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 교회 협력으로 은혜와 감동 넘쳐

도농 교회 협력으로 은혜와 감동 넘쳐

[ 기획 ] <연중기획>이웃의 눈물 /오지의 눈물/오지에서 보는 비전/큰빛교회와 작실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06월 16일(월) 16:39
   
▲ 휴일의 달콤한 휴식을 반납하고 작실교회를 섬긴 큰빛교회 성도들과 작실교회 강재석 전도사 부부(중앙).

【원주=표현모 차장】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뙤약볕이 내려쬐던 지난 6월 6일. 이틀 전이 지방선거일이어서 7일 하루 휴가만 내면 5일간의 연휴를 즐길 수 있는 황금 연휴기에 큰빛교회(박영득 목사 시무)의 교인 18명이 강원도 원주의 자립대상교회인 작실교회(강재석 전도사 시무)에 모여 말 그대로 '중노동'을 하고 있었다.
 
이들의 하는 일을 지켜보니 그저 교회 청소해주고 페인트칠 해주는 수준이 아니다. 전기배선 점검, 첨탑 십자가 달기, 창문 선팅, 교회간판 교체 등 전문가가 아니면 힘든 일들을 척척해낸다. 이날 함께 한 정병용 집사의 설명에 따르면 교인들의 직업이 다양해 여러 일들을 해낼 수 있다고 한다.
 
큰빛교회는 지난해부터 전교인이 시골교회를 대상으로 목장(구역 개념)별로 시간을 내 봉사하는 '아웃리치'를 전개하고 있다. 작실교회에는 공사할 것이 많아 세 목장이 연합해 1박2일의 일정으로 봉사를 왔다.
 
모두 생업이 있는 평신도들이라 휴일이라고 하지만 시간을 내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떤 여 집사는 남편과 아이들만 집에 남겨두고 오기도 하고, 부모님께 아이들을 맡기고 온 가족들도 꽤 있었다. 일도 일이지만 재정도 만만치 않게 소요됐다. 인건비를 제외한 재료비만 600만원 가량이 소요됐는데 이 금액은 담임 박영득목사와 세 목장에서 성도들의 헌금을 통해 마련됐다. 교회 공금은 한푼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의 말로는 "탈탈 털고, 싹싹 긁어모았다"고 한다.
 
이들은 이날 봉사를 위해 사전답사만 네차례 했을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다. 어떤 공사를 해야하고, 무엇이 필요하며, 장비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등을 꼼꼼하게 체크하기 위해서다. 아웃리치에 참가하기 전 매주 모여서 준비기도를 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 봉사하는 큰빛교회 성도들.

기자가 도착한 정오 즈음, 작실교회에서는 지역 노인들을 위한 쉼터를 짓고 있는 와중에 한 식당에서 폐업을 하면서 기증한 집기와 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옷은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이마에서는 구슬땀이 뚝뚝 떨어졌다.
 
점심식사 후 짧은 휴식시간에 교인들에게 "힘들지 않냐"고 질문하자 교인들의 대답이 다음과 같이 이어졌따.
 
"지난해 아웃리치 후 밤에 누웠는데 몸은 말할 수 없이 피곤했지만 정말 기쁜 거예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은혜를 체험하게 돼요. 오늘밤도 잠자리에 누우면 그럴 겁니다."
 
"아웃리치의 기쁨은 적어도 1년은 가는 것 같아요. 사실 봉사에 참여하기가 쉬운 상황은 아니지만 이렇게 참여해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는데 일조하는구나 하는 기쁨 말이죠."
 
"억만금을 줘도 이렇게 일 못해요. 기쁘니까 자발적으로 하는거죠."
 
식사시간이 되자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네 분이 교회를 방문한다.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식탁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이중 두 명은 아직 교회에 나오지는 않는단다. 그래도 이분들에게 작실교회는 '우리교회'다.
 
작실교회의 담임 강재석 전도사는 "큰빛교회 박영득 목사님과 봉사하시는 교인들에게 어떻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며 "참 귀하게 섬김을 실천하는 분들을 통해 위로와 힘을 얻는다"고 연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큰빛교회 박영득 목사는 "매년 아웃리치를 통해 전교인이 시골교회를 돕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역이 시골교회를 섬기는 도시교회의 모델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도시교회들이 시골교회에 관심을 갖고 협력관계를 맺어나가면 더 어려운 시골교회들의 목회자들이 사역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교단 교회들의 관심과 동참을 권유했다.

 

# "지역 어르신들 내 부모처럼 모시고 싶어"

작실교회 강재석 전도사

 

   
▲ 소에게 여물을 주고 있는 강재석 전도사.

강원노회 작실교회의 별명은 '효자교회'다.
 
강대상 뒤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에 써 있는 성경구절도 '제 부모를 공경하라(엡 6:1-3)'이다. 현재 교회에서는 지역 노인들을 섬기기 위한 노인 쉼터를 짓고 있다.
 
"이곳에 와서 나이들어 몸도 성치 않은 노인들이 일을 하시는 것을 보고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평생 소처럼 일만 하셨는데 노령의 나이로 밥도 잘 못지어 드시고 아직도 일을 손에 놓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매끼 식사라도 대접하자고 생각했어요. 쉼터가 지어지면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모실 예정이고, 아예 쉼터에 모셔서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네요."
 
강재석 전도사는 교회 재정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유지들의 협력, 그리고 자신의 노동력만으로 쉼터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공사를 해 온 강 전도사의 방법은 일단 몸으로 부딪히기다. 보일러 공사가 필요하면 돈 한푼 없이 가게를 찾아가 돈은 없지만 공사를 해주면 가게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하고 자신의 노동력을 공사비로 지불하는 식이다.
 
또한, 옥수수와 감자를 주로 짓는 촌로들이 농산물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파는 것을 보고 자신이 직접 팔을 걷어부치고 지인들과 도시 교회에 가져가 팔기도 한다. 지난해에만 2500만원 어치 판매를 해드렸다고. 이 과정에서 강 전도사는 이익의 단 1%도 받지 않는다. 이를 미안하게 생각하는 주민들은 수고비라도 주려고 하는데 받지 않자 교회도 나오지 않는 분들이 봉투에 '십일조'라고 써서 몰래 헌금함에 넣고 가기도 한다고.
 
강 전도사는 앞으로도 지역주민들을 섬기는데 있어 꿈이 아주 많다.
 
"눈에 보이는 하나님이 부모잖아요. 지역의 노인들을 아예 쉼터에 모셔 숙식을 해결해드리고, 임종까지 봐드리려고 해요. 농기계도 구입해 농사도 도와드려야 하고요. 그리고 주변에 땅을 사서 평생을 목회일념으로 봉사하신 은퇴 목사님들을 모시고 싶어요. 시골에서 은퇴하시는 분들은 살곳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거든요."
 
이렇게 말하는 강 전도사는 허리 펼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새벽부터 밤까지 험한 노동을 쉬지 않는다. 인근에 4천500평 농토를 얻어 농사를 짓고, 틈이 나면 쉼터 공사를 하고, 밤을 세워가며 서울장신대 목연 과정 공부를 한다. 또한, 세 남매의 아빠 역할도 해야 한다.
 
아내 장예주 씨는 인근 부론면에 지난해 3월부터 무료공부방을 열어 지역 아동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이 공부방은 이웃들에게 10000원씩 후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지역 아동들과 학부모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강 전도사는 "교회가 최선을 다해서 노인과 지역주민들을 섬기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드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주변의 어려운 분들이 우리 교회를 통해서 힘든 일을 극복하고 삶의 풍성함을 느끼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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