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연인들도 우리처럼 싸우나요?

다른 연인들도 우리처럼 싸우나요?

[ 상담Q&A ] 상담Q&A

김경 교수 gkim114@swu.ac.kr
2014년 09월 30일(화) 15:48

2964Q.40대 초반에 접어든 미혼여성입니다. 그동안 몇 몇 남자들과 데이트를 해 보았지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 싱글로 지내다 끌리는 사람을 두 달 전에 만나 사귀고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자주 사소한 일로 싸우고 그만 만나자고 했다가 다시 만나기를 두 주가 멀지 않게 반복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A.두 사람은 정서적 필요의 정도가 비슷한 분인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는 서로에게 정서적인 필요의 정도가 비슷한 사람에게 끌리게 됩니다. 즉, 둘 다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의 정도가 비슷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끌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극의 고슴도치 두 마리가 추워 너무 가까이 다가가니 서로를 찔러 아프고, 너무 떨어지니 추워 견딜 수 없어 떨어지기와 다가가기를 반복하다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나게 합니다.
 
외로움은 우리로 하여금 관계에서 애착을 시도하게 하지만 상대방이 나의 외로움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고 상대방을 내가 생각하는 데로 내가 느끼는 데로,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데로 맞추어 주기를 기대한다면 이 관계는 곧 옥죄는 관계로 변할 것입니다. 만약 이러한 기대가 깨어지면 아마 당신은 스스로 '저 사람이 과연 나를 사랑하는 것은 맞나?'하는 의심이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나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나 나 자신의 연장으로 삼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다름에도 불구하고 수용하고 상호적 삶의 나눔을 통해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 이경남차장/knlee@pckworld.com
이러한 경우 우리가 보다 사랑의 관계, 안정적인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각자의 외로움에 대해 직면할 필요가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은 외로움이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이라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 외로움을 경험할 때가 있으며 이 외로움의 고통을 직면하기 보다는 회피하기 위해 스마트폰 뒤지기, 텔레비전보기, 술마시기, 일에 몰두하기 등의 시도를 합니다. 외로움은 또한 우리로 하여금 연인을 찾게 합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 안에 있는 심연의 외로움만이 연인을 찾도록 만드는 동인이라면, 우리의 관계는 옥죄는 갈등관계로 빠질 수 있음을 나우웬은 지적합니다.
 
많은 결혼한 부부들도 결혼 전에는 미래의 배우자가 자기들의 외로움을 제거해 줄 메시야라는 환상을 가지고 결혼을 하지만, 그 환상이 깨어지기 까지는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나와 조금만 맞지 않는 점을 발견해도 상대방에 대한 심한 적개심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사실 외로움은 나 자신이 직면해야 하는 고통이며, 이를 통해 나 자신이 성숙할 때만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우리 안의 외로움을 하나님과의 관계성을 통해 직면하여 보다 자신의 내면의 자아와 든든한 연결성을 회복하게 될 때 상대방과의 안정적인 관계, 친밀한 관계가 발전될 수 있을 것입니다.

김경 교수 / 서울여대 목회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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