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질문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는 신학서적 봇물

시대적 질문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는 신학서적 봇물

'과학과 종교' '히브리서에서 요한계시록까지' '바울의 사상을 그리다'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3월 27일(월) 08:26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시기에 신학의 깊이를 더해 주는 신간들이 발간돼 목회자와 신학생들에게 관심을 끈다. 신학의 주제와 관심이 다양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여전히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조망하는 연구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21세기 최고의 복음주의 신학자 중의 한 명으로 손꼽히는 알리스터 맥그래스가 오랜 강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배경지식이 없이도 과학과 종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과학과 종교'(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 생명의말씀사) 개정증보판을 내놓았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옥스퍼드대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했던 강의를 기반으로 한 책이다.

흔히 과학과 종교에 대한 관계를 논의할 때, 우리들이 갖는 질문들이 있다. 종교와 과학은 얼마나 양립할 수 있는가? 종교적 신념은 과학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불가피하게 과학적 탐구에 장애물이 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맥그래스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입체적인 해석과 최신 흐름을 다룬다.

저자는 과학과 종교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류 문화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상이한 두 세력을 다룬다. 그러나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관한 논의는 복잡한 역사적 사건들을 잘못 이해해 그릇 설명한 탓도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갈릴레이와 교회의 갈등, 윌버포스와 헉슬리의 논쟁 등을 제시했다. 이처럼 과학과 기독교가 필사의 사투를 벌인 듯 묘사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두 분야는 역사적으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세상에 대한 이해를 풍성히 발전시켜 왔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분야의 권위자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과학과 종교의 핵심 주제를 다양한 항목으로 나눠 흥미롭게 논의한다. 또한 과학과 종교의 주요한 사건들을 학문적 배경뿐 아니라 역사적, 정치적, 과학적, 종교적 관점을 탐구한다. 그리고 과학과 종교가 사용하는 다양한 모형과 비유와 논제들을 논의한다. 마지막으로 과학주의, 트랜스휴머니즘, 비판적 실재론 등 가장 최근에 이뤄진 개념적인 발전도 탐색한다. 역사, 철학, 자연과학, 신학을 하나로 묶어 세계를 이해하는 핵심문제들을 다루는 맥그래스의 학문적 천재성과 탁월한 통찰력이 엿보이는 책이다.



신학의 연구 분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관심사가 변하듯, 요즘 신학 연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성서신학 분야라고 흔히들 말한다. 한동안 이론신학이 관심을 주도 했다가 다시 실천신학으로 그 흐름이 바뀐 뒤, 최근 들어 성서신학으로 다시 되돌아가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말이다. 서점에도 이론신학이나 실천신학 보다는 성서신학과 관련된 책들이 봇물을 이룰 정도다. '히브리서에서 요한계시록까지'(안드레아스 J. 쾨스텐버거 지음/CLC)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분명한 복음주의적 관점에서 각 구절에 대한 세세한 주석을 피하면서도 해당 문헌의 주요 구절과 본문에 대한 높은 수준의 해석을 제공한다.

성경이 우리에게 주어진 이유는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올바로 이해하고 올바로 순종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성경의 메시지를 실천하기 위해 성경본문을 읽고 균형감 있게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한편에선 주관적 해석에 기초한 감성적 성경읽기가 있다면, 다른 한편에는 신앙과는 무관해 보이는 학문적 성경 읽기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쾨스텐버거의 '히브리서에서 요한계시록까지'는 수많은 주석, 강해, 설교집의 늪 속에서 신약 본문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구약과 신약, 신학과 신앙, 본문의 의미와 현재의 삶(윤리)을 긴밀하게 연관시킨다는 점이다. 또한 성경의 난해 구절을 명쾌하게 해설해 줄 뿐만 아니라 책 중간중간마다 도표나 도해를 첨가해 해당 본문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



개별적인 바울 서신을 이해하기 위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 주는 바울 사상의 지도나 숲 같은 역할을 하기 위한 책 '바울의 사상을 그리다'(김도현 지음 / 성서유니온)도 발간됐다. 바울 사상의 큰 그림이 머리에 그려져 있다면 개별적인 바울서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바울 신학을 집대성하기 위한 목적 보다는 몇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바울의 생각을 표면적으로 소개하는데 맞춰졌다. 우선, 이 책은 바울의 정체성을 논의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제1부에선 바울을 유대인으로 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논의한다. 제2부에선 바울이 선포한 복음, '죄'로부터 시작해 '부활'에 이르기까지 선교사 바울이 선포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한다. 이어 제3부에선 바울이 살았던 로마제국의 문화에 집중해 로마제국이라는 정치적 개체가 하나님 나라와 관련해 어떤 의미가 있었고 그가 어떻게 대했는지 논의한다. 4부에선 구체적으로 공동체에 대한 그의 비전을 다룬다. 그가 지니고 있던 '시간' 개념이 중요한 이유는 그의 비전이 철저히 종말론적이었기 때문이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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