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다

예수님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다

[ 기독교미술읽기 ]

유미형 작가
2019년 05월 01일(수) 10:00
예수님의 사랑 _제자의 발을 씻으시다 29.6 × 42cm 볼펜 & 혼합재료 paper, 2018
안광음은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에 종교적 내용을 자신의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종이 위에 볼펜 등 다양한 필기구로 성경의 가르침과 감격을 재현한다. 표현하는 욕구 수단으로 필기구를 사용하여 섬세한 묘사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까지 국내 화단에서는 생소한 장르이지만 그림에 대한 충동이 생길 때마다 손쉬운 도구를 사용한 것이 동기가 되었다.

민간풍습 중 첫돌이 되면 실, 돈, 펜, 책 따위 중에 고르는 돌잡이 놀이가 있다. 우리는 그 즈음부터 필기구에 길들여져서 한평생 무언가를 쓰거나 끼적이며 살아간다. 어쩌면 그에게는 생명줄 혹은 밥줄이다. 그는 일본에서 스페이스 디자인을 수료하고 건축과 실내 인테리어 사업을 했었다. 그런 연유로 필기구는 항상 손에 붙어 다녔고, 결국 친숙하고 능률적인 도구를 그림에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해학적이고 풍부한 유머에서 기인한 익살맞고 장난스러운 묘출은 대중을 지배한다. 일예로 그는 에드가 드가의 그 유명한 '욕조 연작'에서 둥글고 야트막한 목욕통에서 목욕하는 여인을 까마귀가 목욕통에서 발 씻는 것으로 의인화했다.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향하여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요 13:10)라고 하셨는데, 그리스도인의 죄 씻음의 상징이지만 광야 같은 인생여정에서 더러워진 발은 계속하여 씻어야 한다는 의미로 꽐꽐 쏟아지는 펌프 물에서 계속 씻는 것으로 풍자했다.

'예수님께서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고'(요 13:5)라는 말씀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또한, 예수의 얼굴 모습과 손의 모양새가 예사롭지 않다. 사람의 손은 인체에서 중요한 기관으로 생명의 원천적 기능과 행동 기관이라 할 수 있다. 힘, 능력, 권위, 보호, 축복 등의 상징성이 있는데, 예수의 손은 사랑과 희생을 나타내는 손일 것이다. 생명, 치유, 축복의 모양새로 손을 자세히 보면 빨간 하트 모양의 못 자국이 있는데 예수의 인성과 신성을 의미심장하게 상징한다.

'예수님의 얼굴'이라는 렘브란트의 유명한 작품도 있지만, 예수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비잔틴 예술에서는 예수를 창조주와 심판주로 신성을 강조 했지만, 그는 우리 삶의 예수로 묘사하고 있고, 남산과 남산타워는 갈보리 언덕의 십자가를 상징한다. 민화풍의 거대한 소나무는 한국적 미감의 상징성으로 장엄함과 신앙의 절개를 나타내고, 까마귀의 의인화를 통해 제자다운 삶의 모습 즉 믿음의 절개와 굳건한 신앙을 암시했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온 가족이 함께 '예수님의 사랑_제자의 발을 씻으시다'를 감상하고, 예수께서 보여주신 겸손의 본을 실천하여 '가족 세족식의 날'을 선포하고, 부모님과 자녀의 발을 씻겨준다면, 이 세상도 제법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다.



작품 / 안광음

경력 / 동경디자이너 컬리지(스페이스디자인과 수료) 개인전 6회, 단체전 다수

교회 건축 및 리모델링 (수원구세군교회, 안산구세군교회, 서초 신동교회, 이촌동교회, 방배새순교회, 양주예향교회, 부암동교회 등 20여 교회)



유미형 작가/서양화가, 기독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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