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슬픔에 잠긴 이웃과 함께 하려는 시도 돋보여

결산, 슬픔에 잠긴 이웃과 함께 하려는 시도 돋보여

[ 문화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4년 12월 30일(화) 15:48

올 한해 문화계는 대체로 평범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온 세상을 슬픔으로 뒤덮으면서 교계 문화계도 한발짝 앞으로 내딛기보다 조용하게 그들의 울음에 함께 눈물로 위로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먼저 미술계에서는 기독교미술단체 아트미션이 세월호 참사로 시름에 잠긴 대한민국에 '측은시예-심'이라는 주제로 정기전을 개최하고 그림을 통해 이웃의 아픔에 함께 동참했다. '슬픈 이웃들과 함께 먹는 밥상'을 모티브로 그림에 그리스도의 사랑과 위로를 담아냈다.

특히 아트미션은 국민화가지만 '크리스찬'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수근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그림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재 조명하면서 또 한번 관심을 모았다. 요즘 일반 대중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캘리그라피가 교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신선하다. 캘리그라피문화선교회 '청현재이'는 올해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을 맞아 캘리그라피 말씀깃발전을 열고 성경을 또하나의 예술로 탄생시켰다. 세

월호 참사 이후 대다수의 행사들이 취소되면서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는 부진했지만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들이 돋보였던 한해였다.

영화는 언제나 그렇듯 기독교 문화의 활력이 되고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한국교회가 자성의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잇따라 개봉하면서 교계안팎에서 큰 화제가 됐다. '제자, 옥한흠'과 '쿼바디스'는 한국교회가 비난받는 여러가지 이유가 목회자 윤리, 목회자 세습, 성윤리, 재정비리, 교회 건축 부도 등 낯뜨거운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주며 한국교회가 문제를 인정하고 고백한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사랑의교회'가 겪는 공동체 내의 갈등과 고인의 가족들, 그리고 한국교회 모든 교인과 목회자에게는 부끄러운 상처가 되기도 했다.

반면 목회자에 대한 비난도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도 없이 오직 한 목회자, 고 손양원 목사의 삶을 통해 한국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다큐멘터리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도 눈길을 끌었다. 상반기는 성경을 소재로 한 헐리우드 영화 '노아'와 '선 오브 갓'이 이슈가 됐으며 이장호 감독의 '시선', 북한 인권 실태를 다룬 '신이 보낸 사람'이 관심을 모았다. 이 가운데 '신이 보낸 사람'은 2014년 한국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1위로 꼽히고 있으며, 이장호감독의 '시선'은 예상외 흥행부진으로 안타까움을 남겼다.

기독교 출판에 대해서는 '기독교 서적이란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제자리'란 평가와 '불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교계에서는 '비전'과 '리더십'을 강조한 서적들이 강세를 보였는데, 2014년 12월을 기준으로 '긍정의 힘' '5가지 사랑의 언어' '내려놓음' '목적이 이끄는 삶' '왕의 재정' 등이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인기를 모으며 10위권 안에 선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 서적이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최근 정체된 기독교 출판계의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뿐만아니라 일반 출판계에서는 인문학 심리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가 시도되고 있는 반면 기독교는 여전히 신앙간증서, 목회자 자서전, 그리고 자기계발서에 갇혀있다는 것은 기독교 출판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시행 전부터 논란이 됐던 '도서정가제' 부분에 있어서는 기독교 서적이 처음부터 할인율이 높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까지 큰 타격은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인터넷 경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CCM계에서는 찬양사역자들의 개인 음반이나 찬양집회의 실황을 녹음한 음반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는 유독 자신의 신앙고백을 담은 창작 앨범이 많이 출시됐다. 특히 유명 기성가수들이 개인적인 간증을 담아 CCM음반을 출시했다. 국내 클래식계를 대표하는 베이스바리톤 마르셀 정은 두번째 앨범을 발표했고, 개그맨 유상무는 두개의 디지털 싱글을 선보였다.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알려진 구자억 목사는 오디션 후 5개 음반을 냈으며 평점도 높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올해는 해외 유수한 CCM밴드들의 국내공연이 줄을 이었다는 점이다. 찬양예배의 롤모델 '힐송 유나이티드'가 6월에 내한공연을 가졌고, 뒤이어 커크 프랭클린 등이 공연을 가졌지만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다. 일부 검증되지 않은 밴드가 내한을 하면서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공연계는 대체로 '참담했던 한 해' 혹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해'로 평가된다. 새롭지도 다양하지도 않았으며 뚜렷하게 주목을 받았던 작품도 없었다. 연극에서는 '달빛연가'와 오병이어 페스티벌 4개 작품, 음악극 '보석과 여인'이 창작극으로 무대에 올랐으며 뮤지컬은 대다수 작품이 창작극이었지만 작품 편수도 많지 않았고 관객의 관심도 모으지 못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제자훈련의 선구자이며 교회개척의 어머니로 불리는 문준경 전도사의 삶을 담은 '뮤지컬 문준경'과 선교사이면서도 교육자, 간호사로 일제식민치하의 광주 근대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서서평 선교사'의 삶은 다룬 '뮤지컬 서서평'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목숨과 젊음을 바친 선배 신앙인들의 통해 크리스찬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하나님을 위해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