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상담Q&A ]

이상억 교수
2014년 07월 16일(수) 17:19

Q.30대 주부입니다. 기독교인이지만 삶을 포기하고 싶습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도 잃어 버렸습니다. 모든 것이 혼란하고 모든 것에 흥미를 잃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삶을 살아가다 어이없는 일을 경험하거나, 가슴 답답한 일을 경험하게 되면, '인생이 이렇게 힘겹다면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절로 살아지는 인생이 아니라고 말하나 봅니다. 어쩌면 살아내겠다는 결단이 없이는 살아지지 않는 인생이 우리네 인생인 것 같습니다.


A.어떤 일이 있으셨는지, 왜 그렇게 아프신지, 무슨 일로 삶을 포기하고 싶으신지 정확하게 말씀해 주지 않으셔서 저 역시 무척 혼란스럽습니다만 그저 가늠하건데 힘든 일들이 많으셨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그저 목사로서,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 성도님의 아픔을 방관한 것 같아 죄송한 마음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 이경남차장/knlee@pckworld.com

 
문제가 일렬로 시간을 두고 하나씩 찾아온다면 하나하나 차근히 해결할 수 있겠지만, 삶의 문제는 동시다발적일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당황하게 되고, 해결의 실마리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 듯하면, 하염없이 절망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거대한 벽에 갇힌 느낌이 들면 주저앉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마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 삶에 지치고 어려울 때 나뭇결을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세찬 풍파와 시린 세월을 오롯이 견뎌낸 나무엔 결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뭇결을 잘 살펴보면 지난 세월이 어떠했는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 결을 보며 나무 그 자체를 판단하게도 됩니다. 삶의 아픔에 대해 나무가 어떻게 반응했는가를 따져보며 나무의 진가를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나무에 결이 있듯 사람에게도 결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생각과 삶의 태도를 보면 그 사람의 결이 느껴집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성도님을 잘해 주실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래서 좋은 결을 갖게 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혼돈과 어두움에 거하십니다. 물론 하나님은 어디에나 거하시는 전지전능한 하나님이시지만, 우리들의 관점에선 하나님의 위치는 언제나 혼란함인 것 같습니다. 마른 눈으로는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지만 하나님은 잘 안보입니다. 하지만 눈물 나는 젖은 눈으로는 세상은 흐릿하게 보이지만 하나님은 또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성도님은 지금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하시지만 가만히 둘러보세요. 가만히 들어보세요. 하나님께서 반드시 함께 계십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그가 창조하시기 직전의 세상은 흑암이었고, 혼돈이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 선언하시며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셨습니다. 사람인 우리는 우리의 한계 때문에 혼돈과 어두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혼돈과 어두움 가운데에서 우리도 "하나님!"하고 선언해야겠습니다. 사랑하는 성도님, 힘겹고 어려울 때마다 하나님을 부르짖어 보세요. 하나님께서 반드시 구하시고 싸매어 주실 것입니다(시 147:2-3). 하나님의 창조에 응답하는 사람의 마땅한 행위를 믿음이라고 합니다. 믿음으로 하나님을 구하면 그가 반드시 우리를 일으키실 것입니다(행 13:33-35). 그러니 아프고 쓰라린 현실이라 할지라도 살아내야겠습니다. 무슨 일로 얼마나 아프신지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반드시 살려주실 것입니다. 저도 눈물가운데 중보하겠습니다.
 
이상억(장로회신학대학교 목회상담학 교수)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