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단 ]
"예배당 건축은 지역사회 섬김 위한 발판"
▲ 강종로 목사 |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한국교회에서 '우리 교회의 예배당 건축'은 목회자는 물론 성도들에게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소망이고 비전이고 목표인 것이 현실이다. '꼭 필요한만큼의 형편에 맞는 건축'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네 식구가 살 집을 하나 짓는데도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고 그 보다 훨씬 크고 많은 애를 쓰고 마음을 졸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면 수백명 혹은 수천명이 함께 하나님께 예배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예배당 건축이라면 오죽하랴.
부산의 신도시 해운대에 자리하고 있는 함해노회 오산교회(강종로 목사 시무)는 최근 예배당 건축을 완공하고 이웃과 소통하기 위해 집중하는 교회다. 오산교회 이야기에 앞서 교회 건축에 대한 일반론을 장황하게 이야기한 것은 이 교회의 예배당 건축이 우리 시대의 사랑을 나누는 교회와 그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오산교회는 예배당을 건축하면서 "예수를 위한 교육을 위한, 사회봉사를 위한, 21세기 문화를 이끌기 위한 교회"라는 목표를 세웠다.
▲ 오산교회 |
2000년대 후반 해운대가 부산의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오산교회도 변화의 기회를 맞이했다. 믿음의 선배들이 마련해둔 토지가 대단지 아파트 재개발 계획에 포함되면서 초고층 아파트 단지에 종교부지를 갖게 되었고 얼마간의 개발이익도 얻을 수 있었던 것. 2009년 부임한 담임 강종로 목사는 교인들에게 '성전 건축을 위한 공동기도문'을 내놓고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하고 마음을 모았다.
"20여 년 전에 믿음의 선배들을 감동하게 하시어 새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오르난의 타작마당을 준비하게 하신 하나님. 새 예배당 건축을 통하여 오직 하나님의 이름만 높아지기를 원합니다"
강 목사는 교인들과 기도하면서 교회 건축의 비전을 공유했다. 새 예배당 건축의 방향을 '지역 사회에 필요한 교회'로 정하고 예배와 교육 사회봉사를 위한 공간을 배치하고 21세기 문화를 이끌어 가는 교회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믿지 않는 사람도 교회에 친근감을 가지고 올 수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 오산교회 아기학교. |
강 목사는 이같은 지적에 고개를 가로젖는다. 성도가 많아지면 예배를 한 번 더 드리면 되는 것이고 성도가 더 많아지면 부산의 동남권(기장 송정 정관 등)으로 교회를 분립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좌석 수를 늘려 과시하기 보다는 소회의실 등 부대 공간을 많이 마련해 교육과 친교가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산교회의 건축이 자랑으로 비쳐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교회와 담임목사의 이름을 드러내는 것은 우리교회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순수하게 지역사회를 위해 섬기고 봉사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강 목사의 설명이다. 예배당 입구에서 만나는 마당에서 시작해 완만하고 길게 설치된 장애인용 램프 그리고 초고층 아파트 단지와 아직 남아있는 구도심의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4층 식당의 발코니는 지역사회를 위해 두 팔을 벌린 교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산의 신도시 해운대에서 보여줄 오산교회의 활약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