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르트 (4)

칼 바르트 (4)

[ 목회·신학 ] 현대신학산책

박만 교수
2014년 03월 07일(금) 15:52

바르트 : 히틀러가 총통이 될 당시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그가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에 매료되어 그를 무너진 독일을 재건할 메시아적 인물로 추앙하였습니다. 다수의 독일교회 역시 히틀러를 하나님이 보내신 인물로 보아서 하나님은 온 인류의 영적인 구원을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셨고 정치 경제적인 구원을 위해서는 히틀러라는 또 하나의 구원자를 주셨다는 잘못된 신학을 지지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신학교 역시 마찬가지여서 당시 신학생들의 80% 이상이 나치스 당원이거나 나치스 상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1933년 4월 7일 히틀러는 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모든 공적인 권한과 자격을 박탈하는 아리안 입법을 통과시켰고 이로 인해 유대인들은 그들의 직장과 일터에서 모두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교회는 마음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별다른 저항없이 이를 암묵적으로 수용하였습니다.

필자 : 그런데 독일의 모든 교회가 한 목소리로 히틀러를 지지한 것은 아니었더군요. 1933년 1월 11일 한스 아스무센을 중심으로 한 '알토나 목회자 신앙고백서'가 나와서 히틀러와 독일 그리스도인 운동을 비판하였고 10월 21일에는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지도 아래 '목사 긴급 동맹'이 형성되면서 히틀러와 독일 그리스도인 운동을 반대하는 소위 '고백교회 운동'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지요. 그 가운데 선생님 역시 고백교회의 지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셨고 그 대표적인 것이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서 작성하신 '바르멘 선언'입니다. 이 선언은 원래 히틀러의 제3제국에 반대하던 고백교회의 제1회 전국회의에서 발표된 것으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신학적 선언 중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984년에 독일정부는 그 50주년을 기념하여 기념우표를 발간하기도 했는데요, 여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바르트 : 바르멘 선언의 원래 제목은 '독일개신교회의 현상에 대한 신학적 선언'으로 저를 포함한 세 명의 기초위원이 작성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제가 거의 다 썼고 따라서 당시의 저의 신학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 6항으로 되어 있으며 먼저 성경말씀을 인용한 후 그 말씀과 연관된 핵심적 명제를 제시하고 거기에 근거하여 우리들이 마땅히 믿고 따라가야 할 것과 그렇게 해서는 안되는 것을 명시했습니다. 그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항.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하나님 아버지께 나아갈 수 없다"(요 14:6) 우리가 들어야 하고 사나 죽으나 신뢰하고 복종해야 하는 단 하나의 유일한 말씀이 있다. 그것은 곧 성경에 의해 증거되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교회는 이 하나님의 말씀 밖에 또 다른 사건들, 능력들, 형태들, 진리들을 하나님의 계시의 자원으로 선포할 수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잘못된 가르침을 우리는 거부한다.

2항. 예수는 하나님께로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이 되셨으니(고전 1:30)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모든 죄 용서의 보증이신 것처럼 그는 또한 우리가 삶 전체로 섬기고 따라가야 할 유일한 주님이시다. 그는 우리 전부를 요구하신다. 그 안에서 우리는 이 세상의 헛된 힘들로부터 해방의 기쁨을 맛본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삶 속에 예수 그리스도에게 속하지 않은 다른 영역이 있다는 거짓 가르침을 거부한다.

박만 교수 /부산장신대ㆍ조직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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