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일까?(치유목회 이야기)

사람이 무엇일까?(치유목회 이야기)

[ 땅끝에서온편지 ] <디아스포라 리포트 5 >프랑스 성원용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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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26일(월) 18:05
   
▲ 주일예배 드리면서 프랑스와 유럽과 아프리카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

디아스포라 리포트 5 사람이 무엇일까?(치유목회 이야기)

개척하고 2년 후에 잠시 귀국하여 김삼환 목사님을 뵈었을 때 "성 목사, 목회는 초기 1년보다 3년 5년이 더 힘든 법이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아니나 다를까 3년째 되었을 때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신실하게 섬기는 이들은 하나 둘씩 귀국했고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한 분들은 교회생활에 대한 훈련이 안되어 우왕좌왕했다. 과거에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불신과 상처가 있었던 이들은 내면의 상처를 목회자에게 표출하기 시작했고, 당을 짓는 일까지 생겼고, 어떤 이들은 우리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로 옮겨갔다. 뜨거운 밀애의 시간이 끝나고 권태와 갈등의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감당하기조차 어려운 총제적인 위기였다.
 
'이것이 유럽 디아스포라 한인교회 목회의 한계인가? 그토록 은혜 받고 울고불고 하더니 결국 도루묵인가! 선교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이렇게 소모하려고 교회를 개척했단 말인가!' 실망, 우울, 분노, 절망의 감정이 엄습했고, 밤잠을 자지 못하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이런 일들은 내 속에 치유되지 않고 남아 있던 아픔과 상처를 드러내면서 나는 분노 덩어리가 되어 버렸고, 그 결과 심장과 혈관의 문제가 발생하고 말았다. 
 
목회를 지속할 자신감과 의욕이 상실되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열어 그 속을 살펴보고 싶었다. '사람이 무엇이기에, 사람 속에 무엇이 있기에 이렇게 변화되지 않을까? 왜 목사인 내가 이런 일로 실망하고 분노할까?'
 
마침 1년 전부터 계획되었던 부흥회를 열었다. 강사로 오신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님의 메시지를 통해서 주님은 나와 우리 교회에 새로운 비전과 회복의 길을 주셨다. 그해 여름에 한국에 들어와 다일영성생활수련회 1, 2단계를 참여하면서 나는 비로소 아픔과 상처와 분노 덩어리인 나의 내면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고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인생을 찾아 누리는 기쁨을 얻게 된 것이다. 나의 강력한 요청으로 그 다음해부터 지금까지 유럽 다일영성생활수련회가 매년 파리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 교인들이 대부분 수련회에 참여하면서 은혜를 받고 변화되었다. 고된 타국생활과 지친 유학생활과 과거의 아픔과 상처로 성품이 왜곡되어 길가, 자갈밭, 가시덤불이 가득한 밭이 되어 버린 마음들이 새롭게 되고 그 속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지고 성령이 역사하시자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이때부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씨와 밭의 비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씨가 되는 하나님의 말씀과 밭이 되는 사람의 마음을 동시에 배우고 연구하는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 두 분야에 전문가들을 많이 만나게 해 주셨고 그 분들을 통해서 그 동안 간과하며 지냈던 부분들을 많이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교회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성령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고치시고 회복시키시는 일이 일상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나는 그동안 전통적인 장로교회의 말씀중심의 목회를 지향해 왔는데 이제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목회상황을 통해서 성령께서 나를 치유목회로 인도하셨다. 치유목회는 사람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사람이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은 예수님의 사역내용이다. 예수님은 늘 사람을 소중히 여기셨고 그 사람을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용서하시고 고치시고 살리시는 일을 하셨다.
 
디아스포라 한인목회를 통해서 개성이 강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부대끼면서 나는 매일 사람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배운다. 그리고 주님이 그토록 사랑하셨던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나의 목회가 되었다.
 
이런 복된 길로 인도하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이런 깨달음으로 인도한 상황으로 인해서도 감사드린다. 당시는 힘들었으나 지금은 모든 것이 감사의 조건이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신다는 말씀은 참으로 옳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는 다시 행복한 목회자가 되었다. 내가 행복하니 교인들도 행복해진다. 나는 규모는 작을지라도 내용은 행복한 목회를 꿈꾼다. 세상의 눈으로는 초라할지라도 하나님의 눈앞에는 크고 영광스러운 사역을 꿈꾼다. 허세부리지 않는 진솔한 목회자가 되고자 기도한다. 목사와 선교사로서 18년을 보내고 이제야 철이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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