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화재에 안전합니까?

교회, 화재에 안전합니까?

잇따른 화재 ... 교회도 정기적인 소방점검 및 교회 자체 매뉴얼 점검 숙지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4년 01월 08일(월) 03:11
부천좋은교회 선교원 어린이들이 소방훈련을 받고 있다.
얼마전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를 피하기 위해 아버지가 어린 자녀를 안고 뛰어내렸다가 숨지는 참극이 벌어진데 이어 하루가 멀다하고 전국 곳곳에서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교회와 성도들의 가정에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 12월 13일 제주노회 대천교회(김태용 목사 시무) 예배당이 화재로 전소해 2000여만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났다. 이어 충북 영동의 한 교회에서 송구영신예배 중 교인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충남 공주의 한 교회 사택에서도 불이 나 40여분 만에 진화되는 등 교회도 화재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화재 초기소화 및 대피 요령 등을 습득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눈길을 끈다.

광주 북부소방서 서원남 119재난대응과장(담양주산교회 장로)은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소방시설법) 제22조(소방시설 등의 자체점검)'에 의거해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설치·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해 연 1~2회 자체점검을 실시해야 하는데, 교회도 자체점검 대상에 포함된다"면서 "교회는 소방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소방안전교육과 훈련을 통해 유사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자체점검의 대상이 아닌 교회의 경우 "교회와 성도들이 화재 예방에 관심을 갖고 화기취급 및 전기용품 등을 사용할 때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면서 "교회 내 소화기를 비치하고 주기적으로 소화기 사용법 교육과 유지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소방시설법에 따르면 일정 면적 이상의 건물의 관계인은 반드시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람으로 '소방안전관리자(방화관리자)'를 선임하고 소방서에 신고해야 한다. 방화관리자는 회사 등 공공시설 등에 화재를 예방하고 소화전, 화재경보기, 소화기 등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책임자로 소방계획서의 작성, 피난 등의 훈련, 화기 취급의 감독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부천좋은교회 박요셉 목사(총회 소방선교후원회 회장)는 "소방시설법에 따라 교회 내 방화관리자를 선임하고 정기적으로 화재 예방과 안전 관리, 안전 의식 향상을 위한 실무교육을 의무적으로 받고 있다"면서 "소방시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소방안전교육과 훈련을 통해 유사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교회 방화관리자 윤기희 장로는 "위탁관리업체를 선정해 소방작동점검과 소방종합정밀점검을 해마다 2번 받고 있고, 1년에 한번 선교원 어린이의 소방훈련과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좋은교회는 화재시 매뉴얼을 구축하고, 항시 비치해 놓고 있다.

교회의 소방훈련은 '화재의 예방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37조에 따라 소방안전관리대상인 경우 방화관리자가 직접 소방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의무사항이다. 자체적으로 훈련이 어려운 교회는 지역의 소방서에 협조를 요청하면 합동훈련 및 소방교육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화재 대피 과정에서 인명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대피원칙을 숙지하고 대응 매뉴얼에 따른 훈련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화재시 유독가스 이동 속도는 2~3㎧로 사람의 보행속도인 0.5㎧보다 훨씬 빠른 수치다. 화재 대피 중에 연기 흡입이나 질식 등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많은 이유다. 전문가들은 연기 흡입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수건 등을 물에 적시거나 옷 소매 등을 이용해 입과 코를 가리고 최대한 자세를 낮추어 안전하게 외부로 대피해야 한다고 조언하다.

특히 다수 인원이 모인 시간대에 발생한 화재라면 병목 현상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사전에 교육된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질서있게 대피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대피 시에는 창문이 없는 막힌 공간이나 화장실, 승강기 등은 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정전으로 승강기에 갇혀 질식 등 위기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화재 시 대형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교회 화재는 대부분 화목보일러 과열이나 주방에서 화기를 취급하다가 부주의로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서 과장은 "화목보일러를 사용할 경우 과열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정시간 사용과 휴식을 유지하고 주방에서는 소화기를 항시 비치하고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게 반복해서 사용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교인 가정에도 "가스 밸브의 가스 누기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김치냉장고나 전기 가전은 절연 성능 저하로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열이나 습기가 많은 장소는 피하고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면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설치되어 있다면 건전지 접촉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정상 접촉상태에서 경보음이 반복된다면 건전지를 필히 교체하라"는 화재 예방 팁을 전했다.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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