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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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김병호 선교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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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7월 08일(화) 10:31
   
▲ 선교사로 파송받아 개척하였던 우라와교회.

가깝고도 먼 나라로

김병호
총회 파송 일본 선교사

처음부터 일본선교사를 지망하여 간 것은 아니다. 목사가 된 후에도 좀 더 배워야겠다는 계획으로 가까운 나라 일본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것이 어학연수와 동경신학대학 신학 연구과정의 3년, 선교사로서의 25년을 합하여 28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유학생활이 끝나가면서 진로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곳 일본에는 70만명의 재일동포가 살고 있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재일대한기독교회가 있고, 일본어와 한국어를 말할 수 있는 목사가 필요한 상황과 함께 모국의 고향 부산에서 모범적으로 선교사를 지원하고 있는 부산국제선교회를 통하여 본인을 일본선교사로 파송하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 당시 모국 교회는 목회자가 많이 배출되고 었었지만, 일본에서 민족적 처벌과 고난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재일동포를 위한 선교에는 목회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러한 재일동포교회를 섬기기 위해 쓰임 받을 수 있다면 이것도 귀한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라 여겨 일본선교사로 지원하고 총회 전도부를 통하여 파송받게 되었으며, 부산국제선교회를 통하여 부산동노회 덕천교회가 모든 선교비를 지원하게 된 것이다.
 
1989년 당시 한국교회는 선교에 대한 열정이 끓어오를 때 였지만 개교회가 그것도 서울의 대형교회가 아닌 지방 도시의 300명 규모의 덕천교회가 전임 선교사를 후원한다는 것은 재정적으로 힘든 일이었지만, 기쁘게 본 선교사를 후원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크신 섭리와 은혜인 것이다.
 
그 어려운 시절 선교적 사명을 잘 감당하였던 덕천교회는 지금 부산에서 몇 손가락에 드는 큰 교회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것을 생각할 때에 우리 한국교회가 오늘의 발전되고 성장한 교회가 된 것은 과거 1908년, 1909년에 조선예수교장로회 독노회 시절에 제주도에 이기풍목사를, 한석진목사를 일본 동경으로 파송한 선교적 열정과 사명 때문이라 믿어진다. 선교는 교회가 크다든지 재정이 많다든지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규모의 교회라도 하나님께서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에 복주시고 그 지경을 넓혀 주신다는 것을 과거 역사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선교적 열정과 사명에 의해 일본 선교사로 파송 받았지만 한편으로 일본선교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반대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크게 몇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일본은 잘 사는 나라인데도 선교하느냐?, 또 하나는 일본은 과거 우리나라를 식민지화 하여 많은 고통을 주었던 원수같은 나라인데 무엇 때문에 선교하는가? 그리고 일본 엔화의 강세로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많은 선교비를 부담해야 하고 또한 수자적 눈에 보이는 성장이 더디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본선교사의 주력 선교대상은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이기 때문에 원주민(일본인) 선교도 아니고 동포선교는 어떤 선교적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사도바울이 이방나라 선교사로 파송받아 갔을 때 물론 시골이나 소외된 곳에도 갔었겠지만, 사도행전과 그의 서신을 보면 대부분 대도시를 중심으로 선교활동 하였고 이방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던 유대인 디아스포라에게 먼저 전도했으며 이러한 유대인 디아스포라 공동체는 사도 사울의 이방선교를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을 하였다. 또한 이스라엘에게 니느웨는 원수였지만 그곳을 행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가기싫어 했던 요나를 큰 물고기 뱃속에 집어 넣으시면서 까지 니느웨로 향하게 하였다. 일본 땅에서 100년이 넘은 재일동포 디아스포라 교회인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일본언어에 능통하며 일본문화를 잘 알기 때문에 일본선교를 향한 전진 기지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일본과 우리나라와는 옛날부터 원수같은 나라이고 잘 되는 것이 싫은 나라일지 모르겠지만 하나님의 일본을 향한 구원의 계획은 우리가 알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겸손한 자세로 순종하며 따라갈 뿐이다. 우리보다 먼저 가 계시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섬길 뿐이다.
 
이러한 일본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것이 원인인지 덕천교회는 담임목사가 은퇴를 하고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하면서 3년 만에 선교비 후원이 끊어졌으며 그 재정적 부담을 부산국제선교회가 안고 지금까지 20여 년을 한결같이 후원해 온 것은 감사한 일이다. 선교회나 교회가 한 선교사를 20년 이상 계속 후원하는 일은 잘 없다.
 
한국에서 일본은 항공기로 지역에 따라 1시간 혹은 2시간내에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묘한 감정 때문에 멀고 먼 나라가 되어버렸지만, 바울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자 아레오바고 언덕에 모였던 아테네 군중과 같은 일본에, 하나님께서 어떠한 뜻이 있어 보내셨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조심스러운 발거름을 내딛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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