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운동 주도했던 교회 위상 되찾자

민족운동 주도했던 교회 위상 되찾자

[ 교단 ] 총회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세미나 통해 '평화정신' 기려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3월 03일(화) 17:01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정영택)는 지난 2월 23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세미나 - 3ㆍ1운동과 기독교'를 개최, 3.1운동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고, 민족종교로서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보다 새롭게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광복 70주년, 분단 70주년을 맞이한 해에 열려 다른 어느 때보다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민족공동체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2015'라는 표어 하에 광복 70주년 기념 특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정영택)의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교단 안팎으로부터도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세미나의 발제자로는 임희국 교수(장신대), 이치만 교수(장신대), 황홍렬 교수(부산장신대)가 참여했으며, 강성열 교수(호남신대)가 논찬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3.1운동과 기독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며, "3.1운동 정신과 기독교의 평화정신은 일맥상통한다"는 것.
 
이날 첫 발제자로 나선 임희국 교수(장신대)도 발제 첫머리에 "장대현교회는 3.1운동 당시 서북지역 만세운동의 구심점이었으며, 광복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1946년 3월1일 북한 평양의 장로교 교인 수천명이 교회에 모여 3.1절 기념예배를 드렸다"고 밝히고, "3.1운동 하면 기독교를 넘어선 더 큰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당시에는 교회가 3.1운동의 핵심이었다"며 3.1운동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해 강조했다.
 
임 교수는 '기독교의 관점에서 본 3ㆍ1운동의 평화사상' 제하의 발제에서 독립선언서에 나타난 평화사상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교분석해 눈길을 끌었다. 임 교수가 특히 주목한 성경은 이사야 11장 6~9절. 그는 이사야서에 나타난 하나님의 평화가 3.1운동 독립선언서가 추구한 동양평화론과 조화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사야서를 보면 사나운 육식 짐승과 연한 초식 짐승이 더불어 사는 안전한 세상이 오게 될 것이며, 여기서 뜻하는 평화는 위험한 세상이 안전한 세상으로 변화되는 현실"이라며, "3.1운동의 평화사상은 성경의 평화(샬롬, 에이레네)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한반도의 평화통일과 세계의 평화가 보다 더 절실한 2015년 3.1절에, 우리는 하늘로부터 종말론적으로 임하는 평화를 기다리되, 세계 모든 민족과 나라가 상호 평등한 지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각각 자유를 누리면서 서로 연대하고 연합하는 정의로운 평화를 간절히 기다린다"고 한국교회의 과제를 제시했다.
 
임 교수에 이어 '3ㆍ1운동과 장로교의 역할'을 주제로 발제한 이치만 교수(장신대)는 삼일운동 이전 서북지역 장로교회가 주도한 조선국민회의 활동을 재조명해 소개했다.
 
이 교수는 "삼일운동에 있어서의 기독교 역할을 기독교사적으로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사실을 알 수 있다"며, 신민회와의 연계성, 민족운동의 대중화, 기독교인의 정치의식의 분화 등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조선국민회의 활동을 통해서 삼일운동 이전에도 서북지역 기독교계, 특히 숭실학교와 평양신학이 민족운동과 독립운동에 깊은 유대관계를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며 '105인 사건'의 실체인 신민회도 기독교와 관련하여 주목할 점은 서북지방의 기독교인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삼일운동은 처음에는 기독교 세력이 강한 서북지방 중심에 국한됐었는데 이후 기독교계 기독교계 지방연락책임자 이갑성의 연락지역으로 삽시간에 퍼져 전국적으로 기독교인 주도의 만세시위가 일어났다"며 "이처럼 다양한 지역, 다양한 계층의 기독교인의 독립운동의 경험은 지금까지 사회운동의 실천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기독교 대중의 자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한, 삼일운동 당시 기독교계에서는 독립청원론과 독립선언론으로 의견이 갈라졌었던 배경을 설명하기도 해 눈길을 모았다.
 
'3ㆍ1정신과 한국교회의 평화선교와 평화통일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황홍렬 교수(부산장신대)는 과거의 삼일정신을 오늘의 한국기독교와 접목시키며, 한국교회의 평화선교 및 평화통일을 위한 다양한 과제를 제시해 눈길을 모았다.
 
그는 삼일운동의 결과로 한국교회와 기독교가 서양의 종교로부터 민족 교회와 종교가 됐고, 삼일운동 이후 기독교 신앙양태가 민중계층의 초월적 신비주의와 엘리트 지식인 계층의 현실적 계몽주의 신앙으로 이원화 됐다고 지적했다.
 
발제문에서 역사적인 과거에 속한 삼일정신을 오늘의 기독교와 접목시키기를 시도한 황 교수는 3ㆍ1운동 정신에 비춰 본 한국교회의 평화선교 과제로 △생명선교 △생명의 경제 △경제 민주화 △평화교육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서의 평화선교 △폭력 희생자에 대한 돌봄과 폭력 예방프로그램 △평화 메시지 전달자로서의 미디어 △사회복지 △생태계 살리기 운동 △치유와 화해의 생명공동체운동10년 등을 제시했다. 또한, 평화통일을 위한 과제로는 △사람의 통일과 북한이탈주민 선교 △나눔을 통한 평화통일 △주도권의 전환과 평화운동 8단계 △갈등/분쟁지역에서의 평화선교 전략 △한반도에서 평화통일을 위한 선교 등을 제안했다.
 
한편, 세미나 후 총회는 각 교회별로 3.1절 공동예배를 드린 후 새터민 희망캠프, 세월호 유가족 위로예배,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예배 등의 특별사업을 통해 치유와 화해의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