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으로 가다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다

[ 땅끝편지 ] 에티오피아 송의광 선교사<2>

송의광 선교사
2023년 03월 28일(화) 19:05
신학생들이 성경 통독 후.
타슈켄트크리스천세미너리 교수들과 학생들.


우즈베키스탄에서 견습 선교사로 지내다 돌아온 후 신대원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전임전도사 사역을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세계선교대학원에 입학하여 선교학 공부를 계속하였다. 선교학을 공부하면서, 또 선배 선교사들과 만남을 이어가면서 선교에 대한 생각이 더 커진 듯하다. 1999년 목사안수를 받고 2000년에, 전에 교육전도사로 일했던 교회에 부목사로 다시 가게 되었다.

어느 날, 교회 마당을 지나가는 한 외국인을 만났다. 어디서 왔는지 물으니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하였다. 어느 도시 출신인지 다시 물었을 때 사마르칸트라는 대답을 들었다. 내가 처음 가서 일한 선교지가 우즈베키스탄의 사마르칸트인데, 거기서 온 사람을 한국에서 만날 줄이야! 그 사람은 일홈이었고,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 물었는데, 한국어를 가르쳐 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하여 몇몇 외국인들을 모아서 토요일 저녁에 한국어 학교를 시작하였다. 봉사하는 집사들과 청년들과 함께 한국에 온 손님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기쁘고 보람된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에 교회에서 선교사 한 가정을 파송하겠다는 결정을 하였는데, 당시 막내가 태어나기 5개월 정도 전이어서 선뜻 가겠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당회에서 나를 선교사로 파송하기로 결정한 후에 그 소식을 알려 주었다. 2002년 12월, 눈이 많이 오는 해 겨울로 접어드는 때
한국에서 만나, 우즈베키스탄 초기 정착에 큰 도움을 준 일홈(우측).
에 5명의 가족이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했다.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한 후 사마르칸트에서 장기 선교사로서 초기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일홈의 큰 도움을 받았다.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에서는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내가 한국에서 일홈에게 주었던 도움보다 훨씬 큰 도움을 정착하는 기간에 받았다. 우리에게 와 있는 외국인 친구들을 돕고 전도하는 것이 선교에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였다.

사마르칸트에는 신학교가 있었는데, 이성윤 학장이 세운 학교이다. 이 신학교를 통하여 비자를 받아 우즈베키스탄에 입국하였다. 선교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업무를 시작하였다. 학장은 연세가 많았고, 학교 등록 유지 등 대외업무에 집중하는 듯이 보였고, 나는 학사운영에 직접 관여하여 직원들과 함께 학교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초보 선교사로서 열정에 사로잡힌 나는 두 가지 면에서 무리를 하였다.

첫째는 건강 관리였다. 1주일 정규 수업에 내가 맡은 시간이 주간과 야간을 합하여 18시간으로 꽤 많았다. 거기에다가 매일 채플이 있고, 주말에는 교회에서 일했다. 교수들 중에 사정이 있어서 결강을 통보해 오면 나는 보충수업을 강행했다. 그렇게 무리하던 시간이 약 2년 정도 흘렀을 때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그 때 시작된 허리 통증은 10여 년 동안 나를 무척 힘들게 하였다. 사역을 지속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도 영위하기 어려운 상태로 악화되었다. 장기적인 사역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몸이 꼭 필요한데, 초보 선교사의 지나친 열정 혹은 욕심이 몸의 건강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는 재정 사용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를 처음 파송한 교회에서 총회 기준에 상당하는 후원금을 보내 주었기에 5명의 가족이 생활하기에 모자라지는 않았다. 그 당시 초임 선교사였던 나는 거의 사역비를 지원받지 못했었다. 그런 상황에서 초임 선교사의 열정으로 생활비 가운데 상당 부분을 사역비로 지출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보이는 필요를 보고 생활비를 지출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때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가족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까지 재정을 사용한 나의 행동에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새로 선교지로 나가는 선교사들을 만나 훈련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나의 초임 선교사였을 때 건강과 재정 사용에 대해서 실수했던 이야기를 그들에게 들려주면서 건강과 재정을 잘 관리하고 사용하라고 진심으로 조언한다.

송의광 목사 / 총회 파송 에티오피아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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