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의 행복(시 146:5~10)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의 행복(시 146:5~10)

[ 설교를위한성서읽기 ] 7

강성열 교수
2021년 09월 22일(수) 16:35
시편 146편은 시인 또는 예배자("나")가 하나님께 감사 예물을 드리면서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이끌어 낸 일반적인 결론을 회중 앞에서 널리 선포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5절 이하에 이어지는 찬양의 내용은 이 노래의 핵심에 속한 것으로서, 주로 창조와 구원에 나타난 하나님의 주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5절은 3~4절과는 대조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야말로 행복한 사람임을 강조한다. 6~9절은 신뢰해야 마땅한 하나님이 누구신가를 그의 창조 주권과 구원 행동에 비추어 설명하고 있으며, 결론 부분에 해당하는 10절은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권을 자신 있게 밝힘으로써, 5~9절에 있는 찬양의 내용을 하나님의 역사 주권과 관련시켜 요약한다.

5절: 인간 신뢰의 허구성을 폭로(3~4절)한 직후에 이어지는 5절은 헛된 인간 신뢰에 맞서는 하나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강조한다. 5절에 의하면, 하나님만이 유일하고도 절대적인 신뢰 대상이다.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그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진실하시며(6절) 정의를 행하시며 굶주린 자들을 먹이시는 분이다. 또한 그는 갇힌 자들을 자유케 하시며 엎드러진 자들과 맹인들, 의인들, 그리고 나그네들과 고아와 과부 등의 사회적 약자들에게 긍휼을 베푸시는 분이다(7~9절).

그러기에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은 한없이 행복한 일이다. 오직 그에게만 사람에게서 기대할 수 없는 진정한 도움과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이 점은 그가 "야곱의 하나님"이라는 사실로부터 분명하게 드러난다. 하나님은 야곱이 좌절과 낙심에 빠져 있을 때마다 그를 위로하시고 그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심으로써 그에게 새로운 힘을 주셨다. 특히 벧엘에서의 사닥다리 환상이나 얍복 강에서의 씨름과 이름 변화가 그러했다. 이러한 이유들에 근거해볼 때, "야곱의 하나님"을 자기 도움으로 삼고 그에게 소망을 두는 사람이야말로 행복한 자인 것이다.

6절: 시인이 하나님을 창조주로 묘사하는 이유는 그의 창조 권능이야말로 그를 영원토록 신뢰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해서 하나님의 창조 주권이야말로 절망과 고통에 처한 자들에게 참된 도움과 희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은 영원히 진실함('에메트')을 지키시는 분이다. '에메트'라는 낱말은 '아멘'이란 낱말과 같은 어근에서 온 명사로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에는 어느 하나에도 '아멘'하지 않을 수 없음을 표현하는 낱말이다. 따라서 '에메트'는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변함이 없고 거짓이나 속임수가 없음을 뜻하며, 하나님이 자신의 말씀과 약속 내지는 행동에 충실하신 분임을 뜻한다. 이것은 오직 창조주이신 하나님만이 완전히 신뢰하실 분임을 증거한다.

7~9절: 시인에게 하나님을 끝없이 찬양하게 하는 것은 세계와 역사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위엄이나 그의 영광, 통치 등에 있지 않다. 도리어 그것은 억눌린 자들, 굶주린 자들, 갇힌 자들, 눈먼 자들, 엎드러진 자들(개역 개정판은 "비굴한 자들"로 번역함), 의로운 자들, 나그네, 고아, 과부 등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에 있다. 의로운 재판관이신 하나님(신 1:17)은 힘없는 자들이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하신다. 세상 권력이라는 것은 억울한 사람 편에 서기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자들 편에 서지만, 하나님은 그렇지 않다. 그는 부정과 불법을 용납하지 않으시며 억눌린 자들을 위해 정의를 행하신다.

하나님은 또한 힘없고 약한 자들을 보살피는 의인들, 그럼으로써 신앙 공동체의 평화와 안녕을 도모하는 의인들, 항상 하나님의 계명들을 잘 지킴으로써 의로우신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하는 의인들을 사랑하신다. 더 나아가서 그는 악인들이 힘없고 가난한 자들을 억울하게 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시며, 악인들의 길을 뒤엎음으로써 그들의 계획이 번영과 확신 대신에 고통과 재난으로 가득 차게 만드시는 바, 하나님의 이러한 성품은 그를 찬양해야 할 이유이면서 동시에 절망에 빠진 자들이 하나님을 신뢰해야 할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아울러 7~9절은 하나님의 권능과 인자하심이 인간의 힘이 실패할 경우에 효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달리 말해서 이 노래는 인간의 약함 속에서 하나님의 권능이 완전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10절: 찬양의 결론 부분에 속한 10절은 하나님이 영원한 왕이심을 두 번에 걸쳐 반복 선언한다. 왕의 주요 기능들 중의 하나는 정의와 복지를 유지하는 것인데(시 45:4~7; 72:1~4), 위대한 왕이신 하나님은 정의를 지키고 복을 주시는 분이요, 세상 누구와도 비길 수 없는 분이다. 무한한 그의 통치는 인간 신뢰의 부적절함(3~4절)과 대조를 이룬다. 그의 통치는 지상의 왕조들과 달라서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상에 있는 어떠한 반대 세력도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를 훼방하지는 못한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원수들의 교활함과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하나님께 대해서는 전적으로 무능력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영원한 통치야말로 그의 궁극적인 승리를 보증한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왕으로서 다스리시는 한, 악인은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며 힘없고 약한 의인들은 하나님의 구원에 감격할 것이다.

강성열 교수 / 호남신학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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