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의 필요를 보고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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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편지 ] 동티모르 이대훈 선교사 3. 현실에 응답하는 맞춤선교

이대훈 선교사
2022년 02월 15일(화) 07:42
가사를 도와야만 하는 동티모르 아이들.(2005년)
커피밭에서 필자를 환영하는 아이들.
만약 신학교가 없어서 목사의 꿈을 가진 청년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성령의 역사를 믿으며 복음의 권위를 가진 성경 한권을 부탁하는 청년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걸어서 심방을 해야 하는 전도사가 피곤을 호소하며 자전거 한 대를 요청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반찬 없이 하루 한 끼 또는 두 끼, 밥도 아닌 옥수수죽으로 삶을 지탱해야 하는 눈망울 초롱초롱한 아이들을 만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만약 노트 한권 달랑 들고 학교를 오가는 아이들, 그리고 그 아이들마저 부럽게 바라보는 다른 시선과 마주칠 때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이 가정들은 바로 이곳에서 품고 헤쳐 나가야 할 동티모르의 현상이자 현실이다. 여러분이 이 현상을 목격한다면 어떻게 응답하겠는가? 그 응답이 이곳 동티모르에서의 '맞춤선교'이다.

2004년 7월 12일, 인도네시아 언어를 하는 과정에서 방학이 주어져 동티모르를 방문하고 돌아와서 이렇게 일기를 남겼다.

"동티모르의 하늘은 너무나도 맑았다. 아직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 부끄러운 듯 따가운 햇살로 나의 발걸음을 묶어버리기도 했다. 아직 나의 모습은 외인이었나 보다. 그러나 그것은 더 강한 유혹이었다. 바다는 바다대로, 산은 산대로 처녀의 향취를 그대로 내 품고 있었다.

주의 은혜로 동티모르 여행을 잘 마치고 돌아왔다. 여러 사람이 걱정하는 가운데 여행을 시작했다. 그 염려는 아직 동티모르에 대한 정보의 부족 때문이다. 그러나 함께 동참해 준 기도의 힘을 입고 두 번째 동티모르로 발을 옮겼고, 우리를 동티모르 선교사로 부르실 때와 같이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세밀하게 인도해주셨다. 기간 중에 빌립보서를 묵상하면서 바울의 '기쁨'의 고백을 음미했다. 주님의 은혜 가운데 그 기쁨과 더불어 감사를 드린다.

언어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여러 만남과 교제가 있었다. 그리고 많은 정보와 사실들, 현지의 필요들을 보고 들었다. 이것이 절대기준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정도의 기준을 설정해 주셨다. 이 토대로 나는 동티모르 선교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먼저 이런 결론부터 내린다. 여러 만남은 나에게 현실적인 과제를 안겨주었다. 이제 그 문제에 '어떻게(HOW)'로 접근함이 동티모르 선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것을 '맞춤선교'라 불렀다. 결국 직면한 그 문제는 동티모르를 향한 '하나님의 선교'의 과제이며, 내가 감당해야 할 동티모르에서의 선교는 또 다시 하나님 앞에서 '순종'과 '응답'이란 인식을 한다."

현장방문 그리고 만남과 대화 그 결론은 지금도 아직 대부분 유효하게 지속되며 해결해야 할 동티모르에서 응답해야 할 '맞춤선교'의 내용을 만들어냈다.

이대훈 목사 / 총회 파송 동티모르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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