.

이에 따라 지난달 12일 총회 이후 처음 열린 임원회에선 총 2백47억8천7백40만9천원의 신년
도 예산안을 승인했다. 이번에 통과된 새 예산안은 전년도에 비해 15% 감액된 것으로서
IMF 등 경제 위기 상황과 총회의 결의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 32 퍼센트 삭감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에 걸쳐 전국 59개 지역에서 열린 노회에서도 대부분 노회들이
예산 편성에 있어 전년 대비 적게는 0.5%에서 최대 32%까지 예산을 삭감하여 신년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긴축 재정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많은 폭의 예산을 삭감한 노회는 부산동노회로 무려 32%의 예산을 삭감했으며 강원동
노회와 부산남노회도 각각 28%와 27%의 예산을 삭감했다.

또한 20-29%의 예산을 삭감한 노회가 12개 노회나 되었고 10% 이상 20% 미만의 노회도 9
개나 되었다.

◈노회 절반 10퍼센트 이상 삭감

정기노회가 아닌 임시노회가 열리거나 신설된 노회 16개 노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43개 노회
중 10% 이상 예산을 삭감한 노회가 전체의 절반이 넘는 22개 노회를 차지했다.

10% 미만으로 예산을 삭감한 노회는 5개 노회였고 예산을 동결한 노회가 11개 노회, 증액
을 한 노회는 대전서노회(9%), 진주(6.8%), 영주노회(5.4%), 진주남노회(5%), 남원노
회(1.5%) 등 5개 노회에 그쳤다. 노회 예산을 삭감한 27개 노회를 대상으로 삭감한 이유를
질의한 결과 모든 노회가 『IMF 이후 전반적인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교회의 헌금 감
소,

이에 따른 상회비의 부담』이 그 원인이라고 답해 IMF가 노회 예산 감액의 직접적인 원인
임을 나타냈다.

◈삭감 원인 "IMF"

특히 강남의 대형교회들이 다수 포함돼 있는 노회에선 대형교회의 예산이 30% 이상씩 줄어
들어 전반적인 예산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예산이 삭감된 노회 중 두드
러지는 것은 시장을 비롯한 상권이 밀집해있는 지역의 노회들로서 IMF의 영향이 크게 나타
났다.

삭감된 노회 예산의 내용에 대해선 『상회비를 포함, 전반적으로 삭감했다』고 응답한 노회
가 21개노회, 경상비(사무행정비)나 회의비를 삭감한 노회가 3개 노회였으며 예비비 삭감,
개척교회 기금 삭감, 사업부서가 13개였던 것을 7개 부서로 축소하여 예산을 삭감했다고 응
답한 노회가 각각 1개 노회 씩 있었다.

◈삭감했지만 부서따라 증액도

예산 삭감 부분에 있어 서울동노회는 경상비를 줄였으며 서울관악노회의 경우 신설된지 몇
년되지 않은 관계로 사업예산은 동결하고 다른 부분에서 예산을 조정했다. 서울동남노회는
미자립교회와 농어촌교회의 교역자 자녀 장학금은 동결하고 회의비 및 거마비와 개척적립금
을 축소했으며 전북노회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15%씩 삭감을 했다.

그러나 전주노회의 경우 예산은 삭감됐으나 오히려 부서 특성에 따라 증액을 하기도 했다.
전주노회는 전도비는 증액하고 다른 부분을 일률적으로 대폭 삭감했다.

◈"이전에는 삭감한 적 없다"

노회 예산과 관련, IMF 이전엔 모든 노회가 해마다 1.5%에서 20%까지 꾸준히 증액해왔다
고 밝혔으며 이처럼 노회 예산이 삭감된 전례가 있는지 문의한 결과 모든 노회가 『한번도
삭감한 적이 없었으며 이번이 처음』이라는 응답을 했다.

이와는 달리 증액을 한 노회도 5개 노회나 되었는데 영주노회의 경우는 예년(5-6%)처럼
5.4%를 증액했는데 개척교회 적립금과 선교비 부분을 인상했다. 영주노회 한 관계자는 『어
려울 때일수록 교회 개척과 선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해 모두가 어렵지만 예산을
증액 책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원노회도 1.5%의 예산을 증액했는데 전도부와 농어촌부, 교육부의 예산을 인상했으며 대
전서노회의 경우는 회기가 변경돼 현재 6개월 예산만 편성됐으나 1년 예산으로 추산하면
9% 정도의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예산을 삭감한 노회 중 경기노회의 경우는 상회비 배정에 있어 농어촌교회와 미자립교
회의 경우 최고 30%, 도시 교회의 경우 10%로 차등 책정을 했으며 미수된 상회비를 탕감
해주기도 했다.

◈예산 삭감해도 상회비 올라

이와는 달리 서울서남노회의 경우, 최근 부천노회와 분립함에 따라 예산이 삭감되기도 했지
만 분립에 따라 대형교회는 오히려 상회비가 증액되기도 했다.

현재 IMF 상황은 1-2년 내에 끝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제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5-10년은 지나야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형편.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
는 성장을 하며 선교 2세기를 달려왔던 한국교회는 지금 IMF 라는 큰 산을 앞에 두고 절치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예산의 크고 작음과 사업의 성취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 법. 그동
안 알게 모르게 교회에 붙은 군살과 거품을 제거하면서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면 보다 나은
성과를 얻게될 것이다. 안홍철 hcahn@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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