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벌려 소통하는 부산 오산교회

두 팔 벌려 소통하는 부산 오산교회

[ 교단 ]

박성흠 기자 jobin@pckworld.com
2014년 07월 07일(월) 18:55

"예배당 건축은 지역사회 섬김 위한 발판"

   
▲ 강종로 목사
【부산 = 박성흠 부장】 사실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예배당 건축을 이야기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목회자와 성도들의 간절한 소망과 비전을 담아 건축되지 않은 예배당이 세상 어디에 있으랴만 초호화 거대 규모의 예배당이 늘어나면서 세상은 물론 기독교인들조차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우리 교회의 예배당 건축'은 목회자는 물론 성도들에게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소망이고 비전이고 목표인 것이 현실이다. '꼭 필요한만큼의 형편에 맞는 건축'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네 식구가 살 집을 하나 짓는데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 보다 훨씬 크고 많은 애를 쓰고 마음을 졸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면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예배당 건축이라면 오죽하랴.

부산의 신도시 해운대에 자리하고 있는 함해노회 오산교회(강종로 목사 시무)는 최근 예배당 건축을 완공하고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집중하는 교회다. 오산교회 이야기에 앞서 교회 건축에 대한 일반론을 장황하게 이야기한 것은 이 교회의 예배당 건축이 우리 시대의 사랑을 나누는 교회와 그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오산교회는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예수를 위한 교육을 위한, 사회봉사를 위한, 21세기 문화를 이끌기 위한 교회"라는 목표를 세웠다.

   
▲ 오산교회
오산교회는 2012년 12월 새 예배당 기공식을 갖고 지난 3월 완공해 봉헌했지만 새 예배당을 마련하기 위한 사전 작업은 2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 오산교회 믿음의 선배들은 교회가 언제가 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교회 인근 부지를 차근차근 매입해 두었다. 1975년 설립된 이후 두 차례 예배당을 건축하면서도 이 땅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2000년대 후반 해운대가 부산의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오산교회도 변화의 기회를 맞이했다. 믿음의 선배들이 마련해둔 토지가 대단지 아파트 재개발 계획에 포함되면서 초고층 아파트 단지에 종교부지를 갖게 되었고 얼마간의 개발이익도 얻을 수 있었던 것. 2009년 부임한 담임 강종로 목사는 교인들에게 '성전 건축을 위한 공동기도문'을 내놓고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하고 마음을 모았다.

"20여 년 전에 믿음의 선배들을 감동하게 하시어 새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준비하게 하신 하나님. 새 예배당 건축을 통하여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 높아지기를 원합니다"

강 목사는 교인들과 기도하면서 교회 건축의 비전을 공유했다. 새 예배당 건축의 방향을 '지역 사회에 필요한 교회'로 정하고 예배와 교육 사회봉사를 위한 공간을 배치하고 21세기 문화를 이끌어 가는 교회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믿지 않는 사람도 교회에 친근감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 오산교회 아기학교.
새 예배당은 규모에 비해 본당이 720석 규모로 작은 편이다. 지난 10일 오산교회는 총회가 개최하는 자립화대상교회 목회자 선교대회에 장소를 제공했다. 이날 본당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한 몇몇 목회자들이 관계자들에게 "본당은 어디냐"고 물어올 정도로 본당 규모가 작다. 교회 규모에 비하면 소예배실 정도로 생각될만큼 아담한 사이즈다.

강 목사는 이같은 지적에 고개를 가로젖는다. 성도가 많아지면 예배를 한 번 더 드리면 되는 것이고 성도가 더 많아지면 부산의 동남권(기장 송정 정관 등)으로 교회를 분립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좌석 수를 늘려 과시하기 보다는 소회의실 등 부대 공간을 많이 마련해 교육과 친교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산교회의 건축이 자랑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교회와 담임목사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은 우리교회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순수하게 지역사회를 위해 섬기고 봉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강 목사의 설명이다. 예배당 입구에서 만나는 마당에서 시작해 완만하고 길게 설치된 장애인용 램프 그리고 초고층 아파트 단지와 아직 남아있는 구도심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4층 식당의 발코니는 지역사회를 위해 두 팔을 벌린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의 신도시 해운대에서 보여줄 오산교회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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