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고고학적 발견 업적 중 가장 큰 것"

"20세기 고고학적 발견 업적 중 가장 큰 것"

'나그함마디 문서' 한글 번역서 발간, 신약성서학자 소기천 교수 "신약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 강조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9월 02일(금) 09:47
제임스 로빈슨 교수(왼쪽)과 소기천 교수(오른쪽).
"1945년 이집트에서 발굴된 나그함마디 문서는 1947년 사해문서의 발견과 더불어 20세기 고고학적 발견의 업적들 가운데 가장 큰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이규호 신비주의 연구가에 의해 최근 국내 최초로 '나그함마디 문서'(동연) 한글 번역서가 출간된 가운데 국내 나그함마디 문서 연구의 권위자인 소기천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가 "나그함마디 문서는 비영지주의 관점에서 신약학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가치를 갖는다"며 이와 같이 평가했다.

나그함마디 문서에 관한 연구는 프랑스의 콥트학자인 장 도레스가 처음으로 영지주의 관점에서 시작한 이후로, 제임스 로빈슨 교수(클레어몬트대학교)가 사회학적·비영지주의 관점에서 연구를 한단계 발전시켰으며 오늘에 이르러 국제성서학회가 나그함마디 문서 연구를 위해 학회 안의 한 분과를 구성하는 등 세계 신학계가 이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임스 로빈슨 교수의 제자로 이 분야를 깊이 연구해 온 소기천 교수는 "나그함마디 문서를 발굴한 초기엔 영지주의와 관련된 문서라는 오해와 함께 콥트어로 기록된 문서의 해독과 연구의 지체로 빛을 보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비영지주의 문서에 관한 연구 및 역사적 예수 연구의 폭을 더욱 넓혀주고 있다"며 그 역사적 가치를 소개했다.

또한 그는 이번 한글 번역본 출간에 대해선 의의와 아쉬움 부분도 언급했다. 그는 "우선 국내 최초 한글 번역서라는 점에서 국내 성서신학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나그함마디 문서가 쓰여진 콥틱어에서 직접 번역하지 않고 영어를 대본으로 번역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글 번역서에 대한 또 하나의 아쉬움에 대해 그는 "1945년 발굴된 나그함마디 문서는 59개이지만 한글 번역서에는 48개로 중복되는 문서를 제외했다"면서 "사실 중복된 문서들은 콥트어 본문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다른 중복되는 문서의 차이가 이번 번역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그는 이번 번역서를 통해 한국 신학계와 교계 안에 나그함마디 문서에 대한 올바른 관점이 형성될 것을 기대했다. "한글 번역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 중엔 영지주의 관점에서 기독교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한 그는 "실제로 나그함마디 문서는 4세기 니케아 회의 때 신약 경전이 채택되기 이전에 초기 기독교인들이 많이 읽었던 지금의 경건서적과 같은 것"이라며, "이미 신학계에선 나그함마디 문서에 대한 관점이 일치된 만큼, 영지주의적 논점에서 벗어나 비영지주의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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