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전도 사역 한계 발견…생활형 전도 시행을

기존 전도 사역 한계 발견…생활형 전도 시행을

[ 12월특집 ] 2021년이 남긴 과제 2)국내 선교(전도)

정해우 목사
2021년 12월 08일(수) 11:20
정해우 목사
코로나 19 여파로 여전히 위축된 예배와 사역들을 마주하고 있다. 코로나 19 장기화로 적절한 돌파구를 찾지 못해 영적 무력감이 학습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목회적 위기감도 든다. 이러한 때에 다시금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위기를 기회로 세우는 반면교사(反面敎師)적 마인드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코로나 시기동안 많은 사역들이 위축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국내 선교와 전도를 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이 교계의 교세 감축으로까지 이어지는 듯하다. 통계적으로 2014년 285만 명이던 우리교단이 불과 7년만에 255만이 되었으며, 매년 5만이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교회수는 늘었다.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사실 기존의 선교는 교회 중심의 대면 위주 사역들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교회 모임이 중단되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교회 본연의 사역인 복음 전도 사역의 길이 난항을 겪고 있다. 대면으로 이뤄지던 이웃섬김과 전도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비대면의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존의 복음 전도 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상태인 것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사실 필자가 섬기는 교회 역시 지역을 향한 전도 사역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였다. 먼저, 교회가 전통적으로 시행해 온 파라솔 전도를 통한 거점 전도, 뚝섬유원지 주변 정리 정돈을 하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관계 전도, 농·어촌에 있는 자립대상교회를 위한 이·미용, 의료·기술 선교 등 기존에 체계적으로 해왔던 전도 사역들을 실시하지 못했다. 또한, 교회 주변의 변화에 따른 전도 전략 계획도 추진하지 못하였다. 교회 주변으로 재개발이 속속들이 진행되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필요와 새로 이주한 사람들을 영접하고자 교회를 중심으로 전도대를 조직하고 전도 훈련 및 교구별로 지역 전도를 실시하고자 했다. 하지만, 코로나 19 확산으로 모이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전도 훈련을 실시하지도 못하였다. 그나마 코로나 이전에도 비대면으로 진행되어왔던 자립대상교회 선교 후원 지원 및 도서 후원 등은 지속적으로 시행할 수 있었다.


교회의 중심적인 전도 사역들이 멈춘 이유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우선은 상황적 전도 전략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기존의 익숙한 패턴에 따른 전도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맞춘 맞춤 전도 전력의 부재가 아쉬움으로 남는다. 교회 중심의 일방적인 전도 패러다임이 아니라, 지역과 소통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쌍방향 전도 패러다임 전략을 즉각 실행하여 지역과 상생하며 교회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전도 사역이 몇몇 교회 엘리트 전도대원의 역량만 의지한 나머지 생활형 전도로 확장되지 못한 부작용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전도는 삶이어야 한다. 삶의 자리에서 생활형 전도를 통하여 그리스도를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교회는 전도 사역을 소수의 전문적인 사역으로 치부한 나머지, 코로나 시국에서 전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생활형 전도가 낯설어 어떤 방식으로 관계전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오지 못했다. 결국 전도는 삶에서 관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신앙의 연장선에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계기였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전도 사역의 한계를 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코로나 이전 전도 사역은 교회가 중심이 되어 전도를 기획하고 실행한 교회론 중심의 전도사역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교회의 역할이 축소되자 자연적으로 전도의 문도 막히게 되었다. 한국 교회의 전도를 회고해 보면, 교회활동의 일환으로 전도 활동을 해왔다. 교회의 역량에 맞추어 교회가 추구하는 전도를 통하여 공동체의 일치와 교회의 부분 사역으로 여겨 왔다. 이러한 접근들은 전도를 교회의 한 기능으로 보는 관점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선교인 "선교적 교회"로 교회가 추구하는 전도를 재조명할 필요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교회의 본질은 하나님의 선교이다. 하나님의 선교가 없으면 교회는 없다. 하나님의 선교가 먼저이고, 교회는 그 결과물이다. 오히려 하나님의 선교를 통하여 교회가 이분법적 사고를 뛰어넘는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전도 사역을 하는 새로운 모멘텀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세계사적으로 살펴 볼 때, 전염병이 창궐한 시기는 많았다. 그리고 기독교는 이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하나님의 사랑을 이웃 사랑으로 드러내는 전도의 삶을 살아왔다.

감사하게도 필자의 교회는 코로나 시국을 보내면서, 전도에 대한 익숙한 패턴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새로운 전도 모델들을 세우고자 애쓰고 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지역과 연계한 전도 사역이다. 지역주민센터나 구청에 문의하여 지역내 차상위 계층을 위한 생필품 및 위로 물품을 전달했다. 또한, NGO 단체와 연계한 지역 섬김 사역을 통해 선교적 개념의 전도를 시행하고 있다. 성탄의 기쁨을 이웃들과 나누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성탄트리박스를 제작하여 배달했으며, 기아 대책과 연계하여 희망상자를 제작하여 코로나 상황속에서 힘든 이웃들을 위로했다. 또한, 절기인 기쁨의 50일을 통하여 지역내 식당 및 전통시장(노른산 골목시장, 영동교 골목시장, 능동로 골목시장)을 섬기며 생활형 전도를 전 교회가 시행하였다.



분명 위기는 기회이다. 우리가 보다 나은 가치를 위해 살면, 세상 사람들이 다가와 화목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전도프로그램이 아니라 이제는 사회의 필요를 채우는 전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하여 다시금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며, 지역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는 공적사명을 통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교회의 회복을 꿈꾸어 본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도 교회는 땅 끝까지 이르러 증인의 삶을 살라는 주님의 지상 명령을 포기할 수 없다.

정해우 목사 / 신양교회
뉴노멀의 길을 찾다     2021년이 남긴과제 3)사회선교    |  2021.12.14 08:18
과거 답습형 선교는 세계교회 동반자로 협력할 수 없다     2021년이 남긴과제 1.세계선교, 에큐메니칼    |  2021.12.01 16:45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