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교회사 연구에 헌신 다짐하는 민경배 박사와 제자들

아름다운세상/ 교회사 연구에 헌신 다짐하는 민경배 박사와 제자들

[ 교단 ]

김성진, 이상훈
2004년 06월 26일(토) 00:00

민족의 고난과 함께 성장하며 한국 교회사학의 지평을 넓혀온 민경배 박사(서울장신대 총장)와 제자들은 민 박사의 고희를 맞아 기념논문집을 발간하고 한국 교회사를 넘어 아시아와 세계 교회사까지 지평을 넓혀갈 것을 다짐했다. 이들을 통해 후세로 전해지는 아름다운 교회사의 유업을 살펴보자. <편집자 주>

◈ "교회사, 미래를 밝히는 횃불"

선생님 사랑합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한국교회 역사의 바른 해석을 통해 한국교회의 미래를 밝혀주세요"
 지난 21일 연세대학교 동문회관에서 열린 '솔내 민경배 박사 고희기념 논문집 출판 감사예식'은 기쁨과 감사가 흘러 넘치는 자리였다. 솔내 민경배 박사의 제자와 지인들 그가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서울장신대학교 교직원 등 2백여 명이 참석, 민 박사의 고희를 축하하며 그가 이제까지 쌓아온 학문적 업적을 치하했다.
 특히 이날 모임은 민 박사가 가르치고 이제는 함께 한국교회사 연구자의 길에 들어선 그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출간한 고희기념 논문집의 출판 감사예배였다는 점에서 민 박사와 그의 제자들에게 한층 뜻 깊은 자리였다.
 이날 논문집 출판을 위해 민 박사의 제자들은 이양호 교수(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장)를 위원장으로 하는 출판위원회를 조직해 오랫동안 논문집 출판을 준비해왔다. 김경빈 김명구 김영진 김홍기 박정세 박종현 서정민 유상현 유영권 정석환 정종훈 최재건 교수 등으로 구성된 출판위원회는 한국교회사 관련 29편의 논문을 모아, 민 박사에게 증정했다.
 또한 서울장신대학교 이사장 곽선희목사(소망교회 원로)를 비롯해 이승영목사(새벽교회 시무), 문성모 총장(대전신학대학교), 이천환 주교(전 연세대학교 이사장) 등이 감사예식의 순서를 맡아 자리를 빛내주었다.
 황해도 장연 출신으로 민 박사의 오랜 친우이기도 한 곽선희목사는 축사를 통해 "사도 바울을 통해 후세의 우리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서 바로 알게 될 뿐만 아니라 구약 성경 역시 복음의 빛에 의해서 새롭게 해석될 수 있었다"고 전제한 뒤 "민경배 박사에 의해서 해석된 한국교회사 역시 영감된 지식, 창의된 지식, 검증된 지식으로 한국교회의 미래를 밝히는 진리의 횃불이 될 것"이라고 그의 일생의 업적을 평가했다. 이어 곽 목사는 민족교회론으로 대표되는 그의 교회사 해석이 제자들에게 이어져 "지금도 한국교회를 통해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계속해서 기록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축사를 마감했다.
 곽 목사의 축사에 이어 그의 제자 서정민 교수로부터 논문집을 헌정받은 민 박사는 답사를 통해 고희 기념 논문집 출판을 맞이한 그의 감회를 전했다.
민 박사는 "중학교 시절, 아버지를 따라 목숨을 걸고 월남했고, 6ㆍ25 전쟁 시절 해군으로 근무하다가 파편이 척추를 비껴가 박히는 등 생사의 갈림길을 숱하게 넘겨왔다"고 과거를 술회한 뒤 "가족도 거의 없고, 친구도 거의 없는 가운데 지금까지 올 수 있도록 도우신 하나님과 42년간 재직하며 많은 도움을 준 연세대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민 박사는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 서울장신대학교에서 총장으로 일하며 열정을 불태울 수 있도록 도우신 분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고 전한뒤 한국교회사를 향한 그의 사랑과 제자들과 함께 만들어갈 한국교회사, 아시아교회사, 세계교회사의 미래를 밝혔다.
 민 박사는 개인적인 역경도 역경이지만 역경과 고난으로 점철된 역사 속에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낸 한국교회사를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 민족 가운데 역사하시는 것을 통해 '민족교회론'이란 나름대로의 학문적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남은 생애는 이 민족교회사론을 더욱 공고히 하는 가운데 놀라운 재능을 가진 제자들이 아시아와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수년전 한 지인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한국교회사학연구원(원장:민경배)과 이제 시작단계에 있는 동북아시아교회사학협의회가 아시아교회사협의회, 세계교회사협의회로 지평이 넓어질 것을 기대했다굨 실제로 2, 3년 안에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한 민 박사는 이를 통해 그의 제자들이 세계를 향해 발을 넓힐 것이라고 간절한 소망을 밝혔다.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을 읽어내고 보통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낸 민 박사의 일생과 그를 본받아 평생을 한국교회사 연구의 외길을 걸어갈 그의 제자들의 모습은 한국교회의 든든한 반석으로, 아름다운 보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상훈 shlee@kidokongbo.com


