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위도 인정한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

인민위도 인정한 '베트남을 사랑하는 사람'

[ 인터뷰 ] 한아봉사회 베트남 지부장 김덕규 선교사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22년 12월 12일(월) 11:06
30년간 베트남에서 한아봉사회 베트남 지부장으로 사역한 김덕규 선교사.
지난 6일 열린 한아봉사회 빈롱성 활동 25주년행사에 앞서 포즈를 취한 김덕규 선교사와 장광숙 선교사.
한아봉사회 베트남 지부장 김덕규 선교사에게 있어 '사랑의 집 짓기'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일'이다. 김 선교사가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집이 생기는 순간, 달라지는 얼굴 표정과 주눅이 든 몸짓에서 자신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목도하기 때문이다.

한아봉사회가 지난 25년간 2022채의 집을 지을 수 있었던 사역의 중심엔 김덕규 선교사가 있었다. 빈롱성 주석의 '형님'으로, 부주석의 '삼촌'으로 불리우는 관계가 되기까지 김 선교사가 이곳서 살아온 30년은 베트남을 향한 순애보다.

"사람들을 보면 집이 인격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뜨거운 햇볕과 비바람을 막아줄 집이 없거나 허술하게 되면 사람의 인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이곳서 보았다"고 말하는 김 선교사는 "우리가 하고 있는 집 짓는 일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나가는 일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했다.

김 선교사는 그날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집을 짓는 4박 5일 동안 무표정하던 할머니는 마지막 날 '이렇게 좋은 집에서 처음 산다'며, '죽어서도 이 집을 가지고 가고 싶다'고 펑펑 울었다. 그 할머니를 안아주며 "하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가고, 천국에선 예수님과 함께 금은 보석으로 만든 집에서 살 수 있다"고 알려줬다고 한다.

이렇게 수많은 눈물들을 보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많은 집을 지어 사랑의 선물로 드려야겠다'고 결심했고, 그 결심은 빈롱성에서의 2022채 건축을 공식적으로 선포하게 했다.

수혜 가정 선정은 빈롱성 인민위원회와 친선협회가 함께 선정한다. 후원금 뿐만 아니라, 거의 90% 이상은 한국교회 단기선교팀들이 와서 짓는다.

한밤중에 경찰이 급습해 집을 뒤지는 일은 한참전에 중단됐다. 그만큼 김 선교사는 이곳 인민위원회에서도 인정한 '베트남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이곳 빈롱성은 베트공이 활동했던 본거지면서 기독교를 심하게 박해하던 곳이기도 하다.

김 선교사는 "복음 선포와 삶의 자리는 함께 가야 한다. 삶으로 보여지는 것이 없는데 복음이 들어갈 수 있겠는가"라며, "기독교에 대한 혐오감을 호감으로 바꾸는 일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왜 하필 이곳이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1992년 한베 수교 직후 은사인 서정운 교수가 건넨 '너는 베트남으로 가라'는 말씀이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서였다고 답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곳에 와서 김 선교사는 너무 힘들어 울면서 다녔다고 했다. 나중에는 '여기선 선교 못한다. 난 이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갈 인물이 못 된다'고 결론 내리고 중도 포기를 결심하기도 했단다. 열정이 넘치던 동료 선교사들이 하나 둘 씩 추방당하는 것을 보며 '이번엔 내 차례겠구나' 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파송 교회인 상당교회 정삼수 목사님께서 부목사로 불러줄테니 쫓겨나도 걱정하지 말라던 그 말이 큰 위안이 됐다"던 김 선교사는 "신뢰를 쌓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한 곳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파송교회가 믿어줬고, 그 믿음이 큰 그림을 그리고, 오랫동안 사역할 수 있는 힘이 됐다"면서 "성과를 너무 일찍 기다리지말고 기다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한국교회에 전하기도 했다.

은퇴를 3년 앞두고 있는 김덕규 선교사는 "베트남을 좀더 사랑하지 못한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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