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신학교 사역 재개

카자흐스탄에서 신학교 사역 재개

[ 땅끝편지 ] 카자흐스탄 방승수 선교사 ④

방승수 선교사
2024년 07월 23일(화) 01:17
신학교 강의 모습.
비자문제가 해결되니 사역의 길도 열렸다. 교육센터에 대한 기도 응답으로 '하늘정원 교육센터'를 개원하였다. 중앙아시아 사역자를 위한 교육·훈련 장소로 카라칼팍스탄 사역자들이 주로 사용하였다. 카라칼팍스탄은 우즈베키스탄 북서부지역의 자치공화국으로 인구의 98%가 무슬림이다. 하지만 그곳에 극소수의 기독교인들과 10여 명의 사역자들이 있었다.

하늘정원 교육센터가 감사하게도 그들을 위한 교육·훈련 장소 그리고 카라칼팍어 성경을 번역하는 장소로 사용되었다. 이 일로 인해 필자는 카라칼팍인들과 교제했고 이들을 위해 사역하던 선교사들과도 만났다. 때로는 키르기스스탄 사역자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면서 그들과의 교제도 이루어졌다. 하나님의 섭리하심은 참으로 오묘하다. 약 십여 년 후 필자의 사역이 중앙아시아 목회자 훈련 사역으로 전환됐는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이때 기초석을 놓아주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필자를 주로 폐교되거나 중단된 신학교를 재개교하는 도구로 삼으셨다. 2000년도에 쉼켄트(Shymkent)에서 폐교된 신학교를 재개교하게 하셨다. 그러더니 2013년도에는 알마티(Almaty)에서 카자흐스탄 장로회신학교 폐교 후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던 교육센터를 재개교하도록 하셨다. 다시 신학교 사역을 하며 많은 고민이 있었다. 왜냐하면 '신학교는 선교사들의 사역의 도구보다는 현지교회들의 필요에 의해 현지교회의 연합으로 설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신학교 건물.
이미 폐교된 신학교이지만 재개교를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미 몇 개의 소규모 신학교가 있는 알마티에 또 하나의 신학교가 세워진다는 것이 필자의 마음을 너무 불편하게 하였다. 이 일을 놓고 하나님께 많이 기도했다. 그런데 당시 카자흐스탄 종교법은 교회를 새롭게 등록할 때 신학교 졸업장 제출을 요구했다. 당시 졸업장을 주는 학교는 없었다. 그리고 급변하는 선교 현장에서 현지 목회자들에게 제대로 된 신학·목회 훈련을 하는 신학교가 간절히 필요하던 때였다.

이 두 가지 문제 해결을 위해 첫째, 캐나다크리스천컬리지(Canada Christian College)와 MOU를 체결해 졸업장(학위) 문제를 해결했다. 둘째, 철저한 신학교육을 위해 장신대 교수와 목회학 강의에 합당한 목회자들을 초빙하면서 결국 2013년 9월 신학교를 재개교하였다. 3년 목회학 석사(M.Div) 과정으로 1년에 10과목(구약신학·신약신학·역사신학·조직신학·실천신학 각 2과목)으로 커리큘럼을 작성했다. 그리고 매일 30분 경건회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5일간 집중 강의를 하였다.

예전에 무상 제공으로 선교의 실패를 경험한 필자는 선교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무엇이든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여 1년 700$(약 100만 원)의 등록금을 받는 신학교로 시작했다. 중앙아시아에서 1년에 등록금 700$를 내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차별화된 신학교를 추구하였다. 당시 대부분의 신학교는 등록금을 면제해 줄 뿐 아니라 교통비까지 제공했다. 이러한 학교들 사이에서 필자는 등록금을 받되 최고의 강의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재개교한 신학교는 정식 졸업장(학위)을 주는 학교라고 소문이 났다. 최고 수준의 강의를 현지인들에게 제공하자, '신학공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그 학교에 가라'는 소문이 퍼졌다.

방승수 선교사 / 카자흐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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