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커피와 함께하는 사색, 바흐의 '커피 칸타타'

한 잔의 커피와 함께하는 사색, 바흐의 '커피 칸타타'

[ 임에스더의클레식세이 ]

임에스더
2024년 07월 26일(금) 20:15
아주 오래 전, 바로크 시대에도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라이프치히 도시에는 지금으로 말하면 카페라 할 수 있는 커피하우스가 생겨났고 사람들은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고 연주와 공연을 즐겼습니다. 커피하우스는 새로운 사교 문화의 장이 되었지요.

많은 예술가들이 사랑했던 커피, 바흐의 커피 칸타타 (BWV211) 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조용히 하세요! 이제 공연이 시작됩니다! 들어보세요! 왜 아버지가 화가 났는지요!"

공연은 해설자의 목소리로 문을 엽니다.

딸이 등장하고, "애를 낳아봐야 아무 소용없어! 그저 속상한 일만 생긴다고!" 라고 하며 투덜스런 목소리로 노래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화가 잔뜩 난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당장 커피를 치워버려! 커피를 마시지 마!"

커피를 끊으라고 강요하는 아버지와 커피를 끊을 수 없는 딸의 갈등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담은 이 칸타타는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끊으라고 하면 할수록 더 달콤하게 느껴지는 커피, 그것은 딸에게는 행복이자 작은 탈출구였습니다.



커피 칸타타는 악기연주를 하는 앙상블과 성악가들이 함께 모여 공연을 하는 형식입니다.

당시에는 여자가 공연을 할 수 없어서 남자가 여자 역할을 하기도 했었지요.

커피 칸타타는 바흐의 세속칸타타 중 하나입니다.

바흐는 무척이나 커피를 사랑했지요. 커피가 없으면 본인은 '말린 염소'에 불과하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커피와 예술은 그런 면에서 공통분모가 있는 것 같습니다. 커피를 통해 사색을 할 수 있고 사색을 통해 예술가는 창조를 다시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창조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하지요.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은 함께 모여 생각과 작품을 나눌 공간이 필요했고 그곳은 바로 커피하우스였을 것입니다. 커피와 음악이 주는 기쁨을 이미 우리보다 앞서 알고 누린 사람들이지요.



"커피 커피 커피, 커피는 어쩜 이리 맛있을까?

커피는 수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와인보다 부드럽다.

커피 커피 커피, 커피는 어쩜 이리 맛있을까?"



아버지의 만류에도 딸은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합니다.

바흐의 커피 칸타타를 들으며 커피를 사랑했던 바흐와 베토벤, 나폴레옹, 수많은 작가와 예술가들과 커피하우스에 둘러앉아 담소를 나누는 순간을 상상해보세요.

커피 한 잔에는 아름다운 시간을 담을 수 있는 마법이 있답니다.

* 커피 칸타타 (BWV211)를 만나보세요.

*커피 칸타타를 제가 직접 설명해드려요. 해설을 들어보세요. (큐알코드를 열어보세요)

*유튜브에서 커피칸타타를 검색하시면 직접 공연하는 현장을 담은 영상도 만나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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