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기본에 충실한, 안정감 있는 수작"

"소설의 기본에 충실한, 안정감 있는 수작"

[ 제16회 기독신춘문예 ] 제16회 기독신춘문예 소설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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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월 15일(목) 11:48

"소설의 기본에 충실한, 안정감 있는 수작"

제16회 기독신춘문예 소설 심사평

 

2015년 신춘문예에 응모한 소설들은, 신문의 특성 및 공모의 취지를 반영하여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대다수였다. 그런 만큼 심사에 있어서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평가할 수밖에 없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종교적 성향이 작품을 구성하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소설에서 필요한 것은 '종교로서의 문학'이 아니라 '문학의 종교적 경향'이기 때문이다. 자칫 종교성의 형상화가 문학의 본령을 강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러한 측면에 있어서 이 심사에서는 무엇보다도 소설의 본령, 곧 '허구적 사실성'의 설득력을 주요한 미덕으로 간주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그와 같은 생각으로 응모 작품들을 나누어 읽고, 그 중에서 수작 몇 편을 선별하여 다시 교차해 읽었다. 최종까지 논의의 대상으로 남은 작품은, '어머니의 기도'와 '민수기 15장 39절', 그리고 '어둠의 기억' 등 세 편이었다. 심사위원들은 다시 이 작품들을 정독하고 장시간에 걸친 진지한 검토 끝에 '어둠의 기억'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

'어머니의 기도'는 서사적 사건 전개의 구조가 선명하고 극적인 이야기성의 표현이 돋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너무 격앙되어 있어서 안정감이 덜하고, 처음의 이야기를 마무리까지 잘 안고 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민수기 15장 39절'은 목회자 부인의 자기 성찰과 신앙적 삶의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문제를 매우 밀도 있게 보여주고 있으나, 그 소설적 상황이 담보하는 새로운 이야기의 차원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당선작이 된 '어둠의 기억'은 주제와 소재의 명징성, 소설적 사건의 부드러우면서도 깔끔한 진행 등이 잘 조합되어 있고, 전체적으로 보아 신뢰할 만한 소설 창작 기량을 고루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당선자에게 주마가편의 격려를, 아쉽게 낙선한 이들에게는 다음 기회의 분발을 기대한다.

/ 심사위원 현길언ㆍ김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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