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이 첫발을 내딛은 곳, 부산

선교사들이 첫발을 내딛은 곳, 부산

[ 선교여성과교회 ] 경남지역 여전도회 16

탁지일 교수
2024년 07월 18일(목) 09:51
부산의 교회여성들은 한국 근현대 기독교역사의 영욕을 함께했다. 부산은 해로를 통해 조선반도로 들어오는 유일한 통로였으며, 이로 인해 첫 선교사들이 가장 먼저 발을 내딛은 조선 복음화의 관문이었다.

하지만 일본과의 오랜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부산은, 일제의 조선강점과 수탈이 시작 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 부산을 중심으로 교회와 지도자들의 전시체제하 친일 협력이 이루어졌고, 또한 교회여성들이 적극적인 참여했던 항일민족운동도 전개됐다.

부산은 교회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이유는 부산이 조선 복음화의 관문이었기 때문이다. 알렌(Horace Allen, 1858-1932), 언더우드(Horace Underwood, 1859-1916), 아펜젤러(Henry Appenzeller, 1858-1902)를 포함해 바닷길을 통해 내한한 거의 모든 초기 선교사들이 가장 처음 만난 조선의 산하가 바로 부산이었다.

비록 부산에 기착 한 후, 최종 목적지인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지만, 한국 복음화를 위한 선교역사의 첫 이야기가 시작되는 곳은 부산이다. 알렌의 자필 일기를 비롯한, 교회사 관련 모든 일차사료들은 알렌이 1884년 9월 14일 부산에 도착했고, 9월 20일에 제물포를 거쳐, 9월 22일 서울에 들어갔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고 있다.

구한말 용미산이 있었던 자리 그리고 현재 광복동 대형백화점이 서 있는 인근에 부산항이 있었다. 조선을 찾는 모든 외국인들은 부산항을 거쳐 제물 포나 원산 등의 개항지로 갔다. 태평양을 건너온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오는 이들도 일본을 거쳐 부산으로 왔다.

중국 상해로부터 조선을 찾은 첫 상주 선교사 알렌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해에서 온 알렌, 그리고 미국에서 온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도 일본 나가사키를 거쳐 부산에 그 첫발을 내디뎠다.

조선을 4차례 방문했던 이사벨라 비숍(Isabella Bishop, 1931-1904)이 기록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rs)' 에는 바닷길을 통해 조선으로 들어오는 자세한 항로가 기록되어 있다. 이 책의 첫 장은 '조선의 첫인상'으로 부산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제2장에서 비로소 '서울의 첫인상'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념하기 위해, 2013년 3월 29일 첫 내한 선교사들의 부산 기착을 기념하는 표지석이 부산기독교계와 부산광역시 중구청의 노력으로 광복동 옛 부산항 터 인근에 세워졌다.

옛 부산항 터 인근에 부산의 근대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조선 최초의 신사가 위치했던 용두산 정상의 부산타워가 바로 그곳이다. 부산타워 주변에는 부산의 주요한 기독교 유적지들이 밀집되어 있다. 이곳 인근은, 개신교뿐만 아니라, 부산 신구교 모두의 성지와 같은 곳으로, 가톨릭센터, 정교회 성모희보성당, 성공회 부산주교좌 성당, 그리고 한국전쟁 시기에 세워진 여러 개신교회들이 위치해 있다. 조선의 관문 부산은 한국근현대사의 질곡 가운데 위태롭게 서 있던 위기의 한국교회가 시험받고, 한편 순결하게 보호받던 곳이었다.

탁지일 교수 / 부산노회여전도회연합회 100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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