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정교회의 성화(이콘), 신학적 교육적 목적 가져

동방정교회의 성화(이콘), 신학적 교육적 목적 가져

한국교회사학회에서 한국정교회 조성암 대주교 동방정교회의 이콘과 기독교 예술 주제로 발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3년 03월 20일(월) 10:43
한국교회사학회가 '세계기독교의 주요 전통들을 찾아서'라는 대주제에 따라 첫 번째 시리아 정교회에 이어 두 번째로 지난 18일 루터대학교에서 '동방정교회의 이콘과 기독교 예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와 공동으로 개최한 이번 학술대회에선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대주교(한국정교회 대교구)가 '동방정교회의 이콘(성화)과 기독교 예술을 찾아서'를 주제로 발표하고 정교회 예배에서 성화를 사용하는 것은 교육적 특징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우선, 조성암 대주교는 성화(이콘)에 대한 옹호와 파괴의 역사적인 논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짚었다. 그는 "성화는 이미지의 사용을 통해 교회의 성서적, 교회론적, 그리스도론적, 영적 가르침을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교회를 뒤 흔들었던 '성상 파괴' 시대에도 성화 옹호론자들은 우상 숭배의 경우 우상이 만들어진 물질이나 재료를 숭배하지만 성화에 대한 공경은 성화를 이루는 그 물질이나 재료가 아니라 성화가 표현하고 있는 원형에게 전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화에 나타난 인물은 우상처럼 인간의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고 그렇기에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성화 파괴는 하나님 말씀이 인간이 되신 성육신 교리에 반대되는 이단적 가르침이었고 따라서 인간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경륜의 신비에도 반대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교회의 교부들과 신학자들은 성화를 다시 교회의 삶에 들여오기 위해 그토록 힘들고 끈질긴 투쟁을 벌었다고 소개했다.

심지어 "정교회 신자들은 성화를 예배하는가?"라는 일부의 오해에 대해서도 그는 "이는 무지로 인해 발생한 매우 큰 오해"라며 "정교회 신자들은 성화를 예배하거나 숭배하지 않으며 오직 참되신 삼위일체 하나님만 예배할 따름"이라며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당시, 성화의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성화 공경을 성경의 가르침과 반대되는 우상숭배 행위라고 봤다. 이에 대해 조성암 대주교는 8세기 신학자 다마스크스의 성 요한의 말을 인용해 "옛날에는 하나님은 육체가 없으시고 볼 수도 없는 분이셨기에 그 어떤 형상도 만들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지금 하나님은 육신 안에서 보이셨고 사람들과 함께 사셨기에 나는 보이는 대로의 하나님을 하나의 형상으로 표현한다"고 소개했다.

결국 787년 제7차 세계공의회는 성화에 흠숭(예배)이 아니라 공경과 경의를 드려야 한다고 분명하게 결정했고 이 결정들은 성화에 대한 교리가 됐으며 모든 정교 그리스도인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교리를 믿어 왔다고 설명했다.

"정교회 성당에서 성화는 장식적인 특성을 갖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는 분명한 입장을 내놓았다. "성화는 본질적으로 교육적 특징을 가지며 장식을 위한 것이 아니다. 물론 성화 하나하나는 미학적 가치가 높은 예술 작품이지만, 성화의 주된 역할은 시각적 만족을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에게 교회의 교리와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다. 즉 성화는 단순한 장식적인 요소도 아니고 단순한 종교화도 아니며 바로 천상과 지상이 만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그는 "정교회에선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칠 때 문자로 기록된 성경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된 성화도 사용했다"면서 "성화는 예술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신자들에게 정교회의 신학을 가르치고 설명해주는 교육적 차원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는 "성화는 설명이며 책이 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듯, 그림은 글을 모르는 사람을 위한 것으로서, 결국 같은 것"이라며 "말이 청각을 위한 것이듯, 형상은 시각을 위한 것으로서 결국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그는 동방정교회 이콘(성화)에 관한 신학적 입장을 재차 정리했다. 우선, 그는 "성화 공경은 교회의 그리스도론적 교리와 관련이 있다"면서 "누구든 성화를 공경하고 성화에 경의를 드리는 것을 거부하는 사람은 본질적으로 하나님 말씀의 성육화를 부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성화에 대한 공경은 현대의 발명품이 아니라 고대 교회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분열 이전 첫 천년 동안의 교회는 의심할 여지없이 예배에서 성화를 사용했고 이를 증명하는 예들로 가득 차 있기에 정교회는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셋째, "성화에 대한 공경은 정교회의 올바른 교리적 가르침을 표현한다"면서 "성화를 숭배하고 예배하는 것은 이단으로 정죄받으며 따라서 정교회 신자들에게도 이질적이고 낯설게 느껴지는 관습"이라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정교회 예배에서 성화를 사용하는 것은 교육적 특징을 지닌다"면서 "신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정교회는 현대 기술이 발전하기 십 수 세기 전부터 시청각 교육 시스템을 사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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