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절반의 실패'... 교회는 '올바른 가치 제시하고 공동체 정신 구현' 책임

22대 총선 '절반의 실패'... 교회는 '올바른 가치 제시하고 공동체 정신 구현' 책임

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긴급좌담회 개최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5월 06일(월) 11:10
한국기독교언론포럼은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와 '22대 총선, 절반의 실패와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개최하고 총선 결과에 대한 반성과 한국교회의 과제를 논의했다.
제22대 총선은 공천과 정파적 이익에만 치우쳐 국가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충분한 토론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점에서 이미 국가적으로 '절반은 실패'한 선거로, 한국교회는 이후 발생할 다양한 부정적 파급효과를 대응하고 성서의 가르침에 근거한 올바른 가치와 문화를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독교언론포럼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지난 2일 성락성결교회(지형은 목사 시무)에서 '22대 총선, 절반의 실패와 한국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긴급간담회를 개최하고, 총선 결과에 대한 기독시민으로서의 반성과 한국교회의 과제를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간담회 사회를 맡은 임성빈 목사(전 장신대 총장)은 "선거행위는 가치판단의 결정"이라면서 "신앙과 가치는 서로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로 기독시민이 어떠한 가치로 투표에 임했고, 결과로 반영된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비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는 의미있고 필요한 시간"이라고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제22대 총선에 대해 디지털 대변혁과 뉴노멀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시대에 대한 적절한 적응과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내기 위한 충분한 논의와 토론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주제 발제한 변상욱 CBS대기자는 "총선에서 정당의 승패가 최대 관심사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가의 미래 이슈들에 대한 공감대화 합의를 전혀 이끌어내지 못한 점에서 절반은 실패한 선거"라고 말했다.

그는 비근한 예로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11위인 멕시코 GDP에 이어 14위로 추락한 현 상황과 향후 5년 뒤 인도네시아가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한 보고서를 제시하며 "GDP 감소는 사회적 불안과 불만을 증가시키고 국가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한국사회가 적절한 대안을 모색하지 못하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이용당하다 쇠락하는 결말이 예상될 뿐 아니라 한국교회도 마치 파도에 휩쓸리는 배처럼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기독교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기독교 정당'과 한국교회가 일정부분 거리두기에 성공하며 기독교의 정치적 이미지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은 것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민경중 교수(한국외대 초빙·전 방송통신심위위원회 사무총장)는 "한국교회가 극우 기독교와 결별에 성공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지식 수준이 높고 정상적인 사고와 깊이 있는 성찰이 작동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형은 목사(한국기독교언론포럼·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이사장)는 "보수 기독교를 대표하는 공적인 연합체가 기독교의 관점에서 기독교적 가치와는 별개로 정치와 사회적인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걸어온 길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 한국기독교 보수의 신앙적 명분이 설득력을 잃게 된다"면서 정치 과잉의 시대에 한국교회가 교회의 교회다움을 회복하고 본질을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목회 현장에서 총선이 한국사회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면서도 "한국교회가 성서에 근거한 올바른 가치를 사회에 전파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고 당부했다.

때문에 한국교회가 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시대정신'을 구현해 내지 못하면 총선 이후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 해결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시대정신'이란'한 시대의 사회에 널리 퍼져 그 시대를 지배하거나 특징 짓는 정신'을 의미한다. 변 대기자는 "기독교는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민주화, 산업화 지나오면서 신사 참배와 군부 정권과의 관계 등으로 시대정신과는 살짝 틀어진 느낌이 있다"면서 "차별 금지법과 평등법 제정이며 무슬림 난민 반대를 전 국민이 수긍하기에는 애매하고, 출산장려운동이나 청년들의 일자리와 주거지 문제도 실존적으로 응답하지 못하면서 교회의 위기가 빠르게 당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과연 현재 한국사회에 당면한 문제를 제기하고 선도할만큼의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변상욱 대기자는 "이번 총선에서 계급적 문제 또는 계층 자산의 문제만 유의미한 변수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2040세대는 이념과 정치적 신념이 아니라 각자도생의 시대에 나에게 어떤 유익이 있는지에 따라 움직인다"면서 "사회적 갈등이 커지는 시대에 교리와 이념 갈등이 교회 내부에서 작용하면 교회가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교회에서 사회의 계급적인 갈등이 불거지고 교회예산과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화살이 겨눠지면 교회는 대응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준비할 수 있는 싱크탱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지형은 목사는 "기독교 신앙구조에서 신학교가 '싱크탱그'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가 신학교육의 역할을 고민하며 갱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또 '공생'을 강조하며 "교회는 성서의 가치관에 근거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류와 더불어 살아야 된다"면서 "독선 독단 독재 독점의 시대에 교회는 본질로 돌아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 정신을 이 땅에 구현해 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힘을 실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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