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 유통기한이 고작 8년 1개월? 넌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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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계 ] 찬송가 또 제작, "진부하다" 의견 팽배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1월 05일(월) 14:34
2006년 11월 세상에 선보인 21세기 찬송가. 이 찬송가를 두고 교계 여론이 뜨겁다. 논란의 종착점은 결국 또 다시 새 찬송가를 만들자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새 찬송가 제작이 지닌 문제점'을 짚어보고 21세기 찬송가의 개선 방안을 살펴볼 예정이다.   2015년 벽두부터 새로운 찬송가를 만들자는 논의가 고조될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지난 해 12월 18일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실행부위원회가 현재 한국교회 교인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 구매 중단을 결의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감리회의 이같은 결의는 21세기 찬송가의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으며, 자연스럽게 새 찬송가를 만들자는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1세기 찬송가를 외면하기로 결정한 교단이 비단 감리회뿐만이 아니라는 점도 새 찬송가 제작과 시판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지난 해 9월 정기총회에서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단을 결의했으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서대문측도 총회 실행위원회에서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지를 결의했다. 사실 21세기 찬송가를 대신하는 새로운 찬송가를 또 만들자는 논의는 최근의 일은 아니다. 이미 2012년 예장 합동을 비롯해서 감리회와 백석 총회, 기장, 기성, 기하성 서대문측 등이 새로운 찬송가 제작에 잠정 합의한 바 있다.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지를 결의한 교단들의 주장은 대동소이하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가 선곡과 편집, 저작권료와 관련해 심각한 문제가 있어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찬송가 제작이 불가피 하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21세기 찬송가의 수준이 기대이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2006년 11월 13일 출판 감사예배를 드리고 본격적으로 배포되기 시작한 21세 찬송가는 공식 출간 전 이미 공청회를 가졌고 시제품을 만들어 찬송가공회 회원교단들에 보내 검수작업도 거쳤다. 당시에도 수 많은 문제들이 제기돼 출판을 미뤄야 한다는 요청이 쇄도했던 게 사실이고 일정부분 교계의 의견들이 수용돼 막판에 찬송가 내용이 수정됐으나 완벽한 수정이 이뤄졌던 것은 아니었다. 이로인해 당시 언론들은 "수십억원의 예산을 쓰고도 완벽한 찬송가를 만들지 못한 이유가 뭐냐"는 내용의 비판기사를 연일 쏟아내며 찬송가공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당시 찬송가공회는 회원교단들의 결의와 합의를 바탕으로 2006년 11월 13일 21세기 찬송가의 출간을 결정했다. 다시말해 21세기 찬송가가 완벽한 찬송가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2006년 당시 찬송가공회 회원교단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찬송가 출간에 동의했고 이에 따라 21세기 찬송가가 교인들의 품에 안기게 됐던 것이었다. 결국 이제와서 찬송가에 문제가 있으니 다시 찍는 게 대안이라고 한다면 이는 논리가 빈약한 주장에 그칠 수 있다. 한편 21세기 찬송가가 제작되기 전 한국교회가 사용하던 통일 찬송가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돼 한때 찬송가에 추가할 찬송곡과 수정내용 등을 삽지 형태로 제작해 배포한 일도 있다. 단순히 찬송가의 내용이 문제라면 과거처럼 삽지 제작과 같은 대안을 충분히 찾아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새 찬송가를 만들 경우 '하나의 찬송가'를 지향하며 1981년 한국찬송가공회를 설립하고 통일찬송가를 만들어냈던 역사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찬송가의 탄생은 찬송가공회 탄생 이전인 1981년으로의 회기를 의미하는 만큼 간단하게 볼 문제는 아니다. 더나아가 만약에라도 많은 문제를 안고 출범한 재단법인 한국찬송가공회의 개혁이나 비토 등 외부적인 이유로 새 찬송가 제작이 논의된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교회연합활동에 참여했던 본교단의 한 원로 목회자는 "새 찬송가 제작을 통해 여전히 논란 속에 있는 재단법인 찬송가공회를 겨냥하려 한다면 결국은 미봉책에 그치고 말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21세기 찬송가가 나온지 97개월만에 또 다른 찬송가를 만들고 이를 어쩔수 없이 구입해야 하는 교인들에게는 동의도 구하지 않는다면 '매우 불친절한' 교회연합운동의 전형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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