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형상과 고귀한 인격자

하나님의 형상과 고귀한 인격자

[ 똑똑! 목회상담 이렇게 ]

권진윤 목사
2024년 04월 12일(금) 08:38
초기 면접상담을 통해 개략적인 내담자의 호소 내용을 들어보았다. 문제의 발단은 '결혼 초기부터 시어머니와 남편의 의도된 핀잔과 무시로 일관하는 잘못된 관행'이 원인이었다. 우리나라 결혼 풍습 가운데 시급하게 변화되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결혼 초부터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일례로 결혼 후 시댁에서 며칠을 보낸 후 처가댁으로 인사차 가게 되는데, 당연히 잔치 분위기로 온 동네 이웃과 친척들이 축하해 주는데 이웃들이 돌아가고 가까운 친척들만 남은 가운데 신랑의 두 발을 묶고 천장에 매달아 발바닥을 때리며 요구 조건들을 제시하고 신랑은 그 조건들에 약조하는 풍습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하루빨리 서로 친해질 수 있도록 하는 좋은 뜻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다분히 '우리 집안도 이 정도 힘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신부에게 잘 해 주라'는 암시를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 세대에도 가끔 이런 잘못된 호기로 행복해야 할 결혼이 불행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니 조금은 씁쓸한 생각이 든다.

내담자 부부 역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 그것도 신랑보다 많이 배운 신부를 며느리로 맞았으니 핍박이 오죽했겠는가? 신병이 입대하면 군기를 잡듯이 시어머니와 남편이 합심해 군기 잡기에 나섰던 것인데, 설마 했던 남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과가 있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말하는 장가가면 아내 먼저 잡아야 한다는 말이 맞다'는 착각 속에 결혼생활이 영위됐다. 이 외에도 서로 자라난 환경과 성격의 차이도 갈등의 한 부분이었다.

부부 상담은 배우자와 같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갈등으로 서로 대치 중인 부부를 처음부터 같이 상담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어, 당분간은 내담자인 부인 먼저 진행하기로 하고, 결혼 초기 시댁 생활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자녀 양육 시 힘들었던 일들, 자녀들이 성장한 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어려운 일들이 무엇이었는지 상담을 통해 정리한 후 주 호소 문제와 상담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일차적인 상담 방향을 선정하기 위해 대화를 진행했다. 남편에게 상담을 같이 받을 수 있는지 아니면 부부 관계 검사같은 심리검사에 참여할 수 있는지 상의하도록 권했다.

부부 상담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가능하면 부부가 같이 상담에 참여하는 것인다. 그것은 일방적으로 한 사람의 의견만으로는 사실 확인이 어려울 수가 있는 것이고, 설령 상담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부부 중 한쪽만 변해서는 상담의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담에 있어서 '심리검사'는 중요한 사항인데, 상담 내용에 따라 심리검사 종류를 잘 선정해야 하는데, 필자는 부부 상담 시 주로 활용하는 미국에서 개발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종교(기독교) 버전이 있는 '부부 관계 검사지'를 사용하고 있다.

"여호와여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알아 주시며 인생이 무엇이기에 그를 생각하시나이까 사람은 헛것 같고 그의 날은 지나가는 그림자 같으니이다(시편 144 : 3~4)."

3절은 유한하고 연약한 인생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는 것은 어떤 자격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 덕분임을 노래하는 내용이며, 4절은 사람은 그가 든든히 서 있는 때에도 진실로 모두가 허사뿐이라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다. 이렇듯 사람은 온전한 것 같지만 하나님의 자비와 은총 덕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늘 깨닫고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람이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일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들 한다. 의사는 타 학문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는다.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기에 앞서 환자의 상태를 알아보는 정확한 진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목회 상담은 어떠할까? 상담이 뭐냐고 따져보기 전에 사람의 본질과 상태를 깊이 이해함이 필요하다. 그 이유는 목회 상담 그 자체가 어떤 문제나 모양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에 어떤 변화를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본질과 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은 삶의 주체이면서 또한 사람은 삶을 통해서 자신을 스스로 이루어간다. 사람은 삶의 창조자이며 또한 삶의 피조물이다. 사람은 지금까지 철학이 흔히 생각한 것처럼 인식만을 위한 이성적 존재도 아니고 선과 악 사이에서 책임 있는 선택을 하는 윤리적인 존재만도 아닌 것과 같이 사람은 실존 철학이 말하는 실존만은 더욱 아니다. 사람은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차원에서 관찰하면 사회적이고 역사적이며 종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삶의 존재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회적 동물, 란드만이 삶의 표현을 문화라고 생각하면서 사람을 '문화적 존재'라고 한 것은 타당한 정의라 생각을 한다.

이러한 경험과 삶을 따라 형성되는 '사람 됨'의 움직임이란 부단히 계속돼야 한다. 그리고 이 큰 명제를 수행하여야 할 방안의 하나로 마땅히 목회 상담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권진윤 목사 / 참사랑교회·바른신앙회복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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