● 古稀 맞은 솔내 민경배 박사

 민경배 박사는 1934년 6월 22일 황해도 장연군 장연읍 읍내리에서 태어났다. 한국 최초의 교회사학자인 용재 백낙준박사가 밝힌 것처럼 그가 태어난 곳은 한국 최초의 교회인 솔내교회가 설립된 '한국 프로테스탄트의 요람'이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인해 나중에 '솔내'는 그의 아호가 됐다.
 조국의 해방과 함께 월남한 그는 1952년 서울 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해부터 그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연세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러나 곧이어 벌어진 한국전쟁에 해군 제20기로 입대해 종군했지만 죽음의 기로에 설만한 큰 부상을 입어 결국 명예제대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신학과 역사학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실존적인 출발선이 됐다.
 1956년 연희대학교 신과대학을 졸업한 민경배박사는 신과대학 조교로 있으면서 계속 대학원에서 공부했고 대학원 졸업과 함께 1958년 3월부터 연세대학교 부산분교 전임강사로 임용돼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문에 대한 열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그는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영국 에버딘대학교 신학원에서 수학한 그는 1960년 5월 졸업시, 'First Class Honour' 'Margaret Christie Prize'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어 1962년 5월에는 에버딘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귀국 후, 장로회신학대학 신학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1967년 11월 서울노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1952년 신학생으로 연세대학교와 첫 인연을 맺었던 그는 조교를 시작으로 전임강사 조교수 부교수 교수 등을 거쳐 1999년 명예교수로 일선에 물러날 때까지 47년간 한 곳에서 연구활동을 펼치며 후학을 가르쳤다.
 2001년 천안대학교 석좌교수를 거쳐 2002년 3월부터는 본교단 총회 직영신학교인 서울장신대학교 총장으로 부임해 대학 행정가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1987년에는 교육활동에 종사하는 학자들 중에서 최고의 영예를 인정받는 ' International Who's Who in Education, Cambridge'에 등재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연세대학교 학술상과 대한기독교서회 창립백주년기념 최우수 저작상, 서울 YMCA 창립 90주년 공로상, 제2회 대한민국 국민상, 국무총리 표창, 연세대학교 우수업적교수 표창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가 남긴 업적은 한국교회사학의 학문적 업적이다. 흔히 그의 교회사관을 '민족교회사관'이라고 부른다.
 백낙준박사가 한국교회의 고백과 증언을 고려하지 못한 '선교사관'에 서 있다면 그의 교회사관은 한국교회사의 주체를 한국교회로 보는 것에서 출발하는 '민족교회사관'에서 한국교회의 역사를 고찰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성진 ksj@kidokong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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