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인문학관 ‘문인들의 화첩’ 기획전...강인숙 관장 문학 강연
남기은 기자 nam@pckworld.com
2024년 05월 06일(월)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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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문학관(관장:강인숙)은 오는 5월 31일까지 진행되는 기획전 '화첩으로 보는 나의 프로필' 기간동안 화요일, 목요일 오후 사전예약자에 한해 서재를 관람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령 선생의 아내 강인숙 관장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본보 기자와 만나 "서재는 고인의 흔적 그대로 보존했으며, 별도의 아카이브 작업을 준비 중이다"라고 전했다.
서재는 이어령 선생이 24시간 창작하던 집필실, 많은 문화예술인들과 담소를 나눴던 응접실로 구성돼 있다.
7대의 컴퓨터가 놓인 3m 50cm 크기의 책상과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6400여 권의 책 등 문인의 삶이 엿보이는 부분부터 미국 경제 대공황 때 희망의 상징이 되어 이 선생이 좋아했던 미키마우스 인형들, 돌아가신 부모님의 사진과 양친 산소에서 꺾어다 둔 목화 가지 등 창작자로서의 안목과 취향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투병 중 새벽에 홀로 일어나 유작 에세이 '눈물 한 방울'을 집필했던 자리와 항암치료 없이 임종을 맞은 침상은 마지막까지 자연적 삶을 추구했던 고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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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생이 투병 중에 바라보며 '마지막 잎새'라고 불렀던 나무는 다시 살아나 새 잎을 피우고 있다. 이 선생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다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향후에도 이어령 선생의 서재는 영인문학관 측의 보안 하에 그대로 보존된다.
영인문학관 관계자는 "작년 가을 기획전 때 최초로 공개한 이후 개방 계획이 없었으나, 관람객 문의가 많아 이번 봄 기획전 동안 특별히 공개하기로 했다"며 "이후 공개는 별도로 계획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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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해인 수녀와 작가 조정래 등 예술가 60여 명이 스스로 그리고 쓴 프로필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좌우명과 자화상, 자전적 글 등이 자유롭게 드러난 서화첩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작품을 이룬다.
소설가 김동리와 시인 김상옥의 방을 재현한 '작가의 방'도 특별한 공간으로 관람객에 공개된다.
전시 기간동안 문학평론가이자 건국대 전 교수인 강인숙 관장은 두 차례 강의한다. 지난 4월 27일에 이어, 오는 18일에 소설가 염상섭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표본실의 청개고리와 자연주의' 두 번째 강의가 진행된다.
남기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