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고립? 실천의 부재가 원인

세상에서 고립? 실천의 부재가 원인

한국실천신학회 학술대회, 실천신학 분야 동향들 소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5월 17일(수) 16:13
한국실천신학회가 지난 13일 총신대학교에서 '실천신학의 동향분석과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베드로의 설교 전달 방법을 비롯한 통성기도와 침묵기도의 상호보완적관계, 예배드림과 일상의 삶에 관계 회복의 필요성, 교인의 신앙성숙을 위한 목회자와 장로의 리더십 등 다양한 실천신학 분야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베드로의 설교, 그리스도 중심의 강해 설교 기반

먼저, 이날 정기학술대회에선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설교 전달 방법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다. '사도행전 2장에 나타난 베드로의 설교 전달 방법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제한 이영찬 교수(침례교신학대학교)는 베드로의 설교 방법은 그리스도 중심의 강해 설교를 기반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교수는 오늘날 설교자에 귀감을 줄 베드로 설교의 세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 베드로의 설교는 대화 방식이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청중의 질문에 답을 하거나 반대로 청중에게 질문해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은 수사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는 청중들의 집중을 높이고 설교자의 말에 귀 기울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둘째, 베드로의 설교는 음성 언어(발화)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청중들의 집중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수사적 방식이 도입됐는데 △ 청중을 부르는 말(호칭)로 주의를 집중시키고 △ 모두가 들을 수 있는 큰 목소리를 사용했으며, △ 정확하고 확신에 찬 음성으로 전달했으며 △ 듣는 이들이 편한 속도로 설교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셋째, 베드로는 비음성적 표현을 통해 설교에 힘을 실어줬다고 지적했다. 베드로의 얼굴 표정은 담대하고 자신이 있었으며 따뜻한 눈으로 청중들을 봄으로써 신뢰를 심어주고, 적절한 제스처를 통해 설교에 활력과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그는 "오늘날 설교자는 베드로처럼 청중에게 귀를 기울여 그들의 처지와 상황을 잘 파악한 후, 일방적인 내용 전달에서 대화식 설교 방법을 적절히 사용해야 하고 설교 메시지는 청중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리스도를 전한 설교는 성령의 역사를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성기도와 침묵기도, 상호내재적 보완관계

한국교회 안에서 널리 실천해 온 통성기도와 다소 짧은 역사를 가진 침묵기도가 긴장과 오해로 인해 이분법적으로 나뉘어 있는 상황에서 이 둘은 서로 수용 불가능한 배타적 관계가 아닌 공통의 기반과 순간들을 공유하고 있는 '상호내재적 보완의 관계'임을 주장하는 발제도 이어졌다.

'통성기도와 침묵기도의 관계 연구: 유념의 길과 무념의 길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한 홍승민 교수(서울신학대학교)는 기독교교회 전통에서 통성기도를 유념의 길, 침묵기도를 무념의 길로 두며, 두 기도 모두 그리스도교 기도 전통과 신학에 기초하고 있으며, 서로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음을 주장했다.

홍 교수는 통성기도와 침묵기도 간의 관계를 고찰하기 위해 기독교 영성 전통에서 유념의 길을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이냐시오의 '영신수련'과 무념의 길을 보여 주는 '무지의 구름'을 분석한 후, 두 기도의 상호내재적 관계성을 언급했다.

한편 지난 115년간 한국교회의 주된 기도 방법으로 자리잡아 온 통성기도는 20세기 말 이후 '영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다양한 침묵기도, 또는 관상기도의 방법이 한국교회에 소개되면서 기존의 통성기도에 익숙한 사람들은 낯선 기도 방법에 혼란이나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어 그의 연구는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시대의 영적 예배, 삶의 자리에서 드려지는 예배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회를 향한 새로운 근거와 변혁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이인수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글성경 번역을 통해 본 영적 의미 톱아보기: 삶으로 드리는' 제하의 발표를 통해 "코로나 대유행의 시기를 지내면서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가 실천의 부재"라며 한국교회가 수많은 예배와 집회에도 불구하고 세상으로부터 점점 분리되고 고립돼 가는 모습 속에 예배드림과 일상의 삶에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 교수는 "로마서 12장 1절에 '산 제사'와 더불어 우리가 드릴 '영적 예배'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우리의 예배가 그리스도인의 삶의 자리로 이어지고 실천의 현장으로 이끌리어 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영적 예배'의 의미를 강조하는 이유는 교회가 명목상 주일 만의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형식과 장소를 초월한 삶으로 이어지는 예배, 그리고 삶의 자리에서 드려지는 예배가 이 시대에 요구되고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사 '섬김 리더십'과 장로 '윤리적 리더십', 교인 신앙성숙에 영향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은 더 이상 권위적 리더십에 공감할 수 없는 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보여줄 뿐 아니라 여기엔 목회자의 리더십 부재가 있음을 지적한 발제도 이어졌다.

'목회자와 장로의 리더십이 교인의 신앙성숙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제한 장필조 교수(한남대학교)는 "한국교회의 위기는 리더십의 부재 내지는 왜곡된 리더십에 있다"면서 "목회자의 서번트 리더십이 기존의 권위적 리더십의 한계와 수직성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리더십 방법론을 제시하는 동시에 교인의 신앙 성숙에 중요한 변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장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헌법에서 명시한 장로의 윤리적 리더십을 언급하면서 장로가 단지 교회 행정과 조직을 이끄는 기능론적 객체가 아니라 목회 현장에 동행하는 목회동역자라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교인의 성장 가능한 잠재력 개발에 힘써야 할 것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장로의 윤리적 리더십이 유의미한 매개 효과를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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