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에게 배우는 즐거움이 쏠쏠!

고수들에게 배우는 즐거움이 쏠쏠!

[ 땅끝에서온편지 ] 디아스포라 리포트 9/프랑스 성원용 선교사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4년 06월 16일(월) 16:29
   
▲ 프랑스 파리 세느강과 에펠탑

 선교현장에 있다 보면 배움에 목마르게 된다. 한국에서는 추가 학습이나 재충전을 위해서 학교와 각종 세미나 등에 참석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선교지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 상에서 볼 수 있는 각종 강의를 통하거나 책을 구입해서 보충하는 정도가 대부분이고, 게다가 책값도 한국에서보다 2배나 더 비싸니 그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나는 영적. 지적 성장이 멈추게 되지 않도록 나름대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왔다.
 
그 중에서 중요한 배움의 방법은 만남을 활용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교현장이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사역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는 다양하고 수많은 이들이 방문한다. 이분들을 맞이하는 일에 재정과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하기에 버거울 때도 있고 내가 "가이드인가? 선교사인가?"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 일이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축복의 시간임을 알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까이 뵙기도 어려운 분들이 모실 수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고 그 분들을 차에 모시고 다니면 스스로 무장이 해제되고 금방 정겨운 벗이 되어 자신들의 목회와 인생 이야기들을 들려주니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짧은 시간에 듣고 배우게 되어 유익하다. 적은 물질과 약간의 시간을 투자하여 큰 것을 얻는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깨달은 때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 시작했다.(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나는 이런 기회를 '고수(高手)에게 배우는 시간'이라고 이름하고 학습자의 자세로 임한다. 그러면 그 재미가 쏠쏠하다.
 
고수들에게 배운 교훈들을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교회 부흥회를 인도하시기 위해서 오신 안동교회 고 김기수 목사님은 '사랑의 목회'를 알려 주셨다. "목회는 사랑으로 하는 것이고, 사랑은 지속적인 관심"이라고 하셨다. 김 목사님은 우리 집에 머무시는 동안에도 기회가 되는대로 우리 아이들을 붙들고 기도해 주셨고, 귀국하신 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하셔서 우리 부부와 아이들의 안부를 물으셨다. 지속적인 관심으로 표현되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님은 파리에서 개인적으로 모실 수 있는 기회는 없었으나 결혼 주례 목사님이시면서 우리 가정을 프랑스로 파송해 주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으로부터 그리스도 교회의 비밀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교회를 어떻게 섬기고 사랑해야 하는지를 배웠다. 시골 교역자시절 소나기 오는 밤에 교회 지붕에서 떨어지는 흙더미를 등으로 받아내며 울며 기도하셨다는 일화는 늘 내 마음속에 남아서 교회 사랑의 불씨가 되고 있다.
 
대천중앙교회 최태순 목사님은 변함없이 사랑해 주시는 든든한 형님이시다. 그는 나에게 "성 목사님, 목회의 바운다리를 넓게 하시오"라고 하셨다. 그로 인해서 자칫 좁고 닫히고 유연성 없는 목회와 사역에 빠질 뻔한 나에게 넓고 열리고 유연한 목회를 할 수 있는 지혜를 얻었다.
 
다일 공동체 최일도 목사님은 내가 심적으로 가장 어려울 때 함께 해 주시고 그 슬럼프를 벗어나도록 벗이 되었고 유럽다일영성생활수련회를 통해서 목회에 큰 힘을 주시는 형님이시다. 나는 그를 통해서 사심 없는 섬김과 한 영혼을 위해서 혼신을 다하고 자신의 진액을 쏟아내는 열정을 배웠다.
 
창동염광교회 황성은 목사님을 통해서는 깔끔하면서도 선이 굵은 목회자의 매력을 배웠고, 포항중앙교회 서임중 목사님을 통해서는 설교의 힘과 리더의 호연지기를 배웠고, 손달익 목사님을 통해서는 국제관계 회의를 이끄는 지혜를 배웠고, 이수영 목사님을 통해서는 개혁주의 목회자의 삶의 절도를 배웠고, 이종윤 목사님을 통해서는 학자 목회자의 진지함을 배웠다. 한국일, 김도일 교수님을 통해서는 선교를 위한 협력정신을 배웠고, 두바이 한인교회 신철범 목사님을 통해서는 '선교에 미친 사람의 매력'을 보았고, 목동 지구촌교회 조봉희 목사님을 통해서는 따뜻한 보스의 모습을 보았고, 서초교회 김석년 목사님을 통해서는 '나의 길을 가다. 천천히, 꾸준히, 즐기면서, 그분과 함께!'하는 법을 배웠다.
 
일일이 나열하자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고 벗이 되어 주시고 인생과 사역의 교훈을 남기고 가셨다. 이것이 프랑스 파리에서 사역하는 기쁨이며 보람이고 축복이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배운 만큼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것들이 내 몸에 잘 맞는 옷이 되어 나도 그 분들처럼 멋진 사역자가 되는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이러다 보니 나는 어느새 여객을 기다리는 주막의 주모처럼, 값진 이야기를 안 아름 안고 찾아와 하룻밤 머물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을 정겨운 벗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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