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현실이 되다(상)

꿈, 현실이 되다(상)

[ 더불어함께 ]

정민량 목사
2014년 04월 24일(목) 08:55

올해는 여성안수허락 20주년을 맞는 해이다. 그동안 많은 여성들이 목사 안수를 받았고, 각 교회마다 여장로들이 임직해 당회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 또한 성도들의 여목사, 여장로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차별 받고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이 안수를 받아 목사가 되었지만 일할 곳을 찾지 못하고 실업상태에 빠져있고, 특별히 청빙된 여목사들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사례비를 받고 있으며, 주요 업무보다는 보조적인 목회활동에 그치고 있다. 여장로들도 각 교회의 당회에서 남성보다 적은 숫자로 인하여 남성들에 비해 적극적인 여성들의 의견을 목회에 반영하는 데에 그 영향력은 미약하기 그지없다. 총회 1500명의 총대 중 98회 총회에 여성 총대가 14명이라는 것은 이러한 현실을 실감하게 해 준다.

지금까지 전국여전도회연합회, 여교역자회, 여장로회 등을 통해 여성들의 교회정치 참여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 즉 '여성 총대의 노회별 활당제', '여성 총대 10% 활당제', '한국교회 양성평등 정책', '총회 및 노회 안에 여성위원회 신설' 등을 제시하고 부르짖었으나, 그 실효성을 크게 거두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직도 남성들 위주로 되어있는 교회정치의 벽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 안에서의 여성 비율은 3분의 2 이상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 안에서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여성들의 의결권은 전혀 반영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다. 한국교회가 태동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역할은 교회 부흥성장에 견인차와 밑거름의 역할을 해 왔다. WCC 총회를 유치하기까지한 한국교회는 이제 여성들의 교회정치 참여에 그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각 교회에서부터 여성 목사와 장로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고, 점차 노회와 총회에까지 여성 지도력은 확대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에서의 양성평등의식이 자리 잡을 때까지 제도적 뒷받침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남성들의 적극적인 배려 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가 담임하고 있는 대전성남교회는 2010년 4월 교회 창립 55주년을 맞이하면서 창립 기념으로 여장로를 선출하기로 당회가 결의하고, 10명의 장로를 선출하는데 당회에서 여성들만 공동의회에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그리하여 추천된 여성들 중에서 10명의 여성장로를 선출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첫째로, 담임목회자의 교회 안에서의 여성지도자 양성에 대한 확고부동한 의식이 필요하고, 둘째로, 당회원들의 여성에 대한 개방되고 양보하며 배려하는 의식이 필요하고, 셋째로, 성도들의 의식 변화이다. 특별히 교회 안에서의 여성 성도들의 의식 변화가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여성 목사 청빙 및 장로 선출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그룹은 남성들이 아닌 바로 여성들이라는 것을 몇 번의 장로 선출을 통해서 실감하게 됐다. 이처럼 목회자부터 성도에 이르기까지 의식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는 교회 안 에서의 양성평등의 정치적 참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본다.

여성안수허락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노력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면서, 이제 실제적인 여성지도자들을 배출하며, 교회 정치에 적극 참여시킬 구체적인 방안들을 만들어 제시해야 할 것이다. 여성안수를 위한 길을 열어놓고 이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여 목사, 여 장로를 임직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가를 심도 있게 논의하여야 한다. 교회보다도 사회가 먼저 여성들을 위한 적극적인 배려와 남녀가 '더불어 함께' 나아가고 있는 현실이 우리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정민량 목사
대전성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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